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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분석]설경구 전도연이 당신에게 전하는 ‘생일’ 초대장

기사 등록 2019-03-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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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4월 16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잊을 수 없는 날짜다. 영화 ‘생일’은 ‘세월호 참사’ 이 후 남겨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진심어린 시선으로 담아냈다.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산 CGV에서는 영화 ‘생일’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 이종언 감독, 배우 설경구, 전도연이 참석했다.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 수호의 생일 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를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스토리를 담은 영화다.

설경구는 극 중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 역을 맡았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관객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그가 이번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아들을 잃은 아버지 역을 맡아 감동을 선사했다. 설경구는 “고민이 당연히 됐다.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사실 촬영 가능한 스케줄이 아니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스케줄을 조정해서라도 참여하고 싶었다. 꼭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정도 고민하고 양해를 구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며 소신을 전했다.

이어 그는 “감정적으로 쉬운 역은 아니다. 정일이라는 역이 세월호 참사 때 가족 옆에 있지 못했던 인물이다. 몇 년 후에 가족들에게 다가가려는 인물이기 때문에 참사의 당사자이면서도 관찰자같은 역할이다. 좀 더 누르고 담담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옛날이었다면 집어던지고 했을 텐데, 여권 도장 받으러 갔던 장면에서도 어떻게든 참아보려고 노력했다. 컷 하고 나서 현장에서 더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연기에 임했던 마음을 밝혔다.

30분동안 롱테이크로 찍은 마지막 촬영 장면은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가 됐다. 설경구는 “저도 20년 넘게 연기를 했지만 30분 넘게 롱테이크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40~50여명이 하나가 돼서 촬영을 해야 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지만 호흡이 하나같이 느껴졌다. 이틀 동안 찍으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귀한 경험이었다. 앞으로 이런 경험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기억에 남는 촬영이었다”라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이미 ‘밀양’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 연기를 했던 전도연의 출연 소식에 관객들은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보였다. 그 기대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전도연의 연기는 예상보다 훨씬 더 엄청났다. 수많은 상을 휩쓸던 그가 3년만의 스크린 복귀작 ‘생일’에서도 역시 뜨거운 감성을 펼쳐내며 관객들의 심금을 다시 한번 울릴 준비를 마쳤다.

전도연은 “슬픔이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고사도 했었는데 이 이야기가 굉장히 진정성 있는 이야기고 앞으로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용기내서 선택하게 됐다”며 출연계기를 밝혔다.

이어 그는 “순남이 슬픔,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혼자만의 방식으로 아들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살아가고 있다. 촬영할 때 나의 감정이 가장 앞서가는 것이 가장 걱정됐다. 그렇기 때문에 순남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인지 혹은 나의 슬픔에 젖은건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끊임없이 의심했다”고 전하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18년만에 조우했다. 전도연은 “결정하기까지 애를 많이 먹인 것 같다. 설경구 배우와 나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작품으로 18년 전에 만났었다. 어릴 때 같이 작품을 해서 그런지 친오빠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극 중 순남과 정일은 부부관계를 연기하면서 감정 속에 푹 빠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어떠한 감정을 풀어내도 받아들여줄 수 있던 설경구 배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편한 연기는 아니었지만 설경구 배우 덕분에 모든 연기를 쏟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설 배우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 ‘밀양’, ‘여행자’에서 연출부로 활동하며 내공을 쌓아온 이종언 감독이 ‘생일’에서 디테일한 연출을 선보였다. 그는 2015년 처음 안산으로 내려가 자원 봉사를 하며 남겨진 가족, 친구들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영화를 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 감독은 “가슴에 묻는다는 말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다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너무 아파서 들여다보기 어렵지만 그렇기에 놓치고 있을지 모를,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잊어 버릴지도 모를 이야기를 ‘생일’을 통해 전하고 싶다”며 제작 계기를 알렸다.

그는 “주인공 분들이 세월호 유가족 당사자이긴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닥쳐온 그 사건이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담담히 보여주고자 했다”며 소신을 밝혔다.

잊지 못할, 잊어서는 안 되는 그 날 이후의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네가 없는 너의 ‘생일’.

세상 모든 가족들에게 건네는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영화 ‘생일’은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생일’ 모임 초대장을 보낸다. 오는 4월 3일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