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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희의 팔도유람기]해외 공연편 "최고의 스승은 나 자신이다. "- 11

기사 등록 2016-07-0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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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 별난 트로트가수를 만났다. 172cm의 큰 키와 서구적인 외모, 우월한 몸매를 갖춘 장태희다. 그는 지난 2010년 EP 앨범 'Modern Trot' 으로 데뷔해 어느 덧 6년차 트로트가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장태희는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국팔도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는 장태희. 재치있게 풀어낸 장태희의 팔도유람기들을 혼자 듣기엔 아쉬워 시리즈로 이슈데일리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편집자주>

‘트로트계의 이하늬' 장태희의 열한 번째 이야기. 이번 편은 일본으로 향하는 크루즈, 중국 청도 호텔에서의 공연과 전통국악과 전통가요, 그리고 엔카에 대한 그의 이야기다.

이하 장태희 원글

수많은 공연 중 팔도유람에 더욱더 사명이 짙어지는 공연이 타국에서 전통가요를 부르게 되는 해외공연이다. 방송에서 가게 된 일본으로 가는 선상에서의 크루즈공연과 중국 청도 호텔에서의 공연. 전통국악과 전통가요, 엔카의 이야기들이다.

2박3일 일본 오사카크루즈 공연. 흔들리는 배 위에서 본의 아니게 호랑나비 춤을 추며 노래하게 되었다. 전통가요와 신나는 트롯, 거기에 일본크루즈를 더 돋보일 엔카를 열창했고 크루즈 관객들은 열광했다.

오사카 시구레 大阪しぐれ

오사카에 내리는 가랑비. 그 노래 그 가사 딱 맞은 선물이었다. 카랑카랑한 보이스가 국악풍의 가요도 힘이 있지만 엔카의 첫 소절에 허스키하게 흐느끼는 감성에 매니아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아 온몸이 뜨거워졌다.

관객의 기를 받는 순간이었다! 그 순간은 내가 무대에서 오롯이 미치게 돼 그들과 하나되는 찰나이다.

실제로 국악 경기민요를 사사받던 시절 美空ひばり(미소라히바리)의 영상을 보며 밤을 새우기시작하며 새벽이 파란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 다닐때도 공부를 하며 밤을 새지 않았다.

특히나 인생 외길(人生一路), 흐르는강물처럼은(川の流れのように) 나의 엔카 18번이기도 했다. 마을에서 키가 크고 인물이 좋기로 소문이 난 외할아버지의 사진이 유명사진관에 한참 걸려있기도 했는데 멋쟁이 할아버지를 뵈러 시골에 갔을 적 흐르는 영동강가에서 청년시절에 좋아하셨던 일본노래가 있다며 바로 흐르는 강물처럼을 처음 들려주셨다. 내 어찌 잊으랴. 곧장 나의 애창곡이 된 사연이다.

중국 청도 공연. 선후배님들과 아주 즐겁고 유쾌한 시간들. 장태희, 맏며느리포스와 막내며느리의 애교로 쏟아지는 쌈지돈. 어르신들 팁으로 대추정과 전원 22명 스텝들까지 쏘는 큰손을 증명해보였다.

중국 사람들은 붉은색과 황금색을 좋아한다는 얘기를 참고해서 황금색 드레스와 차이나풍의 드레스를 준비해 더욱더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실제로 중국은 등려군의 월양대표아적심이 애창곡이고 그 예쁜 가사 사랑의 세레나데에 온 마음을 뺏긴 적이 있었다. 각 나라마다 떠올리면 연상되는 국가를 대표하는 국민가수가 있다.

흘러간 옛 노래 전통가요 그 뿌리를 공부하고 있다. 햐~이거 왠지 무협지에 나오는 무슨 고수의 비법책 같네~ 그 가사하나하나가 가슴을 파고든다.

20대, 나는 국악스승님과 함께 하며 팔도강산 명산대찰을 다니며 여름엔 폭포에서 겨울엔 따듯한 아랫목에서 목청을 틔우고 자연의 가르침을 받았다. 스승은 내게 공부 전 항상 108배를 하라하셨지....지금 가요에 와서 다시 뿌리를 밟고 있다.

