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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달의 연인’ 홍종현, 끝없는 잠재성을 지닌 배우

기사 등록 2016-12-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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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배우 홍종현이 큰 사랑을 받은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로 한층 도약했다. 지난달 종영됐음에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짙은 여운과 함께 많은 드라마팬들에게 현재까지 회자되는 이유에서다. 홍종현은 극중 반역의 별을 타고났으나 어릴 때부터 황제로 키워진 냉혈한이자 ‘야욕남’인 3황자 왕요 역을 맡았다.

이같은 캐릭터는 감정선의 변화가 중요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배역이었다. 홍종현은 이를 출중히 해냈다. 때문에 시청자들의 호평 역시 잇따랐다. 최근 청담동 한 모처에서 홍종현과 만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눴다. 홍종현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속 3황자를 되짚어본다.

▲ 악역으로 캐스팅 된 이유?

감독을 처음 만나고서 3황좌를 가지고 인터뷰했던 것은 아니었다. 감독은 ‘대화를 할수록 알아갈수록 3황좌를 한 번 해보면 어떨까’라고 자연스럽게 얘기를 했다. 사실 굉장히 어려울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 ‘잘 해낼 거란 생각이 있었다’고 하더라. 잘 소화하면 잘 될 수 있는 캐릭터라 용기를 북돋아주셨다. 악역을 해보고 싶은 마음은 예전부터 있었다. 떄문에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만큼 걱정도 많았다. 악역도 처음이고 익숙하지 않은 사극, 화장도 과한 부분도 있고 잘 어울릴까 고민했었다. 끝날 때까지 이 생각은 계속 됐었다. 그러나 걱정은 걱정이고 촬영할 때는 자신감 있게 해야 되니 그러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 스스로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3황자는 언젠가 꼭 해보고 싶던 캐릭터였다. 시청자들이 좋게 말해주는 부분이 많아 나름대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맡은 인물인 왕요에 대한 욕이 많아질수록 잘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더라. 또 ‘나한테 이런 분분도 있다’는 걸 보여준 계기가 된 것 같다. 시청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캐릭터로서의 내 모습도 기억해주겠지만 또 다른 부분도 기대해주지 않았을까. 여러 가지로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 연기에 임하면서 중시한 부분은?

처음에 생각한 건 자신감이었다. 왕요는 똑같은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어릴 때부터 황제수업을 받아왔고 황위를 포기한 적이 없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 남에게 모욕적인 말을 해도 죄책감을 못 느끼고 뻔뻔한 사람이다. 이런 부분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었다. 망설이거나 주저하는 면모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후반부 왕요가 무너져갈 때 그 간극으로 처절함이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 왕요는 악하지만 뭔가 짠한 부분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왕요는 자신의 어머니한테 그런 교육을 받고 자라왔기 때문에 자기에 밑에 있거나 상황에 반대되는 사람들을 배려하거나 그런 마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필요를 느끼거나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왕요가 왕이 되기 위해 없던 죄를 만든 부분은 절대 악이었다. 반면 무언가 짠했던 부분은 왕이 되고나서부터 가장 짠했던 듯 싶다. 그동안은 엄마라는 존재가 있기에 기대고 의지할 수 있었으나 왕이 되고나서 자신이 의지할 수 있는 존재가 하나도 남지 않았을 때 ‘이제 혼자구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던 것 같다.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어지자 미신같은 곳에 의지하기도 했다. 남의 약점 허점 공격하는 걸 즐기는 캐릭터인데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지자, 이 캐릭터는 불안감이 있었을 것 같다.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서 ‘소의 마음을 알 것 같다’라는 대사라든지 ‘엄마에게 난 뭐냐’는 코멘트든 이런 부분이 좀 짠했다. 자기도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질 수 없어질 거란 생각도 들었을 것 같고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나도 버려질 수 있단 마음을 항상 갖고 있지 않았을까. 후반부에 그런 모습이 보여져 측은지심이 생겼다.

▲ 왕요는 굉장히 패배하기 싫어하는 캐릭터다. 살면서 지기 싫었던 순간은?

축구 게임. 어릴 때부터 하는 게임이 많지 않다. 축구 게임을 가지고 내기를 했었다. 져서 게임비를 내는 것이 정말 싫더라. 몇 천원인데도 지는 게 너무 싫었다.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것들에 지는 걸 너무 싫어한다. 게임기를 직접 사서 연습했다. 축구라든지 운동회에서 달리기 만큼은 지기 싫어한다. 학창시절 달리기를 반에서 1,2등 했던 것 같다. 축구팀은 맨유 좋아했었다. 박지성 선수가 없어서 지금은 다 골고루 좋아한다. 축구게임을 한 시간하면 열판 정도 한다. 상대방의 실력에 맞춰 팀을 선정한다.

▲ 홍종현은 어떤 배우인가?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노력해야 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얘기를 하자면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은 것 같다. 나는 나에게 점수가 각박한 편이다. 스스로 만족도가 높지는 않은 것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아마 더 발전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남은 연말 계획은?

당분간은 쉴 것 같다. 연말계획으로 스키장이나 바닷가를 가보고 싶었다. 놀러가는 타이밍에 못 간적이 많아 올해는 꼭 가고 싶더라. 여행과 스키장을 꼭 가고 싶다.

▲ 극중 어머니 황후 유씨는 어떤 존재였나?

황후 유씨가 지닌 캐릭터로서의 의미는 왕요한테 가장 큰 존재이기도 하다. 왕요라는 사람을 만든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다. 극중 여성상 역시 엄마한테 온 것이다. 왕요는 항상 인정받고 싶어 했다. 동시에 엄마한테 버림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서워했던 존재이다. 엄마가 알아주길 바랄 때 서운해도 했다. 무엇이든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 꽤 어려운 존재였을 것 같다.

▲ 실제 어머니는 어떤 존재인가?

실제 어머니는 천사같은 존재이다. 엄마한테 어릴 때 혼난 적은 있는데 맞은 적은 없다. 엄마나 아빠나 때리거나 그러진 않았다. 오히려 그런 부분 때문에 잘못된 부분이 있어도 더 빨리 고친 것 같다. 사춘기 때 강압적인 게 있었다면 반항심에 엇나갈 수도 있지만 어머니께서 혼자 속상해하는걸 보니까 그러면 안 되겠단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감사하고 사랑한다.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소준환기자 akaso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