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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희의 팔도유람기]‘337기부릴레이’편 - 아낌없이 주는 장태희

기사 등록 2017-04-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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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수많은 공연과 방송 스케줄을 다니며 어딜 가나 귀여움 받고 사랑 받는 그녀이지만 받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337기부릴레이’ 캠페인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이 됐던 이야기와 그녀 내면에 깊고 뜨거운 바다의 파도는 세차지만 늘 밝고 맑은 유쾌함은 자신이 다스린 평정심의 미소가 아닐까?

그녀가 바라본 세상의 시선은 수많은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해답을 만들어나가기에 공감으로 때론 배움이기도 하다. 거침없는 생각을 들여다보는 순간 느낌 있는 그녀와의 인연은 감흥이 짙고 즐겁기만 하다. 그 바다에 빠져보라.

기부(寄附)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재물을 무상으로 내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갈 길이 바쁜 고달픈 청춘의 길에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이 다음에 내가 자리를 잡으면, 형편이 낳아지면, 이렇게 미뤄두곤 했다. 우연한 기회에 평소 친분이 있던 만능재주꾼 방송인 박슬기 양의 추천으로 기부에 동참하게 된 사연이다.

‘기부 박수 337 릴레이 캠페인’은 3가지 이상의 기부물품을 나누고 3명 이상의 친구에게 따뜻함을 전하며 7천 원 이상 물품을 구매하는 캠페인이다.

기부된 물품은 경매를 통해 판매되며 모든 수익금은 스타의 이름으로 전액 100%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초록 우산 어린이재단 어린이 재활병원설립기금 후원으로 기부된다. 재능기부로 어르신 효잔치 봉사활동은 한 적이 있었으나 이렇게 나의 손때가 묻어있는 소장품을 내어 기부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 생소했다. 연락을 받고 방에 한참을 서서 눈에 띄는 것들을 골라내기 시작했다.

3가지? 우선 화장대에 있던 바비인형, 유럽여행에서 사온 것으로 평소 인형을 수집하는 취미로 비행기타고 데려온 아이다. 아침저녁으로 보면 기분 좋아졌던 인형.

누군가도 나처럼 이런 기분을 느껴보면 어떨까? 행복을 주는 인형 당첨. 그리고 책장에 꽂아둔 책 한권. 늘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가득한 내게 긍정적인 이정표가 됐던 책 ‘시크릿’. 존경받고 싶으면 상대를 존경하고 돈을 벌고 싶으면 돈을 귀하게 소중히 생각하라는 어찌보면 정말 간단한 비법이지만, 살며 부모의 잔소리 같기 만한 흔한 얘기지만 그게 정답이 되는 누군가의 인생의 귀로에 또다른 이정표가 되길바라며 당첨.

또 하나는 가끔 정말 어려지고 싶을 때 동심을 되 찾고 싶을 때 ‘월트 디즈니’ 만화를 찾아보면서 입었던 후드티.

새하얀 면소재에 귀여운 캐릭터. 편하고 따뜻하기까지 이것 하나면 뭔가 ‘귀요미’로 변신 완료된 기분이랄까? 딱 한번 입은 후드 티까지.

이렇게 3가지 물품과 나의 CD를 기부했다. 값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 물건 속에 나의 스토리가 묻어나니 사연 담긴 물건들은 명품이 됐다 믿는다.

언젠가 유니세프 광고에서 홀로 동생을 살피며 굶은 배를 움켜쥐고 가시처럼 마른 몸으로 마른땅을 걷고 걷다 지친 소녀에게 다가가 손을 건네며 ‘도와줄게’라고 얘기하니 그 커다란 눈망울에 울음이 터진 영상이 불현듯 스쳤다.

그래. 너무나 서럽고 힘들어 그게 힘든 건지도 모르고 세상은 그런 건가 보다 살았는지도. 소녀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을 듣게 된 순간이었을까. 누군가 도와줬으면. 수없이 되뇌었을 기도였을까?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의 한마디에 무너져 우는 소녀의 하얀 눈망울이 뇌리에 남아있다.

나또한 수없는 시련에 따뜻한 뚝배기 국밥 한 그릇, 용기되는 한마디, 해준 사람들을 절대 잊지 않고 내마음속 수첩에 보답해야할 명단으로 입력이 돼 있다. 까치도 은혜를 갚는다는데 베풀어준 따스한 배려는 잊지 않아야 맞는 것 아니겠나.

평지만 있지 않은 인생길에 가파른 언덕에서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주는 이가 있다면 쉬어가라 물 한잔 건네는 이가 있다면, 외롭지 않게 함께 걸어갈 벗이 있다면 한번 올라가 볼만 할 것이야. 그렇게 종아리에 선명히 박힌 알이 용이 입에 문 여의주 같이 귀한 훈장이다. 보석이다 생각해. 지금당장 보이지 않는 어둡고 캄캄한 절망 속에서 반짝하는 희망은 있다는 걸.

서유석 선생님의 노래 가사처럼 나는 늙어보진 않았지만 ‘젊어 봤다’ 얘기하는 선생님들의 수많은 채찍의 사랑을 기억해 나는 훗날 또 다른 젊은이에게 기가 막힌 잔소리를 폭풍같이 해댈 거다.

