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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투깝스’ 조정석, 신뢰·믿음 입증한 천상 배우

기사 등록 2018-01-2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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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문화창고 제공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시원섭섭해요. 3개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요. 3개월이 1년 같았는데 끝나고 나니까 ‘금방 지나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우 조정석의 고군분투가 돋보인 드라마다. 개연성이 부족했다는 혹평 속에서 그는 또 하나의 ‘도전’을 끝마쳤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조정석을 만나 MBC 드라마 ‘투깝스’(극본 변상순, 연출 오현종)의 뒷이야기를 나눴다.

‘투깝스’는 뺀질한 사기꾼 영혼(공수창)이 무단침입한 정의감 있는 강력계 형사(차동탁)와 까칠 발칙한 여기자(송지안)가 펼치는 판타지 수사 로맨스 드라마다. 조정석은 극중 강력반 형사 차동탁과 그의 몸에 빙의된 사기꾼 공수창으로 1인2역을 소화했다.

“대본을 정말 재밌게 봤어요. 나오는 인물이 많은데 짜임새 있게 잘 짜여 있었죠. ‘빙의’라는 소재를 해봐서 많은 분들이 ‘또 하냐’고 할 수 있지만,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재미를 알았어요. 1인2역은 배우들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역할이죠.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투깝스’는 하나의 몸, 두 개의 영혼이 펼치는 고조 수사를 그렸다. 이제껏 보지 못한 신선하고 독특한 소재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기도. 9.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장면이 붕 뜬다거나 틀어진다는 느낌에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 사진=문화창고 제공
“저도 느낀 부분은 있어요. 전개가 조금 더뎠던 것 같아요. ‘빨리 나갔으면 좋지 않았을까, 공수창이 제 몸에 빙의됐다는 사실을 지안이 빨리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죠. 하지만 제작부분은 훌륭했어요. 팀워크도 훌륭해 잘 마칠 수 있었죠. 제작발표회 때 ‘시청률 10%를 넘으면 성공한 작품이다’라고 했지만 못 미쳤다고 해서 실패한 작품은 아니에요.”

강력계 형사로 분했던 조정석은 강도 높은 액션신으로 인해 촬영 중간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또 하루에 3시간 정도 밖에 수면을 취하지 못했기에 체력적으로도 지쳤을 법 하다. 하지만 조정석은 휴식보다 일을 택했다. 연극 ‘아마데우스’로 다시 관객 앞에 서는 것. 일을 향한 그의 열정은 ‘일중독’이란 단어가 절로 떠오른다.

“종방연 이후 며칠 쉬고 연극 연습실을 갔어요. 힘들 것 없이 충전되더라고요. 그런 현상을 겪으니 놀라웠죠. 무대라는 공간이 저에게는 친정, 고향 같은 존재에요. 지금은 쌩쌩해요. 오히려 몇 개월 쉰다면 아플 것 같았죠. 일중독일 수도 있어요. 어느 정도 쉬어야하는데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이 눈에 들어왔을 때 거절할 수 없더라고요.”

조정석은 2012년 개봉된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 역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찰진 대사처리와 표정연기는 그를 단숨에 ‘스타덤’으로 올렸다. 능청스러운 코미디의 정수를 보였기에 많은 이들은 조정석을 ‘애드리브의 대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애드리브가 아닌 각고한 노력을 통해 완성된 연기라고.

“제 연기 중에서 드라마가 제일 아쉬워요. 준비할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죠. 신에 맞게, 그 장면들이 전형적이지 않도록 그리기 위해 항상 노력을 해요. 상대배우도 저와 주고받은 이야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슛 들어가면 제가 보고 있던 신과 시퀀스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더라고요. 서로 주고받아 완성된 장면이에요.”

▲ 사진=문화창고 제공
‘투깝스’는 조정석의 열연이 뒷받침돼 빛을 발한 드라마다. 일각에서는 ‘조정석이 다했다’ ‘조정석의 하드캐리’라는 평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믿고 보는’ 타이틀, 대중들의 신뢰를 조정석도 실감했을까.

“실감하지 못했다면 거짓말이죠. 신인 시절, 뮤지컬 공연 당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았어요. ‘신뢰할 수 있는 배우,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답했죠. 이 대답에 부합되는 평이어서 기분 좋고,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부담이 될 수 있는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죠. 그 말을 들었다는 자체가 기분 좋은 일이에요.”

조정석은 연극 ‘아마데우스’와 영화 ‘마약왕’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의 올해 목표는 ‘변신’과 ‘새로운 도전’이라고 한다. 조정석은 “그 시작이 ‘아마데우스’여서 좋다”라고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공연은 한 명이 돋보여선 안 되는 작품이에요. 앙상블이 공연을 만들고, 핵심이라고 생각하죠.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배우와 호흡하더라도 ‘케미스트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는 건 배우로서 중요하지만, 우리 공연이 얼마만큼 좋은 공연인지 기대해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많은 분들에게 ‘걸작이 나왔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조정석이 올해 이루고픈 목표 ‘변신’과 ‘도전’. 그의 열정이 더욱 뜨겁게 느껴지는 이유, 끝이 아닌 늘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 때문이 않을까. 무한하게 변주될 조정석의 연기에 기대감과 궁금증이 모아진다.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