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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희의 팔도유람기]인천편 “웃다보면 좋은 일이 생길거야”-17

기사 등록 2016-08-18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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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박수정기자]별난 트로트가수를 만났다. 172cm의 큰 키와 서구적인 외모, 우월한 몸매를 갖춘 장태희다. 그는 지난 2010년 EP 앨범 'Modern Trot' 으로 데뷔해 어느덧 6년차 트로트가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장태희는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국팔도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는 장태희. 재치있게 풀어낸 장태희의 팔도유람기들을 혼자 듣기엔 아쉬워 시리즈로 이슈데일리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편집자주>

‘트로트계의 이하늬’ 장태의 열 일곱 번째 이야기. 이번 편은 장태희가 설렜던 인천 스케줄. OBS 경인방송 여름 특집 공개 방송과 상주 함창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만난 사람들의 유쾌한 이야기로 펼쳐진다.

장태희의 원문

“가수하면 참 좋겠어요. 좋은 곳 많이 다니니까”
“맞다”

잔칫날, 축제날이면 폭죽이 터지고 팡파레가 울리는 기념일에 찾아가는 트로트가수.
한껏 흥을 돋우기도 하고 감동을 주기도하면서 때로는 재미있는 멘트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스케줄 가는 길 인천 바다를 보고 뜨거운 가슴도 식히고 맛집을 검색하며 유명 생 돼지갈비를
먹기 위해 줄도 섰다. 그렇게 성대에 기분 좋은 코팅을 마치고 무대에 올랐다.

어둠이 내릴 즈음, 우아하게 걸어가 레퍼토리를 펼쳤다. “여러분 시원한 바다색 의상이 마음에 드시나요?” 사회자 멘트에 수줍은 마음이 들었다. “아재 팬들이 장태희 씨의 무대를 보며 턱이 빠지려고 한다”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자 볼 줄 아는 남자들이 장태희를 그렇게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나는 이 더위에 한바탕 웃으시라고 확인 안 될 유머를 던져본다.

“아이고 못살겠어요. 인기가 좋아가지고. 저 만난 남자는 장가를 못간다네요. 눈이 높아져서!”

두 번 보면 결혼 얘기하니 충청도 어르신들 자주하는 말로 “빡세게 연애도 못 해보고 세월이 야속 하당께요”

“사이즈로 봐도 무대기가 커서 작은방이 아니라 큰 방 차지해야 할 맏며느리감이라네요.” 가족 단위의 관객이었지만 모두들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셨다.
번죽도 좋게 자기자랑을 잘 한다며, 근데 듣고 보면 맞는 소리라고 신통방통해 하신다.

“장태희가 무대에서서 마이크를 잡으면 이야기도 있고 노래도 있고 토크 앤 뮤직 콘서트 구만”라고 말한다.
“여러분 원 웨이 티켓이 뭔지 아십니까? 단 한 장뿐인 티켓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티켓입니다. 기가 막히죠”

우스갯소리로 “정 좋은 부부가 있는데 부인이 남편에게 ‘여보 사랑해’하니 남편이 곧장 하는 말이 ‘시끄러워 이 놈의 여편네’ 쑥스러워서 그러겠지요. 마누라 여행가면 돌아오지 말라고 원 웨이 티켓 끊어준다는 것도 미운정의 표현이겠죠. 오늘은 장태희가 통 크게 왕복티켓으로 끊어드리겠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돌고 돌아오고 가는데 우리네 인생은 돌아갈 왕복표가 없구나. 앞만 보고 달려가는 브레이크 없는 내 청춘 한번가면 다시 못 오는 일방통행 인생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잘났거나 못났거나 인생은 왕복표가 없구나

그 가사 기가 막힌다며 박수가 터져 나온다.

“여러분 이 노래 고속도로 운전하는 기사님들이 운전하다 들으시면 기겁한답니다. 브레이크가 없다 안합니까?” 끝까지 유머를 던지며 그렇게 유쾌한 사람, 또 보고 싶은 사람으로 다음을 기약한다.

