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송가인-정미애-홍자-김나희-정다경에게 '미스트롯'이란?

기사 등록 2019-05-21 12:26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왼쪽부터 김나희, 정다경, 정미애, 홍자, 송가인이 인터뷰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사진 박관희 기자

[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TV조선 '미스트롯', 트로트란 장르의 부흥과 좀처럼 무대를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경쟁의 장이었다. '어른들의 프로듀스'란 수식어를 얻으며 이렇게 화제가 될 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승자 송가인을 비롯해 정미애, 홍자, 김나희, 정나경 역시 마찬가지다.

'미스트롯' 마지막회는 평균 시청률 18.1%(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까지 치솟으며 동시간대를 종횡무진 독주했다.

최근 본지는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미스트롯' 5인방 송가인, 정미애, 홍자, 김나희, 정나경을 만났다. 갑자기 늘어난 스케줄 덕분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미소를 잃지 않으며 누군가에게는 처음인,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마지막인 이 기회를 즐기고 있었다. '미스트롯'이 종영한지 얼마되지 않아, 이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방송과 실시간 반응으로만 알았던 인기를 이제서야 슬슬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이제 밖에 나가면 조금씩 알아봐주세요. 기분이 너무 좋아요. 어머니, 아버지들이 잠깐만 스쳐도 알아봐주시는게 얼떨떨하네요."(송가인)

"팬클럽도 생겼어요. 가인이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지만 400명 가까이 됐어요. 또 식당 같은데 가면 알아봐주시고, 얼마 전에는 대게 식당에서 한마리를 서비스로 주셨어요. 소소한 부분에서 실감하고 있습니다."(정미애)

"'아이돌 라디오' 다같이 갔을 때 대포 카메라 들고 오셔서 카메라 렌즈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대포 카메라에 얼굴을 담는 날이 오는구나 실감했어요."(정나경)

"저희가 어머니들에게 인기가 많더라고요. 댓글을 보면 '애가 둘인데' '애가 셋인데' 부터 시작해서 저희한테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요."(정미애)

"70대 할아버지가 인스타그램 가입하셔서 좋아요를 눌러주셨더라고요. 고등학생들도 메시지도 오고요. 다양하게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송가인)

"장르가 구수하고 서민들의 음악이다보니 중장년층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홍자)

서바이벌이란 프로그램 구도는 이미 대중에게 익숙했다.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우후죽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생겨났다. 아이돌들 역시 서바이벌 방송을 통해 살아남은 연습생이 데뷔하고 있다. 경쟁구도와 되풀이되는 플롯은 시청자들에게 외면받으며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엠넷 '프로듀스101'만이 인기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미스트롯'이 소비하는 리스너들이 한정적인 트로트를 내세워 소위 '대박'을 터뜨린 것. 5인방에게 '미스트롯'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물었다.

"모두 몇년씩 무명생활을 했고, 말하지 않아도 그 간의 힘들었던걸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으쌰으쌰했던 것 같아요. 경쟁보다는 동료애가 더 강했어요. 그런 점을 공감해주시고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김나희)

지난 5월 4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미스트롯' 효콘서트가 개최됐다. 이들 모두 큰 콘서트장에서 공연했던 점은 처음이라며 남다른 소회를 쏟아냈다.

"큰 경기장이 매진되니 신기했어요. 저희가 무대에 등장하니 '우와'하는데 그 소리가 메아리쳐서 휘감더라고요. 울컥하면서 사랑과 응원에 보답하는 무대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했어요. 또 오디션은 노래를 하는데 평가를 받아야 하니까 떨리는 마음으로 했는데 콘서트는 공연이니 우리를 보러 와준 팬들 앞이라 조금 더 내려놓고 많은걸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송가인)

"저는 반대로 조금 부담이 됐어요. 다들 돈을 지불하고 오신거잖아요. 비싼 돈 내고 오신만큼 조금 더 완성된 무대를 보여줘야겠다는 그런 부담이 있었어요."

"그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노래한 건 처음이었어요. 방송 나갔을 때는 시청자 반응을 보고 알았는데 실제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와주시니 정말 감사했어요. 엄청 집중해서 저희 무대를 관람하시더라고요. 이게 또 좋은 영향으로 제게 온 것 같아요."(홍자)

"혼자서 무대를 하다가 함께 하는 무대를 하니, 경연 때 못지 않게 떨렸어요. 방송 때 비쳐지는 것보다 제 실력을 조금 더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앞으로 더 많은 콘서트를 다니면서 보여드리려 합니다."(정다경)

▲ 송가인과 홍자가 인터뷰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사진 박관희 기자

'미스트롯'에서 가장 이슈가 됐던 화는 '일대일 데스매치' 아닐까. 사실상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둘의 만남, 그리고 한 명은 떨어져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죽음의 조'로 불리며 시선을 모았다. 송가인과 홍자는 이 자리에서 경쟁에 생각과 뒷이야기를 전했다.

