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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SKY 캐슬' 오나라, "애드립은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

기사 등록 2019-02-0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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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뽀빠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슈데일리 박관희기자] 벌써 20년, 배우라는 길을 한결같이 달려왔다. 오나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오나라가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나의 아저씨'에 이은 또 하나의 대박 작품을 가지고 시청자들 앞에 나섰다. '스카이 캐슬'을 통해 '찐찐'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제 2의 연기인생을 시작한 오나라를 만나봤다.

오나라는 지난주 종영된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정열적이고 섹시하면서도 사랑스럽고 귀엽기까지 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전업주부, 진진희 역을 맡아 탁구공처럼 통통 튀는 매력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스카이 캐슬이 이렇게 잘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어느 순간부터는 시청률은 초월하게 되더라. 배우들끼리도 '서로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해서 짜내자' 시청률 보다는 그런 이야기를 주로 했다."

"의외로 촬영장 분위기는 침착했다. 들뜨지 말고 침착하게 하자. 첫 회가 1%라고 했을 때, 실패했다는 생각은 전혀 안했다. 왠지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사진=뽀빠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카이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다.

"'스카이 캐슬'을 계기로 여성 배우들이 설 자리가 많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여자끼리만 나와도 좋은 이야기가 가능하고 화제성이 있다는 게 증명이 돼서 기쁘다."

"배우들의 열연과 제작진의 연출 등의 합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입시문제 같은 부분이 낱낱이 드러나서 더 자극적이고 이슈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돋보인 건 배우들의 열연인 것 같다. 최고치까지 뽑아낸 느낌."

오나라가 연기한 진진희와 그의 가족들은 긴장감 넘치는 극의 흐름 가운데 숨 쉴 틈을 제공해 준 감초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래서일까. 유난히도 애드립도 많았다. '찐찐'이라는 이들 부부만의 애칭은 곧 시청자들의 애칭이 됐을 정도로 많은 애정을 얻기도 했다.

"극중 '순간 쫄았어. 습관됐어'라고 했던 애드립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도 진진희는 마음껏 놀으라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애드립이 어찌보면 본능적으로 살아 남으려고 발버둥 쳤던 것들의 일환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도 진진희를 사랑스럽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극중 아들로 나온 유진이는 키가 10cm나 컸다. 점점 남자가 되가더라.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니까 진짜 엄마가 된 느낌이었다. 진심으로 모성애가 생기더라. 아이들끼리 모여있을 때는 우리 애가 더 잘해서 한 컷이라도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주눅들어 있으면 너무 속상하고, 잘하면 너무 기쁘고."

▲ 사진=뽀빠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카이 캐슬'의 안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가정이었지만, 사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부분이 아쉽기도 했다는 오나라. 하지만 극본을 쓴 유현미 작가에 따르면 극의 마지막 회에서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진진희의 가족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20회에서 피라미드로 호두를 깨면서 찍었던 장면은 찍으면서도 울컥했다. 큰 아이가 있는 엄마를 연기한 적이 없어서 엄마 흉내를 내는 것처럼 보일까봐 고민을 했었는데 막상 연기를 하다보니까 실제 엄마가 떠오르더라. 엄마를 통해서 많이 투영시켰던 거 같다. 그래서 많이 공감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스카이 캐슬'을 통해 '오나라'라는 자신의 이름을 알린 것과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이야기한 그는 사실 전작이었던 '나의 아저씨'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어 '스카이 캐슬'을 선택하게 됐다고.

"'나의 아저씨'에서 연기한 정희에게서 빠져 나오기가 너무 힘들었다. 작품이 끝나고 5-6개월까지 헤어나오지 못 할 쯤, '스카이 캐슬'의 대본을 받았다. 진진희의 인물 설명에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는 감초'라는 한 줄을 보고 '이건 내 거다' 무조건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뮤지컬 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오나라는 영화와 드라마로 고개를 돌렸을 때, 한동안은 뮤지컬이 그리워 극장 근처에도 못 갔다고. 당시 목표였던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거뜬히 버텨낸 오나라는 이제 동료배우들의 무대를 보며 박수쳐 줄 여유가 생긴 20년차 배우가 됐다. 그가 또 어떤 차기작으로 인생 캐릭터를 갱신하게 될지. 오나라의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즐기면서 70살까지 연기하고 싶다. 1년 뒤, 10년 뒤의 계획을 세우기 보다 하루 하루 주어진 오늘을 잘 감당하고 편안하게 잘 자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도 잘 해내고 싶다."

박관희기자 gany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