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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으로 감성터뜨리기]'남과 여' 감성행 20, '장기하와 얼굴들' 편

기사 등록 2016-08-16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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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 성찬얼 기자] '남과 여-감성행'은 인디음악 곡들을 남과 여의 관계를 통해 추천하고자 한다. 화려한 대중음악과는 다른 매력으로 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명곡들을 이야기와 함께 접해본다. <편집자주>

이번 스무 번째 편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명곡들을 집중탐구하고자 한다.

# '그러게 왜 그랬어'

그여자의 감상-6월에 발매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역대급 앨범'이라고 할 수 있는 4집 앨범의 수록곡이지. 'ㅋ' 다음으로 가장 많이 들었는 것 같아. 처음에 듣고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소리를 확 지르는 부분 처음에는 적응 안되더니 은근 중독되더라. 말하는 듯이 노래하는 장기하의 묘한 매력이 좋아.

그남자의 감상-맞아, 말하는 듯한 장기하만의 독특한 감성이 담긴 곡이지. 사실 앨범을 내면서 점점 데뷔 초의 느낌이 많이 사라지는구나 내심 아쉬웠는데 이 노래를 듣고 엄청 좋아했었어. 그때의 장기하와 지금의 장기하가 조우한 듯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4집이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테마잖아, 그 중에서도 가장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노래라고 생각해.

# '새해복'

그여자의 감상- 너가 타이틀곡을 추천해 줄 줄이야? 유쾌발랄한 장기하의 얼굴들의 대표적인 곡인 것 같아. 난 사실 이 노래 바로 나왔을 때 안 들어봤었거든. 내년 새해에는 꼭 이 노래 들으면서 새해를 시작해야지. 유쾌하고 좋네.

그남자의 감상- 사실 이 노래를 추천했던 건 음악도 좋지만 뮤직비디오가 어마어마하게 좋아서야. 잘 찍었냐고? 아니, 완전히 총체적인 난국이다 싶을 정도로 조촐한 뮤직비디오지만 음악이랑 정말 잘 맞고, 그 자체로도 무척 재밌어. '그렇고 그런 사이'만큼 독창적인 뮤직비디오니까 꼭 한 번 챙겨봐.

# '그 때 그 노래'

그여자의 감상-잔잔한 멜로디에도 어울리는 장기하의 목소리. 아기자기한 가사가 좋아. 특히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라는 이 부분을 가장 좋아해. 요새 자장가로 자주 듣는 곡. 가끔 이 노래를 듣다가 '새벽감성'이 와르르 터져버리기도 해.

그남자의 감상-네가 말한 그 가사 때문에 나도 모르게 언제나 덮어둔 곡이었어.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는 곡이니까, 그냥 듣다가도 때로는 감당하기 힘든 순간이 오곤 하더라고. 언젠가는 내게 이 노래가 '그 때 그 노래'처럼 남는 시간이 올 때까지, 고이고이 묻어두고 싶어. 밤들을 생각나게 하는 곡을 밤들이 쏟아지는 날 듣고 싶어.

# '뭘 그렇게 놀래'

그여자의 감상-이 옛스러운 도입부는 뭐지? 옛날 사운드가 매력적인 곡이야. 옛날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취향저격'을 당했지. '싸구려 커피'를 들었을 때만큼 좋았던 곡 중 하나.

그남자의 감상-진짜 재밌는 노래야. 가사 자체는 무척 비정한데 장기하가 부르는 창법에서는 약간 삼류 불량배 같은 느낌도 들고, 정말로 이 사람이 냉정하고 매정한 사람일까 싶을 정도로 덤벙대는 느낌도 있고. 가끔 살면서 '나쁜 사람'이길 바라기도 하지만, 어쩌면 이 노래처럼 우리의 '나쁨'은 우리가 상상하는 거랑 다른게 아닐까?

# '오늘도 무사히'

그여자의 감상-이 곡이 벌써 2009년도 노래네. 지금이나 예전이나 장기하와 얼굴들은 초심을 잃지 않는 밴드 중 하나인 것 같아. 누가 들어도 딱 '장기하와 얼굴들'스러운 곡. 아, 이제 여름 휴가도 끝났는데.. 출근송으로 '오늘도 무사히'를 들어야겠다.

그남자의 감상-진짜 벌써 7년 전 노래네. 그래도 이때의 장기하와 얼굴들을 워낙 좋아해서 아직도 가끔 나도 모르게 흥얼거린다? 힘들 때 유독 생각나는 후렴구이기도 하고. 막상 이 노래 전체를 들어보면 그렇게 단순한 곡은 아닌데도 말야. 좀 더 심리적인 긴장감이 있다고 할까? 그래도 '오늘도 무사히' 넘어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