"언니를 뽑았을 때 상황이, 처음으로 뽑을 기회를 받았는데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진행됐어요. 너무 어린 고등학생을 뽑자니 마음에 걸리고, 언니들을 뽑자니 너무 선배고, 그 중 홍자언니와 가장 친했거든요. 함께 정통 트로트를 하고 예선 때 올 하트를 받았고 생각나는 사람이 언니 밖에 없었어요. 언니는 제가 뽑았을 때 마음이 언짢은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방송 후 언니가 먼저 연락을 줬어요. 언니가 '서로 다가와주길 바란 것 같다'라고 말해줬죠. 지금은 둘도 없는 친한 사이입니다. 서로 윈윈할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어요."

"처음에 서운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진짜 친해요. 저희는 정말 사이가 좋은데 팬들끼리 서로 싸우셔서 그건 저희 숙제죠. 전 가인이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성장을 할 수 있었어요."

'미스트롯'은 3개월 만에 5인방의 많은 것을 바꿔놨다. 노래 부를 무대 하나 찾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다. 찾는 이들이 많아진만큼 책임감, 기대감, 부담감이 눈빛에 얽혀있었다.

"마음과 행동가짐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전에는 노래 잘하고 오자란 단순한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보는 눈이 많이 때문에 언행에 신경 쓰고 있어요. 스케줄도 많아지고 힘들지만, 행복한 힘듦입니다."(송가인)

"무대를 개그에서 노래로 서게 된 것이 가장 달라진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노래하는 걸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서, 노래로 보여드리고 싶은 기대감이 있어요."(김나희)

"노래 하나로 울고 웃게 만들 수 있는 걸 보면서 책임감이 생겼어요.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을 가지면서 앞으로 계속 활동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어요."

"방송이 끝나면 우리가 잊혀지지 않을까, 이 인기가 언제까지 지속될까란 고민을 해요.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려면 저희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야겠죠. 현실은 녹록치 않으니까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트로트 시장을 올려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침체된다면 너무 허무하고 마음 아플 것 같아요. '미스터트롯'이 인기를 이어가서 아이돌처럼 트로트도 많은 사랑 받았으면 좋겠어요."(송가인)

송가인은 '미스트롯' 진으로 선발되며 상금 3000만원과 조영수의 신곡을 부를 수 있게 됐다.

"얼마 전에 세금 제하고 들어왔더라고요. 전액 어머니 통장으로 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뒷바라지 해주신 것이 비하면 모자라요. 부상으로 받은 안마의자도 바로 직통으로 어머니께 갔습니다.하하"(송가인)

"최근 조영수 작곡가님께 '찍어'란 곡을 받아 녹음했어요. 세미트로트긴 하지만 제 색깔로 진하게 구수한 맛을 냈으니 기대해주세요. 녹음이 네시간 만에 끝났어요. 너무 친절하게 설명을 잘해주셔서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송가인)

▲ 정미애, 김나희, 정다경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사진 박관희 기자

'미스트롯'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 '미스터트롯'이 론칭을 준비 중이다. '남자 송가인', '제2의 정미애'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조언 한 마디씩 부탁했다.

"옛날 노래부터 현재까지 공부를 많이 하고 나왔으면 좋겠어요. 노래 좀 하니까 나가봐야지란 생각은 하지 말고요. 제발 진지하게 임했으면 해요. 나와보니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까불지 말고 했으면 좋겠어요. 신중하게 열심히 해야 심사위원도 신중하게 평가해주실테니까요."(송가인)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잡는게 좋을 것 같네요. 노래가 됐든 성향이 됐든 확실한게 있어야 무대에서 돋보이거든요."(정미애)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야 많은 분들이 더 보고싶고 찾고싶어하지 않을까요?"(김나희)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미스트롯'은 어떤 의미일까.

"저에게 '미스트롯'은 첫 번째 기회입니다. 너무나 값진 기회를 주셨어요. 하늘이 주신 선물 같아요."(정미애)

"전 '미스트롯'이 마지막 기회였어요. 세 아이를 둔 엄마이기 때문에 출연 자체가 어려웠고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제가 너무 잘 알기 때문이죠.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정미애)

"인생의 터닝포인트입니다. 똑같은 방송이라 해도 전혀 다른 분야니까요. 제가 노래 할 수 있는 발판이 됐어요."(김나희)

"저에게 '미스트롯'은 새 삶이네요. 모든게 다 바꼈고 꿈처럼 다른 삶을 살고 있어요. '미스트롯' 전의 삶도 잊지 않고 앞으로도 잘 융화되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홍자)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어요. 앞으로도 계기를 통해 더 보여주고 싶어요."(정나경)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주어진다고 한다. 아무리 많은 기회들이 스쳤어도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또 한 번의 실패에 지나지 않는다. 5인방이 지금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이유는, 흔들리지 않고 내공을 쌓았기 때문이다. '미스트롯'을 끝낸 지금 이들은 또 다른 시작점에 섰다. 단거리 선수가 아닌 장거리 선수로 오래도록 노래를 불러주길 바란다.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