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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어린 의뢰인’, 이동휘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기사 등록 2019-05-2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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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동휘가 '어린 의뢰인'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화이브라더스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극한직업’, ‘응답하라 1988’ 등 매 작품마다 감초 역할로 대중들에게 큰 웃음을 줬던 배우 이동휘가 ‘어린 의뢰인’에서 변호사로 변신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연기를 펼친다.

‘어린 의뢰인’(장규성 감독)은 7살 친동생을 죽였다는 10살 소녀의 믿을 수 없는 자백을 소재로, 소녀가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변호사 정엽(이동휘)과 진실을 감추고 있는 엄마 지숙(유선) 그리고 자신을 돕겠다고 말하는 어른들을 의심하는 소녀 다빈(최명빈)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동휘는 그동안 유쾌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어왔다. 그런 그가 ‘어린 의뢰인’에서 변호사로 분해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예고했다.

“모든 연기는 다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특정 연기가 좋다고 단정짓지는 않아요. 하지만 앞으로 작품을 해 나감에 있어서 여러 가지 연기를 해보고 싶기는 해요. 이전에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KBS 단막극 ‘빨간 선생님’ 등 배우로서 끊임없이 도전을 하고 있어요. 50대가 됐을 때 이동휘는 좋은 배우였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그래서 저에게 주어진 것에 대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아직은 그 과정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영화 감상이 취미라는 이동휘. 쉬는 동안 영화를 보며 자신의 연기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참 좋다는 그는 천상 배우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저는 굉장히 심심한 사람이에요. 배우이긴 하지만 취미 생활이 영화 감상이에요. 항상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기 전에 설렘을 많이 느껴요.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게 너무 좋아요. 조금 다른 연기 외적인 부분에 취미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스스로는 굉장히 만족하는 취미 생활이에요. 그런 면에서 저는 조용하고 심심한 사람에 가까운 것 같아요. 배우가 되고 나서도 영화관을 자주 가요.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감탄과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해요.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아역 배우들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이동휘는 아이들의 해맑음과 순수함 속에서 자신의 초심을 꺼내볼 수 있었다.

“어렸을 때 영화 ‘반칙왕’을 보고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됐어요. 어떻게 자신의 인생처럼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초심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아역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는 신이 많았는데 아이들만이 뿜어내는 천진난만함, 순수한 그 감정들이 초심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던 계기를 줬어요. 과거 오디션을 기다리던 때, 프로필을 돌리던 마음 등 그런 설렘들을 다시 한번 되새겨봤어요.”

▲ 배우 이동휘가 '어린 의뢰인'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화이브라더스
이동휘가 정의하는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잠시 동안 생각에 잠긴 그가 내린 결론은 거창한 무엇보다는 사소한 것들이었다.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좋은 어른, 좋은 사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일단은 좋은 이웃이 되는 것이 좋은 사람이 되는 길인 것 같아요. 또 약속을 잘 지키는 어른이 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극 중 사소하게 햄버거하나도 같이 먹어주지 못한 그 약속이 굉장히 마음에 남았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서 작은 부분부터 차근차근 이뤄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이동휘는 가장 감명 깊은 장면으로 마지막 법정 신을 뽑았다. 바로 마지막까지 잘못을 뉘우치지 못한 계모가 피해 아동을 협박하는 장면이다. 그는 촬영 당시 느꼈던 분노는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의 분노는 진심으로 참지 못할 정도였어요. 어떤 사명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아이가 세상을 등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만든 사람의 책임감으로서 유일하게 사과할 수 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또 그러면서 감정선은 적당하게 지키려고 했어요. 그 부분이 어려웠죠.”

어릴 적 유선의 연기를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워온 이동휘. 둘은 ‘어린 의뢰인’을 통해 처음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함께 촬영 하던 매 순간이 ‘배움의 현장’이었다는 이동휘는 유선의 명품 연기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선배님의 연기를 어렸을 때부터 봐와서 항상 존경하던 분이었어요. 이번에 함께 촬영하면서 날이 서있는 눈빛, 카리스마, 요령에 대해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또 극 중 큰 중심을 잡아주셨기 때문에 영화가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돼요. 누구나 선한 역학을 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유선 선배님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 게다가 아동학대를 하는 계모 역할을 누가하고 싶겠어요. 또 유선 선배님은 아동학대 홍보대사를 하고 계세요. 실제 아이를 둔 엄마이기도 한데 그렇게 열연을 펼쳤다는 점에 대해서 대단하고 생각됐어요. 선배님의 연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했습니다. ‘어린 의뢰인’ 촬영 현장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움의 현장이었던 것 같아요.”

▲ 배우 이동휘가 '어린 의뢰인' 인터뷰 사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화이브라더스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아동학대’. 이동휘는 영화를 보고 대중들이 이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랐다.

“아동학대는 절대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이기 때문에 사실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어요.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도 아동 학대에 대한 기사를 봤어요. 이런 일들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는 상황이 정말 참담해요. 시사회에 초대했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어요. 아이가 있는 친구인데 본인의 훈육 방식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대요. 그 이야기를 듣고 뭉클했어요.”

다소 늦은 나이로 스크린 데뷔를 한 배우 이동휘는 그만큼 더욱 열정을 가지고 연기에 임했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매 작품을 대했기 때문일까. 이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대중들에게 인정받은 그는 여느 베테랑 배우만큼 엄청난 기량을 발휘했다.

“인생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극한직업’이 그렇게 큰 사랑을 받을지 몰랐던 것처럼요. 그런 일들을 경험해 보고나니까 인생의 계획을 잘 안 세우게 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예기치도 못한 일들이 더 잘 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부분에서 평상시에 잘 행동을 하고 다니는 것이 중요하겠구나라는 점을 많이 깨달았어요. 도전이라는 틀을 깨는 노력은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준비하면서 액션 공부를 한다든지, 감정 공부를 한다든지 즐거운 일이죠. 또 그런 부분들이 확장되면 희열까지 느낄 수 있어요. 그런 분야에 대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예정이에요.”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