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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살인소설’, ‘진짜’ 리더에 대한 고찰

기사 등록 2018-04-1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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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이슈데일리 최하은기자]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를 앞둔 대한민국. 각종 미디어에서는 의원들이 앞 다투어 나와 국민들에게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누구를 뽑을 것인가?’하는 질문은 그 어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개개인마다 추구하는 정치적 견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어떤 리더를 뽑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중요하다. 완벽할 수는 없어도 바람직한 방향의 리더상은 분명 존재한다. 영화 ‘살인소설’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비참한 현실을 블랙코미디로 풍자했다.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일까.

영화 ‘살인소설’은 지방선거에 나설 시장후보 경석(오만석 분)이 유력 정치인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애인 지영(이은우 분)과 함께 별장에 갔다가 수상한 청년 순태(지현우)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서스펜스 스릴러다.

뼈가 굵은 국회의원 염정길(김학철 분)은 사위인 경석에게 선거 출마를 제안한다. 이후 선거 출마 준비에 한창이던 경석은 장인의 비자금을 숨기러 지영과 함께 한 별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불길하게도 갑작스레 강아지를 차로 치게 된 두 사람. 경석은 재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가는데, 이 모든 상황을 순태가 목격하게 된다.

순태는 별장에서 도착한 두 사람에게 “혹시 저희 집 누렁이 못보셨어요?”라고 물었고 경석은 “못봤는데요”라며 태연스럽게 거짓말로 답한다. 그 이후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힌 순태는 고의적으로 경석이 저지를 끔찍한 범행의 궤적을 만들기 시작한다. 경석은 순태의 덫에 하나 둘씩 걸려들기 시작하며 점점 걷잡을 수 없는 거짓말들을 늘어놓게 되고, 결국 그의 행동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이상한 낌새를 감지한 경석은 순태에게 “나한테 왜이러는거야”라며 분노를 표출했고 이에 순태는 “당신이 누렁이를 쳤으니까”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 사진=페퍼민트앤컴퍼니 제공
정말 순태는 누렁이를 친 것에서 그토록 큰 분노를 느꼈을까. 영화는 우리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부조리들을 풍자하고 있다. 경석은 자신의 지위만큼의 대우를 못 받을 때마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라는 말로 비인간적인 행동을 정당화한다. 소위 ‘갑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장면이다. 또 선거를 위해 듣기 좋은 말들로 위장하며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 경석이지만 그 결심은 오래 가지 못하고 들통 난다. 오히려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밑바닥이 드러날 뿐이다.

순태역을 맡은 지현우는 지난 17일 삼청동에서 진행된 ‘살인소설’ 인터뷰 자리에서 비리 정치인을 다루고 그를 풍자하는 설정들이 곧 진행될 6.13 지방선거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투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행사 때만 공약을 걸고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다. 투표를 할 때 한 번 더 생각 하고 후보들의 프로필이라도 알고 한다면 더 뿌듯하지 않을까 싶다”며 “우리세대, 그리고 이 다음 세대들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투표뿐이다. 우리 영화가 한 번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 그걸로 좋다”고 말했다.

‘살인소설’에는 기존 정치 풍자 영화와는 다르게 웃음 포인트가 곳곳에 존재한다. 경석이 영문도 모른 채 함정에 걸려드는 모습, 의아해 하는 모습 등에서 그러하다. 러닝타임 내내 가벼운 웃음이 떠나지 않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실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시 한 번 투표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지는 영화다. 오는 25일 전국 극장가 개봉.

최하은기자 rinon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