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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제다이 "사람들의 빈 공간을 채우고자 하는 뮤지션이 되고싶다"

기사 등록 2018-01-17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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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HEM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누구에게나 가장 소중한 사람이 있다. 옆에 있거나 멀리 떨어져 있는 그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법도 다르다. 음악으로 소중한 사람을 추억하는 가수 제다이가 추운 겨울 듣는 이들의 마음도 따뜻하게 울릴 새 앨범 로 돌아왔다.

제다이(JEDIII)는 음악에 대한 얘기를 꺼낼 때마다 눈을 반짝이며 즐거워하면서도 진중하게 말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Grandmother’를 만들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잠시 생각을 정리한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곡에 들어가는 음성 자체가 저희 친할머니 목소리에요. 저는 군대에 있었는데 휴가 때마다 요양원에 가고 할머니를 기억하고 싶어서 그 때마다 녹음했었거든요.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어느 날 너무 보고 싶어서 작업을 하다가 녹음 했던 걸 찾아 듣고 작업하기 시작했죠. 저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할머니 손에 키워지는 경우가 많았던 세대거든요. 그래서 비슷한 슬픔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공감을 만들고 싶었어요.”

제다이는 과거 할머니와 함께 했던 순간이 생각났는지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타이틀곡에 대해 차분히 설명했다. 곡을 설명하면서도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을 가득 드러낸 그에게 할머니는 어떤 존재였을까.

“할머니는 제가 세 살부터 다섯 살까지 돌봐주셨고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시골에서 올라오셔서 절 돌봐주셨었어요. 저한테는 엄마, 아버지를 응집해놓은 부모님의 역할을 유일하게 해주신 분이시죠. 이미 연세가 많으셨기 때문에 언젠가 돌아가신다는 의식을 계속 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할머니는 저한테 모든 것의 기준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인 할머니에 대한 마음을 담아 곡을 쓴 제다이. 데뷔 앨범부터 이번에 발매한 신보까지 타이틀곡부터 수록곡 모두 직접 만드는 그가 음악을 처음 시작하게 된 이유에는 특별함이 있었다.

“사실 처음부터 음악에 관심이 있던 게 아니었어요. 원래 그림을 그렸거든요. 저희 부모님도 미술 쪽 관련 일을 하고 계셨었고. 그랬는데 제가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잘 부른다고 칭찬해주는 게 너무 듣기 좋았어요.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그림보다 음악으로 풀어내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곡을 쓰고 만들어 보기 시작했죠.”

부모님 앞에서 음악을 하고 싶다며 직접 노래를 불렀다던 제다이는 지난 2014년 자신의 이름으로 데뷔 앨범 ‘Jediii 1st Single’을 발매했다. 음악을 좋아했지만 앨범 발매라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을 터. 힘든 상황 속에서 발매한 그의 첫 앨범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있을까.

“제가 군대를 늦게 갔다 왔어요. 부대에서 뭘 하다가 왔냐고 물어보는데 뭘 했다고 말할 수가 없더라고요. 보여줄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그래서 전역하면 앨범을 꼭 내야겠다고 생각했죠. 전역하고 혼자 홈 스튜디오에서 작업해서 집에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제작하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가장 공들인 앨범이기도 하지만 아쉬움도 많은 앨범이죠. 애정은 가장 많이 가요. 제가 PBR&B라는 장르를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했거든요. 앨범 소개에도 그렇게 작성했어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미술을 하던 부모님의 재능을 물려받아 제다이도 남다른 실력을 갖고 있었다. 미술 쪽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아들이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한 번 해봐라’며 큰 반대를 하지 않았던 그의 부모님은 이번 앨범에 특히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앨범은 할머니 목소리도 들어가서 진짜 책임감 갖고 거의 1년 반 정도 준비를 한 앨범이에요. 그래도 막상 나오니까 저는 사실 아쉬운 점이 많아요. 아버지는 정말 좋아하셨어요. 앨범 들으시고 할머니가 다시 살아있는 기분이 든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제가 음악을 시작해서 가장 큰 만족감이 드는 앨범이에요. 일단 부모님께서 좋아해 주시니까 감사하죠.“

▲ 사진=HEM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을 포함해 ‘Boyhood’ 앨범은 총 5곡이 수록되어 있다. 곡 하나하나 직접 작업한 제다이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몇 번 트랙일까. 그는 고민 없이 “4번 트랙 ‘Blizzard’요”라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이번 앨범 타이틀 자체가 보이후드기 때문에 저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데 중점을 뒀어요. ‘Blizzard’가 눈보라라는 뜻이거든요. 추위가 있기 때문에 나는 따뜻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작업한 곡이에요. 사운드도 그렇고 어릴 때 눈싸움 했던 추억들을 바탕으로 곡을 쓰게 됐죠. 뒷부분에 Lawrence Yun 의 피아노 연주만 나오는데 잠시나마 듣는 분들이 갖고 있는 추억에 빠질 수 있게 안내하는 의도로 만들었어요.”

작사, 작곡, 편곡까지 모든 작업을 직접하며 좋은 음악을 위해 늘 노력하는 그는 노래로도 애정과 정성이 느껴진다.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다양한 색깔의 장르를 시도하고 알찬 트랙 리스트들을 담은 곡들에 제다이는 “실제 경험으로 쓴 곡도 있지만 픽션도 있다”며 솔직하게 밝혔다.

“혹시 제 노래 들으시고 경험담인줄 알았는데 직접 겪어보지 못했다는 걸 알면 실망하실까봐 좀 걱정이네요.(웃음) 곡을 쓸 때 영감은 여기저기서 많이 얻고 있어요. 영화에서 얻을 때도 있고 보통 실제 경험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긴 해요. 특히 순간적인 집중력, 쾌감으로 나온 곡들이 대중들이 듣기에도 직관적이라서 인기가 좀 있는 것 같아요.”

힘든 순간이 있지만 열정만큼은 식지 않는 제다이는 “이제까지 제 이야기를 했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해 말했다. 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해외 아티스트 위즈 칼리파, 드레이크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도 털어놓으며 미소 지었다. 아직 하고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제다이는 꼭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제다이(JEDIII)라고 하면 스타워즈 제다이(Jedi)를 많이 떠올리세요. 사실 제 본명 장경현의 옥빛 경자와 빛날 현에서 만든 예명이에요. 부모님이 지어준 뜻 그대로 발음이 다르더라도 이름을 정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래서 옥의 영어인 ‘jadeite’의 영어 발음을 줄여서 ‘jedi’라는 발음으로 만들었어요. 옥빛처럼 사람들에게 따스한 불빛이 되고 싶어요. 힘들 때 위로가 되고 더울 때 시원한 음악을 들려줄 수 있고 추울 때 따뜻한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사람들의 빈 공간을 채우고자 하는 뮤지션이 되고 싶습니다.”

흔히 음원 차트에 있는 아이돌들의 음악과 다르게 자신의 색깔과 이야기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 제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많은 이들의 마음에 ‘옥빛처럼 따스한 불빛’을 전할 그의 음악적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오서린기자 dgill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