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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아빠는 딸' 윤제문의 '나 혼자' 속 '프리키 프라이데이' 제이미 리 커티스의 'Take Me Away'

기사 등록 2017-04-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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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빠는 딸 '포스터
[이슈데일리 안예임기자]배우 윤제문의 '나 혼자' 안무 속 섬세한 손짓에서 제이미 리 커티스의 'Take Me Away'의 기타 솔로가 보인다. 영화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의 이야기다.

12일 개봉한 '아빠는 딸'이 오늘 13일 디즈니 대작 '미녀와 야수'(감독 빌 콘돈)을 제치고 당당히 박스 오피스 2위(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에 오르며 흥행을 예고한 가운데 배우 윤제문의 열연이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프리키 프라이데이'(감독 마크 워터스)의 제이미 리 커티스에 비교되고 있다.

'아빠는 딸'은 일본 작가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동명 장편 소설 '아빠와 딸의 7일간'을 원작으로 한 TBS 드라마 '아빠와 딸의 7일간'을 리메이크 한 영화. 하지만 '아빠는 딸'은 '아빠와 딸의 7일간' 보다 닮은 듯 안 닮은 듯 2003년 미국서 개봉한 '프리키 프라이데이'를 더 연상케 한다.

2003년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택시 드라이버'(1976년)에서 미성년 창녀, 아이리스 스틴스마로 분 해 천재 배우임을 증명한 조디 포스터와 바바라 해리스가 주연하고 1976년 같은 해 개봉한 '프리키 프라이데이'(감독 게리 넬슨)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미전역에 개봉하며 비평가들의 호평과 1700억(총제작비 200억)이라는 '쓰나미'급 박스 오피스 히트를 기록한 작품.

2003년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1998년 '페어런트 트랩'(감독 낸시 마이어스)으로 혜성 같이 할리우드에 등장한 린제이 로한과 공포 영화의 고전으로 불리는 1978년 할로윈(감독 존 카펜터)을 통해 화려하게 데뷔한 제이미 리 커티스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며 제이미 리 커티스를 골든 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분 '여우주연상' 후보로 올려놨었다.

'아빠는 딸'은 '프리키 프라이데이'와 마찬가지로 몸이 바뀐다는 설정의 코미디 영화. '아빠는 딸'은 '부녀'간에, '프리키 프라이데이'는 '모녀'간에 몸이 바뀌며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작품. 원작 '아빠와 딸의 7일간'보다 '프리키 프라이데이'가 더 오버랩 되는 이유는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까지 오른 제이미 리 커티스의 연기와 견주어 손색이 없는 윤제문의 진정성 있는 연기에 있다.

▲ 사진='아빠는 딸' 스틸컷/'프리키 프라이데이' 스틸컷
살아보니 공부만큼 쉬운 적이 없어 출세를 위해 공부를 했지만 47년 인생동안 이룬 것이라곤 '만년 과장'이라는 껌딱지 같은 '훈장'을 달고 사는 한 가장, 원상태의 말 못할 가슴 저림을 담담히 표현하다 몸이 바뀐 뒤 사춘기에 접어들어 아빠와는 말도 빨래도 섞기 싫은 '아빠 극혐려' 17세 원도연을 표현하는 윤제문의 섬세한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17세 여고생의 감성을 이해하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17세 여고생이 되어서 청소년이 세상을 이해하는 그릇의 '크기'를 가지고 섬세하고 디테일 하게 원도연을 그려내는 윤제문의 진정성 있는 열연에 관객은 윤제문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그냥 원도연으로 받아들인다.

원상태·원도연, 1인 2역을 소화한 윤제문의 연기를 '파격적인 연기 변신'이라 하기에는 '파격'이란 단어의 힘이 너무 부족하다. 이번 윤제문의 연기는 1999년 초연된 연극 '청춘예찬'으로 데뷔 한 후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소화해 내며, 윤제문이 연기자로 살았던 18년의 시간동안 쌓이고 쌓인 '예술 혼'의 존립이 가능하게 해준 명연기라는 점에서 관객들은 '프리키 프라이데이'의 제이미 리 커티스를 기분 좋게 연상한다.

▲ 사진='아빠는 딸' 스틸컷
윤제문이 시스타의 '나 혼자'의 안무를 출 때 관객들이 어색함을 찾을 수 없는 이유는 수없는 반복을 통한 '완벽한 안무'라서가 아니라 17세 여고생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통찰'에 있고 더불어 '연기'라는 예술을 겸허히 이해하려는 윤제문의 '겸손함'에 있다. 그것이 윤제문의 '나 혼자'가 제이미 리 커티스의 'Take Me Away'에 견주어 손색이 없는 이유다.

또한 윤제문의 열연을 통해 '아빠는 딸'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통신 문화의 발달로 우리는 먼 곳에 있는, 같이 있지 않은 이들과 쉽고 편하게 소통을 하지만 정작 앞에 있는 이들과는 소통을 하지 않는다. 저녁 식탁에서 친구들이랑 혹은 동료들이랑 메시지를 통해 정겹게 이야기 하지만 정작 앞에 있는 사람이랑은 대화를 하지 않는다. 문명의 이기는 닿을 수 없었던 것들을 곁에 가져다주며 살이 닿았던 소중한 것들을 앗아갔다.

▲ 사진='아빠는 딸' 스틸컷
그런 이유로 몸이 바뀌면서까지 서로를 이해하려는 두 부녀의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다. 윤제문의 원상태를 통해 아팠던 '나'를 볼 수 있고 윤제문의 원도연을 통해 잊었던 '너'를 볼 수 있다. '아빠는 딸'이 펼쳐 놓은 동네 놀이터 안에서 해지는 것도 잊은 채 뛰어노는 아이 같은 윤제문의 열연을 통해 관객들은 웃다가 울며 '밥 먹으라'라는 어머니의 정감어린 소리에 서둘러 귀가 하듯 가슴 따스하게 극장을 나온다.

'프리키 프라이데이'의 제이미 리 커티스의 테스 콜만이 'Take Me Away'를 부르며 기타 솔로로 무대를 휘저을 때 '아빠는 딸'윤제문의 원도연은 '나 혼자'를 부르며 안무로 노래방을 휘젓는다.

테스 콜만은 자신의 몸을 원상태로 바꾸기 위해, 원도연은 아빠 '원상태'를 위해.

'아빠는 딸'은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를 달리며 절찬 상영 중이다.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안예임기자 ahnyeim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