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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대립군’ 이솜 “그저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기사 등록 2017-06-1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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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크고 작은 배역을 가리지 않고 총 17편에 참여한 이솜은 매번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31일 개봉한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에서 오직 광해만 보필하는, 광해밖에 모르는 ‘광해바라기‘ 덕이로 분했다. 극 중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 않았음에도 이는 그가 그동안 쌓아왔던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더해 어엿한 배우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였다.

“첫 사극이라 제 연기에 점수를 줄 수는 없어요. 100% 만족스러운 것이 어디 있겠어요. 항상 아쉽죠. 어떻게 보실지 가장 궁금해요. 제가 매기는 점수보다는 대중들의 평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저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노력하는 것만 비춰진다면 그보다 더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대립군’은 임진왜란 당시 '파천(播遷)'한 아버지 선조를 대신해 '분조(分朝)'를 이끌게 된 광해군과 생계를 위해 남의 군역을 대신 치르던 대립군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정윤철 감독은 극의 리얼리티를 더하기 위해 대립군과 분조 행렬이 만나 함께 움직이고 적과 맞서야 하는 상황을 로드무비 형태로 담아 배우와 제작진들의 노력이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도록 했다.

"영화를 본 지인들이 하나같이 다 정말 고생 많았다고 얘기해줬어요. 고생 많이 했던 것이 느껴졌나 봐요. 저는 봤을 때 '저기 어떤 산이네'하고 봤어요. '저때 정말 추웠지' '힘들었지' 하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었죠. 그런데 저희가 촬영하면서 고생했던 것이 관객에게도 느껴질지는 몰랐어요. 한편으로는 뿌듯했죠. 고생을 정말 했구나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솜이 맡은 덕이는 임진왜란으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라를 이끌게 된 어린 광해를 전적으로 보필한다. 이를 일각의 시선에서는 '연인같다'는 평이 있었다. 그러나 이솜은 이를 부인하며 정윤철 감독과 많은 고민 끝에 나왔던 덕이 캐릭터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덕이는 어렸을 적부터 광해를 봐왔던 인물이에요. 연인이나 사랑 관계가 아니라 누나 같거나 친구 같거나 혹은 엄마 같은 인물이죠. 그런데 저는 한 사람만 바라기처럼 사랑 해본적도 없고 누굴 보필해본 적도 없어서 어떻게 하면 그런 느낌이 나올까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광해바라기의 느낌을 담으려고 했죠. 그렇다고 연인의 관계로 보시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건 아니에요. 일단 엄마로서 혹은 친구로서의 감정 또한 사랑이 바탕으로 돼 있어야 하니까요. 영화 전체적인 흐름상 감독님이 선택하신 것이기 때문에 전 만족스러워요.“

▲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본업 모델이 아닌 배우로서 처음 시작한 작품은 2010년 영화 ‘맛있는 인생’이었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푸른 소금’ 드라마 ‘유령’ 등 다수의 작품에서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연기의 틀을 쌓아왔으며 마침내 ‘마담 뺑덕’으로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선사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사랑스러운 웃음을 지우고 집착에 사로잡힌 인물을 표현했기 때문. 한번 강한 이미지를 남기면 비슷한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솜은 180도 다른 캐릭터들에 도전하고 있다.

“‘마담 뺑덕’을 하고 나서 더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 캐릭터가 워낙 강해서 실제로 저와 만나지 않았던 분들이 저를 그 이미지로 생각하시더라고요. 또 한 작품이 잘되면 비슷한 역말만 들어오는 게 있거든요. 그것 또한 제가 차갑거나 어둡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밝은 것도 해보고 싶고 엉뚱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 캐릭터를 우선으로 봐요.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독립영화를 많이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요. 독립영화의 캐릭터들이 더 다양하거든요.”

많은 연예인들이 배우에 도전하고 있다. 아이돌은 당연하거니와 모델, 개그맨 역시 배우를 시도하며 스스로의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이솜이 생각하기에 스스로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아직 배울게 많다는 점인 것 같아요. 제 자신을 봤을 때, 일단 아직 갈 길이 멀고 배울게 많고 해야 할 캐릭터가 많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그런 생각이 있다는 게 전 되게 감사해요. 그런 생각조차도 들지 않을 때가 있지 않을까요. 배우로서의 정체성이 확립됐다고 말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사람들마다 느끼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요.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하거나 그렇다고 해도 대중들이 그렇게 느끼는 게 중요하니까요.”

▲ 사진=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올해 28살인 그는 10년 뒤, 38살의 멋진 여성을 꿈꾸고 있었다. 여배우로서의 바라는 모습 또한 정신적으로 성숙한 인물을 그리고 있었으며 이는 현재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너무 변하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항상 고민하고 더 나아가야한다는 그런 생각들을 했으면 좋겠고요. 10년 뒤엔 여성미가 있고 우아한 분위기가 풍겼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사실 지금 먼 시간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10년은 금방 갈 것 같아요.(웃음)”

김지영기자 b33151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