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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제이봄, 외면보다 ‘내면’이 돋보이는 트로트가수

기사 등록 2017-06-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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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이슈데일리 전예슬기자] ‘트로트’ ‘성인가요’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정제됐으나 화려한 색상의 슈트, 나비넥타이 등 의상과 함께 친근함. 하지만 이를 과감하게 깨고 호기롭게 등장한 가수가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소란피다 스튜디오에서 만난 가수 제이봄은 트렌디한 헤어스타일, 화려한 액세서리로 멋을 줘 ‘아이돌’ 같은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추가열이 프로듀서를 맡은 그는 1991년, 충청북도 증평군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의 영향으로 트로트의 매력에 푹 빠지면서 올해 초부터 트로트가수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대학교를 나왔어요. 예전부터 어머니가 경로당에서 무료로 봉사하고 계시는데 가끔 저도 한국에 오면 노래 한 곡 부르곤 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죠. 제가 내성적인데 노래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했어요. 가수의 길을 꿈꾸다 최우선 가수를 만나 노래를 배우게 됐어요. 추가열 선생님과 친구인데 인연이 됐죠. 처음에 추가열 선생님께서 ‘네가 트로트를 해?’라고 하셨어요. 비주얼이 반전이니까. 추가열 선생님이 찾고 있었던 보이스, 비주얼이 맞아서 ‘손’이라는 곡을 받게 됐습니다.”

▲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타이틀곡 ‘손’은 기쁜 일, 슬픈 일이 있을 때 손을 꼭 잡는다는 내용을 담은 곡이다. 추가열의 ‘소풍같은 인생’과 경쾌한 스타일이 비슷하다. 특히 제이봄의 중저음의 목소리를 잘 표현할 수 있어 마치 제 옷을 입은 듯하다.

27살, 이르다면 이른 나이에 트로트 장르를 도전한 제이봄. 트로트를 소비하는 층은 중장년층이기 때문에 그 세대들의 감정을 아우르기란 쉽지 않을 터다.

“힘든 점이라면 성격적인 문제가 아닐까요.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하는 과제기도 하고, 제가 말수가 없어요. 무대 설 때는 완벽함과 관객이 원하는 것을 보여드려야 해요. 자기관리는 물론, 더 나아가서 필요 이상의, 120%를 보여드려야하니까 말 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또 비주얼은 한계가 있어요. 국한된 부분이죠. 추가열 선생님처럼, 강여름 선배님처럼 음색에 제 목소리를 담고 싶어요. ‘목소리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트로트에 관심을 가지게 됐지만, 이 길을 걷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고 한다. 추가열을 만나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을 때 주변에서는 ‘가문의 영광’이라고 할 정도였다고.

“어릴 적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면서 여행할 기회가 많았어요. 아버지께서는 항상 트로트CD를 챙겨 다니셨죠. 어머니께서는 정기적으로 경로당이나 요양원에 봉사활동 하셨는데, 저도 따라다니면서 무대에 많이 섰어요.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가사 내용에 집중해. 건축을 하더라도 외벽만 보지 말고 내면을 봐라’라고 하셨어요. 이 길로 올 줄 몰랐는데,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을 새기면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 너무 감사드려요.”

▲ 사진=김혜진 사진기자
그러면서 제이봄은 추가열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묻자 그는 추가열과 첫 만남부터 곡을 받게 된 순간까지 기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기쁨의 감정을 함께 공유했다.

“아무리 능력이 좋고, 노래를 잘해도 그 사람 눈에 든다는 건 인연이에요. 밤 11시쯤이었을까요? 침대에 누워있는데 추가열 선생님께서 카톡으로 곡을 주셨죠. 듣자마자 눈물이 났어요. 대작곡가님이 나라는 사람과 음악을 하니까 그 자체가 너무 행복했어요. 알아봐 주셨다는 게 너무 행복해서 그냥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제이봄이 이 길을 걷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인연’일지 모른다. 추가열을 만나고, 무대에 서게 된 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 ‘전환점’이 됐다고 한다. 그가 보여줄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앞으로 그가 힘차게 걸어 나갈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비주얼은 부수적인 면으로 봐주셨으면 해요. (웃음) ‘목소리 좋다’ ‘너 정말 노래 잘한다’ ‘다른 가수와 다른 것 같아’라는 말을 듣고 싶은 마음이 크죠. 가수라는 직업은 그게 생명이에요. 저도 이런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거고요. 기대해주세요!”

전예슬기자 jeonys02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