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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루시드 드림’ 김준성 감독 “도전이자 어려웠던 작품, 믿음과 희망 전하고 싶어”

기사 등록 2017-03-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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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슈데일리 서종민 기자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첫 도전이다. 신인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상업 영화이자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소재인 영화 ‘루시드 드림’은 여러모로 처음을 의미했다. ‘루시드 드림’의 기획부터 각본, 연출까지 도맡은 김준성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을까.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준성 감독은 영화의 메시지와 동일한 사람이었다.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누군가의 계획으로 납치된 아들의 단서를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과 공유몽을 시도한다. 루시드 드림, 일명 자각몽은 꿈속에서 꿈임을 자각해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며 공유몽은 타인의 꿈속에 들어가 꿈 자체를 공유함을 의미한다. 김준성 감독은 생소한 소재를 관객들이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부성애와 결합시키는 도전을 했다.

“신인감독인 저한텐 이번 작품은 굉장한 도전이자 어려움이었어요. 첫 영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도전이죠. 또 꿈을 표현해내는 연출적인 부분과 생소한 소재를 관객들에게 어떻게 이해시키느냐는 문제가 있었지만 저는 관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루시드 드림과 부성애를 엮었죠.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고 싶었던 건 꽤 오래전부터 생각했어요. 그동안 한국에서는 제약이 많았고 대중적이지 못한 설정들로 제작되기 어려움이 있었죠. 그렇지만 저는 꼭 이 소재로 영화를 하고 싶었어요.”

한국 영화에서 루시드 드림을 소재로 한 영화는 이번 작품이 최초다. 생소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니 감독은 먼저 배우들을 이해시켜야 했고 그는 하나부터 열까지 노력했다. 첫 작품에 대한 김준성 감독의 열의는 배우들 모두 오롯이 느끼고 있었다. 최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주연배우 고수, 설경구, 강혜정 모두 감독과 충분한 대화를 했고 연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부분에서도 그의 친절함과 리더십을 느낄 수 있었다.

김준성 감독은 단편영화 ‘돈생돈사’, ‘마지막 귀갓길’, ‘삶의 향기’ 등을 연출하며 제 46회 대종상 영화제 단편영화 최우수상작품상, 제 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4만 번의 구타 부문 최우수작품상, 제 3회 서울 세계 단편영화제 촬영상의 수상으로 이미 입증을 받은 감독이었다. 그러나 상업 장편영화로는 처음이었기에 모든 일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을 터.

“제가 신인감독이기도 하고 생소한 소재니 배우들도 분명히 아리송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도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 싶었죠. 촬영 전 연출부와 루시드 드림에 관한 노트를 만들었어요. 영화 개요에 관한 것과, 제가 기획해놓은 세계관과 규칙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일단 저는 믿음을 줘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잘 정리해서 전달해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부분들을 잘 봐주셨는지 큰 트러블 없이 잘 해나갔죠”

▲ 사진=이슈데일리 서종민 기자

“강혜정씨가 맡은 캐릭터는 의사 역할이니 의학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어요. 사실 이 부분에서도 고민이 많았죠. 정보를 너무 많이 주면 관객들이 지루해 할 수 있고 안 주면 불친절하니까 중간점을 찾는 것이 중요했어요. 이런 부분에선 강혜정씨가 많이 노력을 해줬어요. 고마웠죠. 제가 만든 루시드 드림 노트를 정독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또 의학용어가 생소하고 발음도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많은 연습으로 전문가처럼 말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하더라고요.”

극중 대호는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아들을 찾을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자신의 목숨쯤은 기꺼이 내놓는 아버지다. 김준성 감독은 대호를 통해서도, 작품을 통해서도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아이를 잃었든, 유괴를 당했든, 극 중에서 부모의 심정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는 희망이 있잖아요. 실제 치료법인 루시드 드림 자체도 그런 점이에요. 루시드 드림을 꾸고 소중했던 사람을 꿈에서라도 만나고, 그런 희망을 주는 점과 이런 소재를 가지고 아이를 찾는 이야기니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보통 부모와 자녀간의 사랑을 생각한다면 모성애를 떠올리기 쉽다. 또한 아들보다는 딸과 더 애틋함을 표현한 작품들이 많았다. ‘루시드 드림’에서 고수뿐만 아니라 설경구, 천호진 모두 부성애를 나타냈다. 엄마가 아닌 아빠. 딸이 아닌 아들로 표현한 것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까.

“보통 딸이 부모와 관계가 돈독하다고 하는데 저는 의외로 아들과 아빠의 관계에서 '짠함'의 지점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버지의 시점을 그려보고 싶었고 이마저도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하고 싶었어요. 딸로 설정을 했다면 식상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내내 희망과 믿음을 어필했던 김준성 감독은 차기작에서도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그의 차기작 ‘서울’은 과거 1988년 열렸던 88 서울올림픽 개최 과정을 다룬 작품으로 2018년 초 크랭크인을 목표로 준비 중에 있다.

“지금 시국과 연관시킨다면 공무원들도 아이러니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어떤 삶에 대해 안타까움이 있을 수 있지만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아이러니가 있을 것이라고 봐요. 그런 공무원들에 관한 이야기에요. 그들의 시점으로 큰일을 해내는 80년대 다뤘어요. 이 영화 뿐만 아니라 앞으로 하고 싶은 영화도 관객들이 영화 속 허구 세계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는 영화를 하고 싶어요.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제 나름대로의 목표고 책임감이에요.”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