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 칙피스 "저만이 할 수 있는 장르를 구축하고 싶어요"

기사 등록 2018-01-25 18:59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HEM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 이제 막 날기 시작한 가수 칙피스가 첫 앨범 ‘타이거마스크(Tigermask)’를 발매했다. 직접 쓰고 만든 곡으로 데뷔하게 된 칙피스와 만나 음악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를 나누기 시작할 때 어색하면서도 쑥스러워 한 칙피스의 모습은 봤을 때 랩을 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래퍼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고 입을 연 그는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털어놓았다.

“제가 어릴 때부터 래퍼가 꿈은 아니었어요. 종종 생각날 때마다 가사도 쓰고 녹음하는게 재밌더라고요. 그러다가 넉살의 ‘작은 것들의 신’이라는 앨범을 듣게 됐어요. 평소 생각했던 래퍼는 항상 유명세를 타고 멋진 모습이었는데 넉살은 평범하고 어떻게 보면 자기 삶의 주인공이 아닌 사람들을 위해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그걸 듣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넉살처럼 다른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어요. 처음으로 음악적 교류를 시작한 게 제다이 형이었죠. 제가 혼자 쓰고 녹음한 걸 들려드렸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어요.”

음악을 시작하기 전 칙피스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가장 잘하는 게 공부였고 그 외에 다른 걸 하고 싶다는 목표가 없던 그는 부모님에게 공부도 잘하고 착한 아들이었을 것이다. 그런 칙피스가 음악을 하고 싶다고 처음 말씀 드렸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할 수 있으면 해봐라’였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공부 쪽으로 많이 지원해주셨어요. 학교도 특목중, 특목고를 다녔었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캐나다에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다녀와서 따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영어가 어느 정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뭐가 되고 싶다는 꿈도 없었고 부모님도 그걸 알고 계셨어요. 하루하루 공부하고 자는 게 반복되다가 영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 처음으로 부모님께 ‘음악이 하고 싶다’ 말씀드리니까 할 수 있으면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대신 ‘지원은 많이 해주지 않을거니 알아서 해봐라’고 하셨어요.”

지난 23일 공개된 칙피스의 데뷔 앨범 ‘타이거마스크(Tigermask)’는 무심한 듯 뱉어낸 가사 속에 현재 그만의 음악에 대한 또렷한 가치관이 담겨 있는 앨범이다. 자신만의 색깔을 강하게 넣은 이번 앨범을 만들기 위해 칙피스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실 요즘 보면 힙합 관련 앨범이 좀 많잖아요. 그만큼 빠르게 음악 시장이 돌고 있어요. 그래서 제 첫 싱글인 만큼 그 사이에서도 묻히지 않았으면 해서 여태까지 연습한 랩 스타일이랑 좀 다르고 적당히 트렌드를 따라가되 저만이 가지고 있는 색깔을 넣었습니다.”

칙피스의 데뷔 앨범이자 타이틀곡인 ‘타이거마스크(Tigermask)’는 어떻게 만들게 된걸까. 곡을 만들게 된 이유를 묻자 그는 눈을 반짝이며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곡을 소개했다.

“원래 이 곡에 비트를 비트메이커 로렌스 윤씨가 본인 곡으로 사용하려 만드신 건데 저한테 들려주셨어요. 제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가사를 쓰고 짧게 녹음을 해서 들려드렸더니 그 분이랑 제가 생각했던 느낌이랑 곡에 가사 주제마저 비슷했었죠. 같이 진행하면 좋은 곡이 될 것 같다 해서 만들게 된 곡이에요.”

▲ 사진=HEM엔터테인먼트
평소에도 꾸준히 음악을 직접 만들고 있는 칙피스는 작사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먼저 비트는 만들지 않는다며 자신만의 방법을 설명했다. 비트를 적고 머릿속에 그려지는 걸 쓰는 편이라며 미소를 짓는 그에게도 음악은 항상 어려운 존재다.

“학교를 다니거나 직장을 다니는 분들은 내일의 계획이 예상이 가잖아요. 근데 저는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있을지 어떤 가사가 떠오를지 예상이 안돼요. 계속 그런 걸 생각하다보면 힘든 부분이 있죠. 가장 힘들 때는 돈이 없을 때인 것 같아요. 음악과 일을 병행하다보니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도 약해질 때도 있죠. 그래도 포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칙피스처럼 음악을 선택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달리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쉽지 않을 경쟁 속에서 힙합을 할 그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을까. 잠깐 고민하던 칙피스는 진중한 어조로 그의 음악적인 목표를 말했다.

“저는 음악적 목표보다 한국의 힙합씬에 길이 남을 명반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태생적으로 소유욕이랑 수집욕이 좀 강한 편이라서.(웃음) 저의 가장 큰 컬렉션은 저의 앨범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언젠가는 LP 버전 앨범을 액자에 걸고 싶습니다.”

칙피스는 앞으로 걸어갈 음악에 대한 길에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내딛었다. 시작부터 쉽게 이룰 수는 없겠지만 꾸준히 음악을 하며 가수로서, 래퍼로서 살아갈 그에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다. 그는 가장 작은 목표부터 칙피스라는 이름이 어떻게 알려졌으면 좋을지 솔직한 바람을 전했다.

“이번 싱글을 기점으로 칙피스만이 할 수 있는 칙피스만의 장르를 만들고 싶어요. 저만의 장르를 구축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제 페이스대로 꾸준히 가고 싶어요. 일단 내년에는 꼭 정규 앨범을 내는 게 목표에요. 제가 스스로 충분히 실력이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거든요. 또 나중에 제가 원하는 앨범 컬렉션에도 포함될 수 있는 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서린기자 dgill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