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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공항 가는 길’ 김하늘, 순수와 열정을 지닌 배우

기사 등록 2016-12-0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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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KBS2 드라마 ‘공항 가는 길’의 김하늘은 신선했다. 결혼 후 처음 안방극장을 맡는 작품이 ‘공항 가는 길’이었다는 점, ‘워킹맘’이자 행복과 사랑을 꿈꾸는 최수아란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 등이 이를 가능케 했다. 시청자들의 호평 속 다양한 소회를 가졌을 김하늘과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16부작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섭섭한 느낌보다 시원한 마음이 컸어요. 알찼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보여드릴 걸 다 보여드린 느낌이랄까요. 이번 작품은 끝이 나자 홀가분한 마음이었습니다. 또 대본의 몰입도가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대본을 처음엔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다른 드라마 대보 보다 장면이 넘어갈 때 설명이 오묘하고 애매하다고 해야 될까요. 그동안 봐왔던 드라마 대본과는 느낌이 다소 달랐습니다. 감독과 작가와 얘기하면서 느낌이 훨씬 풍부해졌어요. 무엇보다 화면에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습니다. 다른 작품들은 대략 그림이 그려졌지만 이번 드라마는 어떻게 나올 것인지 제 자신도 궁금했거든요. 캐릭터들마다의 호흡도 어떻게 그려질지 관심이 갔습니다.”

극중 최수아는 승무원, 다시 말해 직장인이었다. 동시에 딸을 가진 엄마였고 남편과 새로운 인연에 갈등하는 여인이었다. 이 중 외적으로 최수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직장 생활이었다. 사랑을 포함 가족사가 최수아의 내면을 좌지우지 했다면 직장 생활을 비롯한 승무원으로서의 업무는 수아의 내면을 심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했다. 김하늘은 이같은 최수아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최수아가 일을 그만두는 장면에서 대본을 읽을 때 많이 울컥했습니다. 직장생활을 해보진 않았지만 직장인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 주변에 있는 많은 직장인들과 워킹맘들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굉장히 아팠어요. 결론적으로 고생한 보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아가 너무 많이 나오는 작품이었잖아요. 처음부터 공항 씬을 찍을 때 스튜어디스 옷을 입고 계속 걸었습니다. 편집이 많이 됐지만 승무원이 돼 워킹 등 많이 촬영했습니다. 처음엔 너무 힘들었어요. 이후 장면들이 훨씬 풍성하게 나와 너무 힘들어도 감독한테 투덜거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웃음). 고생한 만큼 많이 나왔습니다. 승무원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해 봤어요. 신기했고 세트보다 외국 현지서 진짜 비행기 안에서 찍으니 리얼하게 나왔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니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시청자들은 수아의 남편인 박진석(신성록 분)에 대한 일종의 공분이 있었다. 그의 권위적인 성격이나 지극히 쌀쌀맞은 태도와 반응 때문이었다. 수아에 몰입한 김하늘은 이를 가장 가까이서 지켜봤을 터. 서로 너무도 달랐고 그만큼 갈등도 깊었던 수와와 진석은 어색함 없이 ‘어긋난 부부’의 단면을 극명히 보여준 셈이다.

“저는 박진석이 하는 말들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아의 가슴을 치는 게 맞는 걸까’라고 생각이 들만큼 수아가 답답했던 부분만큼 박진석도 입장이 잇을 것 같았어요. 수아는 현실적이기 보단 감정적이고 딸의 입장에서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죠. 만약에 저였어도 딸이 저렇게 힘들어한다면 박진석이 옳지 않다 보단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시청자들한테 더 분명히 반응이 나타났다고 봐요. 실제로 제가 아직은 결혼에 빠지지 않아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극중에서 신성록의 말이 ‘정말 기분 나쁜 말인가?’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오히려 저희 엄마가 흥분했습니다. 우리 딸한테 어떻게 저럴 수 있나며(웃음). 제 친구들도 감정이입을 하면서 ‘그런 남자는 안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연기하는 저보다 오히려 주변이 더 흥분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박진석이랑 마지막 헤어지면서 굉장히 울컥했습니다. 지나고 보니 사람 대 사람으로 보인 것 같습니다.”

김하늘은 온전히 작품에 몰입했던 흔적을 종영 후 애정과 여유로움으로 발산하고 있었다. 이는 최선을 다한 자만이 나타낼 수 있는 분위기 아닐까. 그는 ‘공항 가는 길’을 통해 누구보다도 가장 많이 뛰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시청자들의 사랑도 이어질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앞으로의 행보에 궁금함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선배들과 일하고 싶은 마음도 큰 것 같아요(웃음). 사실 예전 작품들에서 신인들과 같이 작업하면서 에너지를 받으면 덕을 많이 봤습니다. 정말 열심히 작업하는 사람들이었어요. 저 역시 자극을 받으면서 작업했을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때마다 감사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젠 뭔가 더 기대고 싶고 선배들과 배우면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어요. 장동건 선배와 ‘신사의 품격’ 촬영할 때도 좋았습니다. 그 작품 중 가장 선배가 장동건 씨였고. ‘나를 잊지 말아요’ 때 정우성 선배도 마찬가지로 좋았습니다. 더 나이든 선배들과도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연기한 최수아는 순수한 캐릭터란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때문에 똑똑하고 계산을 하면 몰입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를 향한 감정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장면들도 많았습니다. 수아의 열정처럼 저 역시 새로운 작품과 새로운 캐릭터로 또 찾아뵙고 싶습니다.”

김하늘은 그동안 쌓아온 저력을 바탕으로 또 다른 작품에서도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공항 가는 길’도 바로 그 지점에서 높게 평가될 수 있다. 배우는 작품을 통해 고생한 만큼 그리고 최선을 다한 만큼 도약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최수아를 열연한 김하늘에게 앞으로 어떤 캐릭터와 작품이 손을 흔들며 기다리고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SM C&C 제공)

소준환기자 akaso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