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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마스터’ 강동원 “나쁜 사람들이 처벌받는 사회가 됐으면”

기사 등록 2016-12-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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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성찬얼기자] 2016년은 배우 강동원이 유독 다방면으로 연기력을 발산한 한해이다. 그는 능청스러운 사기꾼으로 검사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고, 의도치 않게 시간을 건너뛴 순수한 소년이기도 했다. 그리고 21일 개봉할 ‘마스터’(감독 조의석)에선 현실에서 만날 수 없을 법한, 정의감으로 가득 찬 경찰로 분한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강동원은 내추럴한 모습에서도 아우라가 한껏 느껴졌다. 여유 있는 모습에서는 ‘마스터’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는 개봉을 앞두고 ‘마스터’의 디테일이 더해지고 있다는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엔딩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어요. 기대하고 있는 부분도 그거예요. 기존에 못 봤던 모습, 현실에서 보고 싶어 하는 부분도 있기도 하니까요. 만족하고 있어요. 코끝이 찡해지는 게 있는 거 같았습니다.”

그는 이 작품에서 진회장(이병헌)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 역을 맡았다. 영화 속에서 그저 ‘옳은 일’을 하는 경찰로 그려지는 재명이 되기 위해 강동원은 “모티브가 된 게 아예 없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쨌든 현실에 없는 경찰이니까요. 혹시 있더라도 신문기사로 사건을 접하는 저는 못 봤으니까요. 이렇게 큰 건을 해서 잡아왔다는 기사는 본 기억이 없어요. 엔딩이 판타지스럽다고 말했던 것도 지극히 당연한 게 현실사회가 그렇지 않으니 판타지 같을 수 있겠다는 취지였어요. 사실은 이런 사람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게 맞는 겁니다. 범인을 끝까지 좇는 경찰이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다소 비현실적인 이미지의 강동원이지만 실제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뉴스나 신문을 읽는 것이 일과이자 취미라고 밝혔다. 그런 그였기에 ‘마스터’ 속 현실을 빼닮은 범죄와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는 김재명의 모습이 더욱 와닿았을 것이다.

“정의감은 굉장히 투철하고. 제가 집요한 편이긴 해요. 욱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저한테 하는 거보다 주변 사람에게 뭐라 하면 잘 못 참아요. 술 먹고 시비 거시는 분들도 많아서 예전엔 공개된 장소에서 술을 잘 안 마셨거든요. 술 먹고 오셔서 툭툭 치시거나 ‘야!’ 하시는 분들도 있고. 술자리라서 사진 촬영을 거절하면 ‘떴나보네?’하는 분들도 있고. 그럴 때 주변 사람이 잘못한 게 아닌데 뭐라고 하면 ‘왜 그러시는 거예요?’라고 바로 말하는 편이에요.”

그런 강동원이 김재명으로 분했으니 딱 맞을 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는 “이런 캐릭터가 어렵다는 걸 알았지만, 실제로 체감한 건 처음이에요”라고 말했다. 우직하면서도 영리해야 하는 재명의 캐릭터는 강동원과 비슷한 듯 달랐다.

“모범적인 캐릭터를 하는 게 확실히 어렵더라구요. 감정을 표현하는 캐릭터가 아니니까요. 대사도 감정이 실리면 편하게 나오는데 정보 전달을 하니까, 감독님께서 영화를 설명시키시더라요(웃음). 뭘 하느냐 보면 하는 게 별로 없다. 해야 관객들이 많이 따라올텐데. 그런 이유로 복싱도 열심히 했던 거예요. 감독님께서는 쿨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랑은 평소의 모습이 달라요. 말하는 것도 차분히 생각하면서 얘기하는 스타일인데 재명은 다다다다다 말하니까 힘들더라고요. 저는 이런 사람을 한국에서 원하는 상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원하는 상이라고 생각했어요.”

