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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김윤석 첫 연출작 ‘미성년’,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다

기사 등록 2019-04-0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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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박스
[이슈데일리 김혜린기자]김윤석이 이토록 섬세한 사람이었던가. ‘미성년’은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완벽한 작품이었다.

‘미성년’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불륜’. 수많은 영화 속 소재로 등장했다. 하지만 ‘미성년’에서는 조금은 독특하게 불륜에 접근했다. ‘어른스러움’을 찾을 수 없는 세 명의 ‘성년’과 ‘아이스러움’을 뛰어 넘는 두 명의 ‘미성년’의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신선하고도 기발했다.

영화는 주리(김혜준)가 아빠의 불륜 현장을 훔쳐보면서 시작된다. 주리는 엄마가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사실을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한다. 그렇게 주리의 고군분투 노력으로 스토리는 진행된다.

하지만 주리의 동창이자 불륜녀 미희(소진)의 딸 윤아(박세진)는 모두에게 이 사실을 알리게 되고 사건은 극으로 치닫게 된다. 깊어지는 갈등 속 미희와 대원(김윤석)의 아들은 태어나고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김윤석은 상황을 회피하려는 어른들과는 다르게 힘들더라도 계속해서 마주쳐 상황을 해결하려는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진정한 ‘성년’과 ‘미성년’의 의미를 곱씹어보는 화두를 던졌다.

화려하고 기교부리는 촬영법을 구사할 줄 몰랐던 김윤석의 가장 큰 무기는 배우들의 감정선을 잘 표현하는 것 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캐스팅에 큰 열정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염정아와 김소진. 둘은 대원을 둘러싼 두 여인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두 사람은 단순히 대원의 부인, 불륜녀가 아닌 영주라는 여자, 미희리는 사람을 연기했다. 염정아와 김소진은 지금까지 쌓아온 연기 내공을 ‘미성년’에서 모두 다 터트렸다.

이어 충무로에 신선한 마스크가 등장했다. 500:1의 경쟁률을 뚫은 두 신예 배우. 바로 김혜준과 박세진이다. 영화 스토리상 주리와 세진의 역할이 막중했던 만큼 김 감독에게 캐스팅은 엄청난 고민이 됐을 터. 그런 그에게 김혜준과 박세진은 반가운 단비 같은 존재였다. 이 둘은 신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여느 배우들보다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영화 속에 녹아들었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영화 ‘미성년’.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영화이기에 이 영화는 ‘자극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각 캐릭터의 입장에서 차근차근 사건에 접근해 나가는 것 만으로도 ‘미성년’은 상영 96분 동안 관객들을 빨아들인다.

대한민국 최고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 욕망을 부추긴 ‘미성년’은 4월 영화계에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오는 11일 개봉.

김혜린기자 gpfls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