이 밤, 바다의 여신이 돼 팜므파탈의 치명적인 매력으로 조명 밑에서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이유 있는 유혹을 해버렸다. “여러분 사랑해요. 목소리가 너무 허숙희 한 것이 섹시하죠? 자세히 보면 귀여우니 귀엽고 섹시한 장태희 다음에 또 만나요. 끝까지 오그라드는 멘트로 그들을 쥐락펴락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십인십색(十人十色)
열 사람이 있으면 열 가지 생각이 존재한다는데 오늘은 몇 명의 팬이 나와 교감했을까.

상주 함창초 동창회생사ㅡ

숨도 못 쉴 정도로 더운 날에 정성스레 한 화장은 순식간에 녹아내리고 폭염경보 문자가 도착하는 순간 자신감 넘치는 걸음으로 들어간다. 평소 ‘눈빛이 강하다’ ‘안광이 세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데 그것은 바로 눈빛 발사, 맑은 기운이 서려있는 총명의 빛을 발사하는 것이다.

일식을 먹는데 생선의 탁한 눈을 보고 검은자와 흰자가 바둑알처럼 색이 분명한 남자를 신랑감으로 삼아야 한다는 엄마의 이야기가 생각난 적이 있다.

조금이라도 객석과 가까이 호흡하기 위해 땡볕으로 내려갔다가 민망할 정도로 땀이 쏟아졌다.

한 아저씨가 목에 걸치고 계시던 수건을 낚아채며 “땀 안 닦아주고 뭐합니까?”했더니 와서 막 닦아주시는데 시퍼렇게 눈썹 문신한 아재를 보고 빵 터져서 서로 폭소를 터트렸다. 어디서 이렇게 시퍼렇게 잘 묻어났습니까? 리터치 안 해도 되겠네요. 가까이 가지 않았더라면 못 봤을 장면이 아닌가. 인생은 가까이서보면 희극이라더니 정말 그러했다.

마치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처럼 아저씨 팬들에게 둘러싸여 손마디 아프게 사인을 했다. 소녀시대 부럽지 않은 순간이었다.

“여러분이 하도 육감적이고 철들어보인다고 미시냐고 해서 이번에 아가씨 디스코라고 DVD를 출시했습니다. 진실성을 바탕으로 진정 시집안간 미스이니 아가씨라고 그냥 크게 글씨를 새겼습니다. 항시 아가씨 장태희라고 인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5벌의 옷을 갈아입는다고 모델 뺨치게 힘들었지만 다양한 색깔의 곡과 사연 있어 보이는 목소리의 매력으로 여러분들과 꽤나 긴 시간 함께하는 기분이 들 듯합니다. 장태희와 데이트 하고 싶으신 분은 휴게소 하이샵에서 거시기 하심 됩니다. 추석명절 앞두고 장거리엔 트로트디스코 만한 음악이 없다합니다. 내려갈 땐 생소하게 듣고 가다 올라올 때 따라 부르고 있게 되는 트로트의 매력 느껴보이소.“

그렇게 장태희와 데이트하는 방법을 상세히 알려드렸다. 홈쇼핑 나가서 판매해도 100만장은 팔겠다며 꿀 묻은 입담 인정받았다. 아쉽게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타는데 의상이 땀에 다 젖어있었다. 그래 이 짜디짠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겠지. 아무리 힘든 역경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아. 내가 도망가면 꿈은 평생 나를 쫒아 다닐 거야. 꿈, 내가 얼마나 큰 나무가 될지는 나무를 베어버리면 알 수 없다는 노래가사처럼 내가 내 스스로를 포기하고 베지 않으면 되는 거야. 설레지 않아? 내가 얼마나 키 큰 나무가 될지!