만만한 게 동생이라고 이래저래 이렇게 생각 많고 말 많은 누나는 잔소리도 대단하다. 동생에게 쏟아냈던 편지들을 보니 ‘장태희 동생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 싶다’했다. 피눈물 흘리고 서러움당해도 내 인생 내가 주인이 돼 살기 위한 과정이다 생각하면 값지더라.

누군가의 이야기가 법이 아닌 참고가 되는 내가 사는 방법은 너의 인생에 흔들리지 않을 심지가 될 거야. 인생은 내가 살고자 할 때 생이지. 죽고자 마감하고자 포기하면, 끝인 거야. 그것을 알고 살면 무서울 게 없어. 왜냐면 나 죽으면 그만인 것이니까.

누나가 많이 불렀던 민요에도 그런 가사가 산중의 귀물은 머루와 다래. 인간의 귀물은 나 하나라. 의지 없이 사는 건 죽은 거나. 진배없고 제대로 살아보자 겪는 시간은 내 인생의 지침서이자 훗날 너의 자식들에게 가르쳐 줄 교훈이자 가훈이 될 거야.

남잔데 여자보단 달라야 하지 않겠나. 그것이 네가 유념해야할 용기야. 누나는 남자로 태어나지 않은 게 한이다. 또한 하찮은 여자가 되기 싫어 사랑도 겁이 난다. 사랑하면 하찮은 여자가 되니까.

세월에 노쇄해 뼈랑 가죽밖에 남지 않은 네가 태어난 고향, 부모가 옅어진 눈동자로 생명을 포기 않으신 이유를 헤아려 자식의 행복을 그 눈으로 한번 보고 가시려 기다리시는 거야. 효도할 시간을 주시는 거야.

우리는 남들 잘 때 뛰어야 해. 남들 잘 때 일어나야해. 뜨겁게 살아야해. 뜨거워야 사랑하고, 뜨거워야 살아. 식으면 죽는 거잖아. 죽은 사람은 차갑다고 하더라. 뜨거운 건 살아있는 거야.

장사 잘되는 손님 줄 서는 라면가게 주방을 본 적이 있어. 어찌 저렇게 척척 주문을 잘 받지? 큰 솥에 물이 한가득 이미 팔팔 끓고 있는 거야. 바로바로 신속하게 요리할 수 있게 시간이 단축돼 그 많은 주문을 다 소화할 수 있었던 거야.

우리는 인생에서 수많은 요리처럼 작품 업적을 누구나 크고 작게 만들고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고 있어 늘 뜨거워야 준비된 사람이다. 나이가 들면 뜨거움이 따듯함으로, 불씨가 하나씩 줄겠지만 그런 마음먹기가 중요하다 생각해.

조절 잘못하면 화병나 얼음 씹어 먹어야 되니, 불 조절 잘하고잉. 우유부단해서 너의 때를 스스로 만들지 못해 주변의 말에 휘둘려 끌려가는 우매하고 때론 우멍한 사람이 되지 말고 지금처럼 멋지게 해보는 거야!

어려운 시절 곁을 지킨 사람을 내 사람으로 기억하고 아껴야한다. 때론 작은 잘못이 있다 해도 함께한 세월에 그 사랑에 비하겠나.

정체가 된다고 앞차가 먼저 간다고 머슴아가 빵빵되고 열 받아 하지마라. 조바심 내도 결국 신호에서 다 기다리고 있는 거야. 그래, 너희들 먼저가라. 앞만 보고 다투며가느라 창밖의 풍경도 기막힌 음악소리도 모른 채 가는 거라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봐라.

너와 뜻이 맞지 않은 사람과 본의 아니게 트러블이 생겨 속상하다면, 이렇게 생각해봐. 절대 관둘 수 없는 직장의 상사가 아님을 감사해. 사랑하는 여자의 부모님이 아님을 감사해. 맞서 싸워야 되는 순간도 있지만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화살을 어찌 다 맞아 피할 수 있음 피하다보면 인생의 유연함이 생길거야.

그리고 여자랑은 싸우지 마라. 진짜 남자는 여자랑 안 싸운다. 술을 달고 사는 사람이 물을 마시곤 쓰단 표정을 짓더라. 물을 먹는 사람은 술잔을 잘못마시고 쓰단 표정을 짓더라. 누구에겐 술이 물이고, 누구에겐 물이 술인지.

인생의 맛은 저마다 다른가봐. 때론 아무리 마셔도 취하지 않고 쓰지 않을 만큼 너 자신의 기분이 더 씁쓸할 날이 있으면 그땐 누나한테 전화해. 밤새 벗이 되주마. 지갑도 열어주마. 너의 두 팔에 힘이 될 누나가.

달이 존재하는 이유는 깊은 밤 속삭이는 연인들 때문이고 인간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은 행복하기 위함 이래. 예전 나의 스승은 나의 예술 길을 지켜보시곤 통화로 물으셨어.

태희야, 행복하니? 그 때 나는 대답을 못 했었어. 난리 나게 힘든 시기였거든. 이 밤, 너와 나는 속삭이고 있고 또 행복하다. 반쪽 없는 반달이 아닌 보름달을 보며 행복하다 했던 그 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