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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류아벨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배우가 되고파”

기사 등록 2019-08-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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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류아벨이 용산 뉴욕즉석떡볶이에서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황원준 기자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눈빛으로 압도하는 배우. 바로 류아벨이다. 류아벨은 최근 종영한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에 출연해 특유의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류아벨이 출연한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다. 류 배우는 극 중 노민영으로 완벽하게 분해 열연을 펼쳤다.

본지는 28일 류아벨과 서울 용산역앞 푸르지오서밋 지하1층에 위치한 뉴욕즉석떡볶이에서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류아벨에게 행복했던 기억으로 자리 잡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그래서인지 류 배우는 여전히 작품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끝났다는 것이 아직 실감 안 나요. 사실 맥락상 편집된 부분도 많거든요. 제 캐릭터가 화만 내는 캐릭터는 아닌데 화를 많이 내는 캐릭터로 나온 것 같아요. 민영을 사랑한 입장으로서 조금 안타까운 부분도 있어요.”

자칫하면 예민하게 평가될 수 있는 소재의 불륜. 하지만 ‘오세연’은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며 시청자들의 호평 속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소재 자체는 자극적일 수 있지만 인물들의 감정선이 자세하게 나와요. 그래서 빠져 들고 몰입해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영상미나 음악도 가슴을 두근두근 하게 만들고요. 그런 것들이 조합이 잘 이뤄진 것 같아요. 여름밤이라는 시기적 요소도 있었고요.”

극 중 불륜남 정우의 부인 민영 역을 맡았기 때문일까. 연기자가 아닌 시청자로 드라마를 볼 때도 주인공보다는 주변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싶어 했다.

“물론 제가 민영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해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들의 마음에 공감이 갔어요. 불륜을 저지르면서 상처 받는 가족들, 상대방의 찢어질 것 같은 마음, 연애와 결혼의 차이 등등 너무 많은 것을 느꼈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주변 사람들이 아파하는 게 너무 잘 느껴지더라고요.”

▲ 배우 류아벨이 '뉴욕즉석떡볶이'에서 종영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했다. '뉴욕즉석떡볶이' 캐릭터인형 뉴요기를 들고 있는 류아벨의 모습이 사진배경의 네온사인과 잘 어울린다/황원준 기자
드라마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영화 '바람바람바람' 등 다양한 불륜 소재의 작품들이 존재한다. 류 배우가 꼽는 ‘오세연’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문학적인 느낌이 있다는 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인 것 같아요. 또 지은이가 작가 지망생이자 문학 소녀여서 그런지 몰라도 내레이션도 많고 책도 굉장히 많이 읽어요. 드라마 전반적인 부분에 소설이나 시를 인용하는 부분이 많거든요. 단어나 언어에 다른 뜻을 암시하는 대사들도 많고요. 그런 부분들이 문학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차별화 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춘 이상엽과 류아벨. 류 배우는 이상엽에게 많이 의지하며 촬영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너무 행운이죠. 제가 인복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이상엽 선배님께 정말 많이 의지했어요. 선왠지 모르게 뭔가를 정말 많이 배웠다는 느낌이 들어요. 배우로서의 태도를 떠나 다른 여러 가지 부분들도요. 촬영장에서 이상엽 선배님과 제일 많이 붙어있었어요. 덕분에 마음이 굉장히 편했죠.”

류 배우가 연기했던 노민영은 믿었던 사람들에게 배신당하는 캐릭터다. 그렇기 때문에 민영이의 감정선은 캐릭터를 구축함에 있어 가장 큰 축이 됐다.

“민영이는 뭘 해왔는지가 보이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어떤 큰일을 겪었을 때나 문제를 직면했을 때 민영이가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중점을 두었어요. 예를 들어 슬퍼할 때나 분노할 때 이 친구는 과연 어느 정도로 어떤 표현을 할 것인지에 대해 중점을 뒀어요. 어디까지 감정을 내뿜을 수 있는 사람이지 등등 감정의 폭을 많이 생각했죠. 그래서 아마 창국이는 눈물도 많고 감정이 폭발하는데 민영이는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셨을 거예요. 민여이는 분노를 안으로 혼자 삭혀요. ‘고작 이런 것 때문에 난 울지 않아. 이런 것 때문에 내 스스로를 망가뜨리지 않아.’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어요.”

나중에는 상상임신까지 하는 노민영. 류 배우는 이 신을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상황을 상상해봐야 했다.

“사람들은 모두 다 그런 경험이 있잖아요. 학교 다닐 때 조퇴하고 싶어서 아프다고 생각하면 진짜 아픈 것 같은 거요. 민영이 같은 경우에는 정우 곁으로 돌아와서 원하는 가정을 만드는데 충실하려고 했어요. 아이도 낳고 싶고 그런 열망이 컸던 거죠. 그 열망이 너무 강렬해서 몸이 진짜 변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 사례들을 찾아보기도 했는데 실제로 열망이 너무 강렬하거나 아니면 너무 불안해하면 상상임신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민영이가 어디까지 생각을 할지 고민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 배우 류아벨이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의 종영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황원준 기자
민영이의 의사소통 방식에 아쉬움이 남았다는 류 배우는 연애할 때 ‘수평적인 관계’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주장했다.

“저는 사람을 만날 때 동등하다는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해요. 수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걸 맞춰 가는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게 대화라고 생각하고요. 그런데 현실은 막상 시소처럼 왔다 갔다 하겠죠. 그 수평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 연애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오후 세시의 연인' 등 쉬지 않고 열일 중인 류 배우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제가 일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배우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쉬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준비 시간을 갖는 거예요. 저는 쉴 때 보통 사람들을 만나거나 완성된 드라마, 영화를 보거나 요즘은 유튜브도 많이 봐요. 그런 것들을 보면서 제가 뭔가를 굉장히 하고 싶어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영화 보면서 배우고 싶은 것들은 배워보기도 하고, 읽고 싶은 책도 많이 읽고요.”

류아벨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도전’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이유이자 계기가 됐다.

“도전하는 것을 즐겨요. 제가 지금 연기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계속 도전 중이에요. 캐릭터를 만나는 것도 도전이자, 그 캐릭터랑 사랑에 빠지는 것이 저에게는 행복한 일이죠. 모든 작품, 캐릭터가 저에게는 도전이 됐어요.”

먼 훗날 ‘오세연’을 떠올렸을 때 여름밤의 낭만이 생각났으면 좋겠다는 류아벨. 이렇듯 ‘오세연’은 류 배우에게 ‘비밀’ 같은 드라마로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저에게는 아직 안 끝난 작품이죠. 정리가 안돼서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아직까지 제 안에서 플레이되고 있거든요. 매년 여름이 오듯이 한 여름 밤의 꿈같은 그런 드라마일 것 같기도 하고요. 언젠가 정말 무더운 여름밤이 되면 한 번씩 우리 드라마 OST나 여름 무드의 영상미가 철철 넘치는 장면, 지은이의 내레이션이 문득문득 생각날 것 같아요. 우리 드라마가 낭만적인 여름의 순간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나만 갖고 있는 비밀 같은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고요.”

류아벨은 ‘닫힌 마음의 문을 열수 있는 배우’가 되기를 희망했다. 꿈을 향해 쉬지 않고 달려 나가는 류 배우. 언젠가는 결실을 맺을 그의 땀방울을 응원해본다.

“어느 순간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최근에 들었어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닫힌 마음을 열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어요. 제가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 중에 가장 최고의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