국악의 발성과는 정반대로 아주 작은 소리로 가슴소리 두성, 쥐어짜 목을 비트는 소리... 눈이 빠질 것 같고 하품이 난다. 흐느끼는 소리.... 조금만 방 안에서 흐느껴 우는 소리... 슬픈 소리....한이 서려있는... 그 소리가 우리 소리고 그 소리가 엔카의 시초라고 스승은 얘기한다.

동서남북 선생님들 사이에서 신통방통 소리 듣고 말로는 못 당하겠다고 그들과 친구가 되어 매일 40년 전 에피소드 듣고 사니 가버린 청춘 앞에 지금 내 청춘이 무색하다.

귀한 씨디를 선물 받았다. 우리만의 정서가 담긴 전통가요. 한평생 그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오셨다. 한과 애조가 소리에 알알이 배어나온다.

앞서 한 시대를 풍미한 선생님들처럼 나만의 음색과 감성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가수가 될 것이다. 서민들의 애환과 정서, 그리고 한국인의 깊은 한을 표현할 줄 아는 희노애락이 다 담긴 노래를 하고 싶다.

아주 작은 바늘구멍을 통과하듯 가늘며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지하에서 솟구치는 솟아 끌어오르는, 오래된 고목처럼 굵고 깊게. 가슴의 사랑을 품고 아이의 순수함을, 때론 여인의 농염함을, 때론 사무라이같은 칼날을 3분의 노래 속에 영화 같은 10가지의 인물을 표현할 것이다.

최고의 스승은 나 자신이다.

해골물을 먹고 난 후의 깨달음처럼 나의 소리를 끊임없이 단련할 것이다. 자부심을 갖자 태희야. 뜨거운 노력의 땀방울 없인 어떠한 결과도 없다.

가슴에 뜨거운 불씨는 꺼지면 안 된다. 내 불씨를 다른 불에 붙여준다 한들 처음 불씨가 꺼지는 것은 아니다. 아낌없이 사랑해. 내 불씨는 꺼지지 않는 정열의 불꽃이다.

슬플 땐 지금의 마음 같은 노랠 불러 더 큰 슬픔에 빠져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기쁠 땐 더한 노래 불러 더 큰 기쁨에 빠지는 것이 더운 날 더 뜨거운 삼계탕 먹는거와 같습니다.

맞은 데 또 맞으면 아프지만 더 단단해질 겁니다. 노래는 어떤 병원의 의사선생님보다, 치료상담사보다 더 빨리 찾아와 낫게 해주는 만병통치약입니다.

내 소리를 내가 듣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로세ㅡ노래의 힘.

전통국악, 전통가요, 엔카. 매일 4시간씩 슬프고 애절하고 혼을 울리는 정서과 가삿말에 빠져 지내고 있다. 무게감 있는 가수로 성장하고 싶다. 그저 내 목소리로 내 얘기 들어보세요, 울고 웃는 게 노래인가보다.

그것은 계산 하는 공식과 기교도 무색할 가슴과 영혼의 울림인가보다. 기술자가 아니다. 예술가다. 신호등 저 너머 부른 소리, 귓속말 속닥 소리, 얘기하는 소리, 누군가 그리워 보고 싶다. 흐느껴 우는 슬픈 소리.

엔카는 저기 바로 앞 촛불이 꺼지지 않게, 터뜨리지 않고 끌어안고 비트는 소리. 엥엥엥 어린 시절 애교피던 코멩멩소리 등등.

노래에는 내 살아온 역사가 있다. 부모, 형제, 사랑, 꿈, 미래, 과거, 희망, 추억 그리고 한이 서려있드라. 삭히고 삭힌 소리. 그 노래의 배경. 사연들도 알아가며 진짜 가수가 되기 위해 눈물 쏟고 있다. 유행도 무색할 만큼 진실한 노래로 대중을 끌고 가는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달을 찍어 사진을 올려요. 서울의 달, 부산의 달, 거문도의 달... 사람들은 다 다른데 찍힌 달은 딱 하나야. 저리 예쁜 달을 두고 혼자 잠들기 미안한 밤이네.

어찌하다보니 안숙선명창의 인생토크, 이미자 선생님의 인생토크 보게 되었어요. 전통국악과 전통가요의 양대 산맥의 출발점과 현재점을 보며 큰 공부가 되었어요. 나의 소리를, 나의 목소리를 더 사랑하여 갈고닦자. 진짜 노래를 대중에게 들려주자.

