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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영화]‘루시드 드림’의 소재를 닮은 두 영화 '세븐 데이즈', '메멘토'

기사 등록 2017-02-27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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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세븐데이즈', '루시드 드림', '메멘토' 포스터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시선을 이끄는 이 영화, 내 취향은 어느 정도 저격할까.’ 문득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영화를 볼 것인지 거를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을 당신을 위해 이슈데일리 기자들이 유사한 성격의 작품들을 꼽아본다. 연결고리가 흡족한가. 그렇다면 이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 될 것이다. <편집자 주>

자식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절박한 심정을 SF와 스릴러로 그려낸 ‘루시드 드림’(감독 김준성). 국내 최초 꿈을 소재로 한 ‘루시드 드림’은 잃어버린 아들을 찾기 위해 자각몽, 일명 루시드 드림을 이용해 실종된 아들의 단서를 찾아나간다.

‘루시드 드림’에서 대호(고수)는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다. 비리를 저지른 대기업과 국회의원은 가릴 것 없이 터트리며 ‘꼴통’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앞뒤 가리지 않고 국민의 알권리를 행사한다. 대호의 ‘열일’ 때문에 아들은 계획적으로 납치되고, 그는 과거 자신이 기사화 시켰던 것에 대한 보복이 아닐까 의심은 하지만 후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대호는 자신의 기사 감이었던 국회의원과 조명철에게 찾아가 물불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사랑하는 아들을 찾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니며 노력하는 최대호(고수)의 심정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방법으로 자식을 아끼고 그리워하는 송방섭(설경구), 조명철(천호진)의 모습들은 부성애를 한 번 더 강조했다.

김준성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 상업영화에 기획부터, 각본, 연출까지 직접 도맡았다. 그 결과 ‘루시드 드림’은 극을 위한 반전, 적절한 액션, 꿈을 표현해 내는 독특한 연출법까지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더불어 배우들의 열연으로 김준성 감독의 노력은 더욱 빛났다.

▲ 사진=영화 '세븐데이즈' 스틸컷
#김지영 - ‘세븐데이즈’(2007, 원신연 감독)

‘루시드 드림’에서 대호는 아이와 함께 놀이동산을 갈 정도로 다정한 아빠지만 ‘세븐데이즈’의 유지연(김윤진)은 딸에게 부족한 엄마다. 항상 일에 치여 아이를 볼 시간이 없기 때문. 모처럼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선사하고자 학교 운동회 날 학부모로 참여하지만, 그 곳에서 아이를 잃어버리고 만다. 곧장 유괴범에게 딸을 되찾기 위한 조건이 담긴 전화가 걸려오고 지연은 어쩔 수 없이 그 제안을 승낙한다. 승률 100%인 냉혈한 변호사 지연이지만 이길 수 없는 법정 싸움을 딸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대호가 목숨을 다 바쳐 유괴된 아들의 증거를 찾기 위해 자각몽으로 노력했다면 ‘세븐데이즈’의 지연은 자식 잃은 엄마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하기 위해 잠시도 걷지 않고 쉴 새 없이 뛰며 승률이 없는 게임을 이기고자한다. 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이용, 각자의 노력하는 것으로 두 영화의 연관성을 나타냈다.

원신연 감독의 섬세한 연출은 극의 재미를 더했다. 스릴러 장르에 걸맞게 맹렬한 속도로 전개되는 스토리는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하며 이는 막이 내릴 때 까지 지속된다. 범인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사회의 문제와 인간의 비열한 욕구를 꼬집는 메시지 역시 볼만한 요소. 더불어 김윤진은 모성애 연기를 과하지 않으며 적정선을 지킨 연기로 극의 완급조절을 한다. 특히 순식간에 평정을 잃고 일그러지는 그의 얼굴은 자신만만하던 변호사의 모습과는 달리 딸을 볼모로 맡겨둔 어머니의 절박함을 가장 잘 표현한 대목이다.

▲ 사진=영화 '메멘토' 스틸컷
#안예랑 - '메멘토'(2000,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루시드 드림’은 꿈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아들을 납치한 이들에 대한 단서를 찾아간다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다. 실체가 없는 것에 의존해 실체를 찾아가는 이들. 그 안에서 마주하게 되는 존재들에 대한 의심. 과연 주인공은 이 모든 것들을 믿을 수 있을까.

‘루시드 드림’의 꿈처럼 특이한 소재로 단서를 찾아헤메는 영화가 있다. 바로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으로 많은 영화인들에게 사랑 받았던 영화 ‘메멘토’다. ‘메멘토’는 ‘루시드드림’과 꾸준히 비교선상에 올랐던 영화 ‘인셉션’을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또 다른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를 끈다 .

‘메멘토’는 강간살해당한 아내의 복수를 하기위해 범인의 단서를 찾아가는 남자 레너드(가이 피어스)의 갈등을 다뤘다. 단서를 찾고 기억해 특정 인물을 유추해내기에 그는 너무나도 큰 약점 하나를 가지고 있다. 비로 ‘순행성 기억 상실’. 10분 전에 일어난 일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에게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는 일이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몸을 메모리폼으로 사용한다. 자신의 몸에 '문신'을 새겨 기억에 관한 단서를 남겨 놓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문신이 사건을 해결하고, 실체에 다가서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메멘토’는 주인공의 '순행기억상실'이라는 소재를 통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한다. 실체가 없는 ‘문신’이 과연 얼마나 진실에 가까울까. 영화는 시간의 순서에도 따르지 않고 관객들을 배려하지 않는 연출을 보여줘 혼란을 가중시킨다. 그러나 그러한 혼란이 결말에 다다르는 순간 보는 이들은 탄성을 내지를지 모른다.

‘루시드 드림’과 ‘메멘토’는 소재 외에도 다양한 공통점을 가진다. 주변 사람들의 모호한 태도는 주인공에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제공한다. 믿어야 할 사람과 믿지 말아야 할 사람의 경계에서 오는 긴장감은 관객들에게도 전해져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또 순행적 구조로만 가지 않는다는 것도 하나의 공통점으로 들 수 있다. 그러나 ‘루시드 드림’은 반전을 위한 영화가 아니기에 관객들의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꿈과 현실의 경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러한 점에서 복잡한 영화를 선호하지 않는 관객들에게는 안성맞춤이지 않을까.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