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 ‘정규 14집’ 임창정, 그가 걸어온 걸음 그리고 나아갈 길

기사 등록 2018-10-04 15:00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NH EMG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가을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 ‘사랑 누구나 하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라는 노래 가사가 듣는 이들의 공감과, 가슴 한편의 아련한 감정을 건드렸다. 이제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된 임창정. 그는 이번에도 역시 가을발라드의 자존심을 지키며 기록의 기록을 경신 중이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정규 14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를 발매한 임창정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 시작 전, 임창정은 타이틀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를 립싱크하며 다소 딱딱했던 분위기를 환기시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국내 음원사이트(멜론, 엠넷 닷컴, 지니, 소리바다,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벅스뮤직) 등 실시간 및 일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인터뷰는 음원 공개 전 진행됐던 터라 임창정은 성적보단 앨범 발매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정규는 2, 3년 만이에요. ‘15집은 과연 나올 수 있을까, 과연 정규 앨범을 몇 장이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여기가 끝은 아닐 거라는 용기를 가지고 했죠. 팬들, 지금 제 지인들은 노심초사 이 앨범을 기다렸어요. 제가 뭘 해도 다 괜찮은데 제발 노래만 해달라고 하는 친구들이에요. 마스터링 끝나자마자 그 친구들에게 들려줬죠. 숙제를 검사받는 기분으로 들려줬는데 친구들의 만족도가 너무 좋았어요. 저는 거기서 만족했고요. 성적에는 연연하고 싶지 않고, 연연이 되지도 않아요. 이 앨범을 만드는데 있어서 충분히 제가 받아야할 건 다 받았다고 생각하죠.”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는 임창정 특유의 음색과 호소력 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임창정표 감성 발라드에 알앤비, 팝 장르들을 결합한 새로운 색깔의 발라드곡이다. 그동안 앨범 작업을 함께 해오며 히트곡을 탄생시킨 작곡가 멧돼지와 신형섭이 의기투합했다.

▲ 사진=NH EMG 제공
“멧돼지 씨가 벌스를 쓰고 제가 사비를 써요. 멧돼지 씨가 초안을 잡으면 제가 사비 초안을 잡고 둘이 맞춰보는 식이죠. 대체적으로 그 친구가 벌스를 써오면 바로 저도 사비가 떠올라요. 반대로 제가 사비를 쓰면 멧돼지 씨가 기가 막히게 벌스를 써오죠. 제가 제주도에 작업실을 만들었는데 멧돼지 씨와 합숙을 하면서 이 곡을 만들게 됐어요.”

이 곡은 ‘또 다시 사랑’ ‘내가 저지른 사랑’의 연장선 같은 느낌이다. 듣기는 좋으나 부르기는 어려운 느낌 또한 든다. 소화하기 녹록치 않은 고음 파트가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 노래방에서 임창정의 노래에 도전했다가 낭패를 보는 남성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임창정은 고음 파트를 일부러 삽입한 것일까.

“‘내가 저지른 사랑’에서 힘든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는 쉽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곡이 타이틀 후보에 있었지만 이렇게 높을 줄 몰랐죠.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게 하자 했는데 녹음 부스에서는 끊어 부르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한 거죠. 끊어서 부르니까 어렵지 않은데 라고 생각했죠.”

임창정은 ‘믿고 듣는 가수’로 불릴 뿐만 아니라 ‘만능 엔터테이너’로 손꼽히고 있다. 데뷔곡 때부터 작사, 작곡을 도맡아한 그였기에 자신의 감성을 곡에 온전히 녹여낼 수 있었다. 이는 곧 듣는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했고 오랜 기간 사랑받는 곡으로 거듭나게 됐다.

“저는 나이가 있고 직, 간접적인 경험들을 많이 했잖아요. 또 남의 사랑에 대해서 관심도 많아요. 그래서 그 심리들을 많이 아는 것 같아요. 곡을 안 쓰고 가사만 쓴다면 어떤 단어를 써야할지 가늠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멜로디를 쓰니까 ‘여기서 터지겠는데?’라는 느낌이 있죠. 시를 쓰는 것도 굉장히 좋아해요. 각본도 쓰고 있는데 내년에 드라마를 하게 될 거예요. 16부까지 시놉은 다 나와 있죠. 시놉은 제가 썼는데 대본은 같이 쓸 예정이에요.”

임창정이 ‘만능 엔터테이너’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라는데 임창정은 “노력파이기도 하고 재능파이기도 한 반반이다”라고 말문을 이어갔다.

▲ 사진=NH EMG 제공
“목소리는 노력해서 되는 부분이 아니에요. 그런데 연기는 100% 노력이죠. 연기는 30%만 타고 나도 100점까지 올라갈 수 있어요. 그런데 노래는 80점 타고 난 사람들이 90점에 가고, 90점인 사람이 99점까지 갈 수 있죠. 저는 86점정도 타고 난 것 같아요. 열심히 하면 90점 정도까지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열심히 연습을 안 해서 84점이죠. 연기는 30점 타고 났는데 70점이 된 것 같아요. 작가로서 글 쓰는 건 90점정도? 하하.”

가요계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 ‘정규 14집 발매’ 이 자체가 아닐까. 쉼 없이 달려왔고, 발표하는 곡마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왔기에 신곡을 낸다는 것은 그에게 부담감으로 다가오진 않았을까.

“부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예전처럼 목이 몽글몽글하고 단단하게 나오지 않는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회복력이 굉장히 좋아요. 이틀 공연을 해도 하루 만에 회복하고 노래를 하죠. 일주일에 두 곡 진행해도 회복이 안돼서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한 적도 있어요. 속상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노래를 부르면 기분은 좋더라고요. 또 뭔가가 있을 것 같고,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어요. 더 많이 알아가고 싶고, 목소리, 키, 진성 등에 담긴 노래의 철학이 있을 것 같아요.”

9월 앨범을 발매한 임창정은 11월 약 2년 만에 전국투어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또 그는 자신의 타고난 재능과 감각을 총동원해 가요계를 이끌어갈 후배를 양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창정이 만들 ‘제2의 임창정’. 이 말 한 마디만으로도 벌써 기대되지 않는가.

“제2의 임창정을 내년부터 찾을 거예요. 제가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서 큰 기획사에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면 지금처럼 될 수 있었을까 싶더라고요. 생활고에 찌들어서 노래 잘하는 생업 종사자가 됐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저는 수도 없이 많은 오디션을 봤지만 다 떨어졌어요. 그때 학원 실장님이 저를 잡아주셨죠. 저는 1등도, 하다못해 5등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성실한 것 하나 보고 저를 지켜봐 주신 거죠. 저도 후배들에게 그런 존재가 돼서 숨은 진주를 찾고 싶어요.”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