살다보면 잔소리에도 움직이지 않던 제게, 보고 느낀 큰 감흥을 교훈삼아 행하게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창원KBS 즐거운 저녁 길 라디오프로그램을 하는 날. 30분 남짓한 방송을 위해 4시간을 달려간 이유에 한마디라도 더하고 내 노래 한곡이라도 더 해야 한다는 생각뿐 이었을 때 함께 출연한 대선배님께서 마지막인사로 본인을 뒤로하시고 “우리 예쁜 후배 장태희양은 재능이 참 많고 목소리가 내공이 짙습니다.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세요.”라고 하셨다.

그 순간 괜히 마음이 창피해지고 선배의 넓은 아량에 고개가 숙연해졌습니다. 큰 감동 이후 후배 동기와 선배, 동료들과 방송을 하게 되면 상대의 타이틀곡과 이름을 기억해 인사를 대신하곤 하는 습관이 생겼다.

나의 사연 있는 멘트에 어떤 후배가 감동 받으려나 멋쩍게 돌아서던 기억이 난다.

워낙 타고난 신체로 인해 운동을 거르지 않고 해 운동장을 찾곤 하는데 그날따라 화풀이 대상으로 빈 깡통이 보여 발로 뻥하고 차 버리는 순간, 어느 아주머니께서 소리 없이 봉투를 들고와 주우셨다. 너무 민망하고 창피했다. 알고 보니 운동 하실 때마다 매일 그렇게 쓰레기를 치우셨던 것이다.

만약 그 분이 내게 화를 냈다면 덜 미안했을 텐데 아무 말도 없으셔서 더 창피하고 미안했다. 그 이후 봉투까지는 아니지만 페트병 등을 주워 내 가방에 넣고 동네 쓰레기통에 버리는 착한 일을 하게 됐다. 좋은 일을 하니 얼마나 뿌듯한지 마치 동네 보안관이 된 기분이었다.

그렇게 사우나로 향해 스트레스 풀리는 냉탕온탕을 하고 나와 녹작지근한 채 한 숨 자는데 사이렌이 실수로 울려버렸다. 놀란 가슴 진정시키며 특유의 유머로 한마디 던졌다.

“아이고 이모 무슨 일이에요. 발가벗고 뛰쳐나갈 뻔 했다 아닙니까? 서초 신문 긴급 뉴스에 나올 뻔 했다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이모를 보고 갈증이 밀려와서 쐐기를 박았다.

“호텔이었으면 조식쿠폰 나눠줬을 일이에요. 컴플레인 걸어서” 그 때 이모가 얘기한다. “음료한 잔 해. 미안해서 그래” 미끼를 던져 불고 문 것이여. 공짜 한 잔 먹었구만.

“이모 요즘 뭐가 잘 나가요? 포박이 괜찮소? 비박이 괜찮소?”
“요즘? 박사가 인기가 좋아 장스타. 박사 한잔 하소. 기분 풀고“
”아따 박사는 살찌는데 썩을, 마시고 한증막 3번 할게요. 박사 주이소. 세상에 가짜는 있어도 공짜는 없다는데 이거 공짜 맞지예?”

“아따 장가수는 수완이 좋아서 가수 안 해도 먹고 살겠어” “이모 제가요. 카드한도 증액시켜서 돈 팍팍 쓰게 하는 입담이라고 하던데요 언니가”

포박ㅡ포카리+ 박카스
비박ㅡ비타500+박카스
박사ㅡ박카스+사이다

유랑길.

인생길 늘 새로운 맛보기를 두려워않는 용기. 좋은 주문을 외기위해 나쁜 주문을 알고 가는 지혜의 수련. 세월을 얼굴로 맞을지라도, 나의 내면은 늙지 않을 것이다. 왜나하면 나는 너를 알고 가고 있기 때문에. 최고의 화장은 웃음, 바로 미소다. 화장 안 했는데 이쁘다는 소리 왜 많이 듣나 하고보니 입이 찢어지게 웃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