가장 장태희다운 나를 대중에게 선물하자. 태우고 태워 빛으로 고단하고 가련한 삶을 비춰주고 태워 세상의 바람을 타고 그들에게 아름다운 향으로 가슴을 적시고 누구나 있다는 가슴속 숨은 그 종을 울려주는 가수가 되고자 조용한 다짐하는 까만 밤입니다.

저 언덕 위에서 날 비추더니 창밖을 보니 이렇게 날 바라보고 있네. 날 지켜주고 영원히 내 곁에 있는 저 달은 아마도 벗인 양 님인 양 부모님인양 그런가보다.

56년 소리인생 안숙선 명창의 감동메모, 국악계 거목스승님의 가르침, 대중이 알아줄 때 일반관중 속에는 천층만층이 있다. 한명의 관객의 반응도 소홀히 하지마라. 차원 높은 예술인이 되려면 품위를 잘 지켜야 한다.

소리꾼은 소리로 승부를 해야지. 관객에게 구걸하거나 잘 보이려 애쓰거나 다른 것을 하지마라. 그것은 나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스승의 임종직전 자필로 쓴 편지글에 큰 감흥이 느껴졌다. 안숙선 명창은 31살 생계형에서 진정한 소리꾼의 길로 들어서며 자신을 돌아보며 노력하며 공부했다 한다. 끝없는 집념과 열정으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순간 득음의 경지인 것이다.

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눈을 멀게 한 영화 서편제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눈을 뜨고 있지만 눈을 감아야 할까. 내 소리에 귀를 기울여 내 가슴이 하는 소리를 들어야하겠다, 프로를 보며 난 생각했다. 수련의 그 기막힌 추억의 과정을 기억해라!!!

국민가수 55주년 이미자 선생님 토크쇼. 꾸밈이 많으면 안 된다. 이미자의 노래는 왜 심금을 울리나? 사회자의 질문에 기쁜 가사는 관객에게 기쁨을 전달하고 슬픈 가사는 관객에게 슬픔을 전달해야한다. 그건 이 바로 전통가요다.

잘 전달하려면 발음이 정확해야 한다. 가사를 진심으로 전달해라. 요즘가수들은 슬픈 노래를 웃으며 부르기도 하더라. 그것은 가짜이다.

은퇴는 사람들이 찾지 않는 순간이 은퇴라는 선생님의 대답은 사랑을 주었던 대중이 더 이상의 사랑을 주지 않을 때 떠나시겠단 말씀이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목숨생명 그 숨이 다 할 때까지 노래하실 것 같다. 마지막 바램은 전통가요가 정석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으시다하셨다.

전통국악을 하며 스승을 모셨고 절을 찾고 소리를 틔웠다. 정체성과 색깔을 찾아가며 사회에 나와 유랑하며 나만의 소리를 찾아나가고 있다.

산으로 들로 바다로 전국곳곳을 메고 들고 짊어지고 다닌 시간들, 마음이 가는 곳에 몸을 두고 공부한 시간 속에 가장 큰 원동력은 스승에게 받은 사랑이 아니었나 싶다.

전통국악과 전통가요의 참 다른 창법 속에 나의 목소리의 재료를 갖고 뽑아낼 소리는 나의 숙제이다. 목청에 뽑아질 소리가 얇은 한 가닥이 되었다가 열 가닥이 되었다. 물에 젖은 무게도 실었다. 솜털처럼 가벼움도 실어야 할 것이다.

그 중 제일은 마음의 추이다. 왔다갔다 그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반백년의 정상의 선생님들의 일대기는 이제 오르고자 준비를 하는 내게 배낭의 무게를 넘듯 마음 고요함을 주었다. 장태희는 이렇게 발현되고 있고 서서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늘의 시련도 시험도 다 이유가 있는 공부일테지.

중국의 등려군, 일본의 미소라히바리 한국전통가요의 이미자 선생님. 이후 전통국악과 전통가요 신나는 흥의 트롯을 넘나드는 새로운 류( 流 ) 장태희가 탄생하도록 진심을 다한다. 그것은 뜨거운 열탕과 냉탕을 왔다갔다 하는 것이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명태 동태 황금빛 황태가 되는 과정일 것이다. 장태희, 황금빛 찬란히 눈부신 황태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