강동원은 이번 ‘마스터’를 촬영하면서 부상을 입었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의 열연은 액션 장면에서도 고스란히 살아있어 영화의 박진감을 불어넣었다. 그에게 추격적에 대해 물으니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돈이 더 있었다면 더 잘 찍었을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내심 아쉬워하기도 했다.

“카체이싱 장면은 우선 액션팀이 잘 짜와서(웃음). 콘셉트는 제가 직접 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워낙 오래 같이 한 액션팀이어서 저한테 믿고 맡길 때가 있어요. 가끔은 이 사람들이 나를 액션팀으로 착각하고 있나 싶을 때도 있을 정도로요(웃음). 저는 맨날 운동하는 사람은 아니니까 힘들죠. 캐릭터 설정상 범인과 부딪혀 싸우는 캐릭터에 사법고시, 운동도 하고. 어쨌든 얘는 뭘 했으면 좋겠다 고민하다가 복싱을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케이, 할 거면 제대로 합시다. 그렇게 세 달 정도 복싱연습을 했다. 터널 안의 액션은 원씬원컷 버전도 있었는데, 그게 꼭 효과적이지만은 아니니까 편집으로 끊어서 가신 거 같아요.”

그는 ‘남남케미’가 좋은 배우라는 말에 “대한민국 남자배우들은 다 이 말을 듣지 않을까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좋은 말이지만 여배우와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어도 작품이 없다는 마음도 내비쳤다. 하지만 ‘마스터’에서도 ‘남남케미’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 김우빈과 강동원의 호흡이 무척 빛났기 때문이다.

“우빈이는 매 장면 대부분이 애드리브였어요. 오케이~ 하는것도 그렇고 원래는 거의 없던 거였어요. ‘파팍’ 이런 것도요. 우빈이가 박장군을 더 입체적으로 만들었어요. 귀여웠어요. ‘검사외전’ 때 비슷한 캐릭터여서 막 부럽진 않았습니다. 저는 대본에 충실하게 따르는 편이라 애드립 준비를 거의 안 해요. 제 스타일에 맞추는 것보다도 거의 대본 안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이병헌 선배님하고는 재밌게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영화도 스무 편이 됐기에 부담감보다는 기대가 됐어요. 촬영을 해보니까 배우하려고 태어난 사람인가 싶었어요. 우빈이도 일해보니 타고 났구나 싶었어요. 사실 모델 출신인 건 모르고 있어서 ‘너도 모델했었어?’ 물어봤어요.”

13년 만에 20편의 영화에서 출연한 그이지만 자신의 연기 스타일을 꾸준히 보강하고 있노라고 말했다. ‘군도’에서 조진웅을 만났을 때는 성량의 중요성을 알았고 ‘마스터’에서 이병헌과 김우빈을 보면서는 딕션(어조, 발음)을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다고. 하지만 단 하나, 주변에서 고치라고 해도 고치지 않는 건 바로 평소 사투리가 섞인 자신의 말투란다.

“사투리를 고칠 생각없냐는 말은 잘못된 것도 아니고 고친다는 게 어폐 같아요. 캐릭터로서는 말투를 바꿔서 하고, 사람마다 자기 억양이 있으니까요. 이병헌 선배님도 본인만의 억양이 있고, 그게 신기해서 제가 혼자 연습해보기도 했어요(웃음). 이번에는 최대한 발성이나 말투를 바꾸려고 했는데, 좋아서 남겨둔 부분도 있습니다. 평소 말투는 고칠 생각이 없어요.”

“접근하기 쉬운 영화예요. 범죄를 심오하게 다루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원래도 카타르시스를 드리고 싶었으니 편하게 오셔서 보셨으면 해요. 다른 분들께서 제가 엔딩 찍을 때 그렇게 웃고 있었다더라고요. 엄지원 누나랑 영화사 대표님이 그만 웃으라고 하실 정도였죠(웃음) 모두가 행복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제 후세에겐 똑같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나쁜 사람들이 처벌 받지 않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이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통쾌한 마음으로 돌아가셨으면 좋겠고, 이런 사람, 현상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영화사 집 제공)

성찬얼기자 remember_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