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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완벽한 타인'유해진 "이번 영화 긴장 덜 되는 게 사실"

기사 등록 2018-11-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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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코미디 영화 ‘완벽한 타인’이 지난 31일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극장가에 행복한 웃음을 전하고 있다. 개봉 전부터 휴대전화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와 함께 코미디 연기계 살아있는 전설 유해진이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코믹 연기로 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기자는 최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깐깐한 변호사 태수로 분한 배우 유해진을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언론은 물론 극장가에서 많은 관객들에게 호평을 듣고 있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은 평상시 다른 영화 개봉을 앞뒀을 때보다 밝은 모습을 띄고 있었다. 이유는 출연 배우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 때문이었다.

“개봉 전에 항상 긴장이 되는 건 맞지만 이번 영화는 솔직히 조금 덜 긴장되는 게 사실이다. 거기엔 내가 좋게 보고 좋게 느껴져서 그런 것도 있지만 또 여러 같이했던 배우들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있다. 쉽게 얘기해서 원탑 투탑이 아니고 지금 한 7탑이 되니까.”

출연 배우진에 대한 신뢰가 대단하지만 대본을 처음 접할 당시에는 출연 배우가 별로 정해지지 않았을 터, 그는 정밀한 시나리오와 흔하지 않은 이야기가 선택의 가장 큰 이유였다고 한다.

“너무 잘 짜여진 얘기여서 좋았다. 그리고 덩어리가 크지 않아서 좋았다. 그런 게 있었다. 색다르고. 지금 덩치가 크고 흔하게 봐왔던 얘기는 아닌 것 같아서 제일 먼저 그게 끌렸다. 이런 게 좀 잘됐으면 좋겠다. 저녁때 배우들이 항상 하던 얘기다. 그래야 좀 다양해지고 얘기도. 그런 면으로서는 되게 좋았다. 드라마가 잘 써진 게 좋았다.”

‘완벽한 타인’은 한정된 공간과 한정된 시간이라는 특성 탓에 촬영 당시 한 달이란 기간 동안 몰아서 모든 장면을 촬영했다. 이에 유해진은 특유의 밝은 미소와 함께 촬영에서 힘들었던 점보단 오히려 촬영 당시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힘든 거는 촬영장까지 갔는데 눈이 많이 와서 차가 미끄러졌던 것 정도다. 진짜 힘든 건 없었다. 힘들어도 그걸 상쇄해줄 만큼의 낙이 있었다. 서진씨가 맛있는 걸 찾아줬다. 하루 중에 그것만 기다렸다. 3~4시쯤 되면 맛있는 걸 찾는다. 항상 맛있는 집만 잘 찾더라. 그 낙. 그리고 거의 같은 또래였다. 그러다보니 재밌었다. 서로의 얘기가 확 벗어나진 않았다. 그래서 그런 면이 되게 좋았다.”

이에 기자진은 유해진에게 함께 출연해 호흡을 맞춘 윤경호와 나이차가 10살이라고 전하자 그는 “경호를 처음보고 나이를 말했을 때 깜짝 놀랐다. 경호가 연기를 정말 잘했다. 전혀 나이차를 못 느꼈다. 물론 외적인 것도 없진 않겠지만(웃음) 그만큼 연기를 잘 받아주고 그래서 서로 만들어가고 그랬던 게 있어서 좋은 시너지가 있었다. 어딜 가든 요즘 인터뷰 때마다 경호얘기를 많이 한다. 이번 계기로 잘됐으면 좋겠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완벽한 타인'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배우들의 호흡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모든 배우가 타이틀 롤인 영화의 특성상 배우들의 호흡이 원활하지 못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영화. 그렇기에 그에게 배우진과의 호흡 소감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서진씨는 뒤끝 없고 깔끔하다. 조진웅씨는 진짜 참 밋밋한 대사를 어떻게 자기화 시켜서 연기를 할까 그런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경호 같은 경우는 위에 다 선배인데 그렇게 막내 노릇을 잘하고 잘 어우러진 것 같다. 모두 다 잘해줘서 아쉬운 점이 전혀 없었다.”

이어 대사로 극이 진행되는 영화에 대한 생각을 묻자 그는 현장성과 애드리브에 대한 내공이 묻어나는 답변을 내놓았다.

“대사로만 치고받는 재미가 있다. 그러면서 또 긴장감도 있다. 말의 긴장과 재미가 있다. 조진웅씨와 얘기할 때 말을 들리지 않게 입만 움직여도 느껴지는 디테일과 재미가 있다. 외국원작이지만 저럴 수 있고 저럴지를 바탕을 참 잘 만들어준 것 같다. 작품을 우리 실정에 맞게 너무 잘 바꿔 놓은, 오히려 원작보다 재밌는 부분이 더 있는 것 같다.”

“이건 철저히 계산이 많이 있어야 한다. 내 대사의 끝을 저 사람이 알고 있는데 나 혼자 뭐하겠다고 쭉 해버리면 절대 안 된다. 현장감이라는 건 사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사전에 공부를 해서 상대와 감독과 충분한 의논을 거쳐야 더 나아지는지 아닌지를 따져야한다. 현장성이란 건 주어질 때가 가끔 있고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야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사전에 준비한 것도 있고 현장에서 상대에게 물어봐서 서로 만든 것도 있다. 윤경호씨랑 만든 게 상당히 많다.”

유해진은 ‘완벽한 타인’에서 배우 염정아와 부부은 연을 맺게 됐다. 과거 영화 ‘간첩’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탁에 그는 염정아와의 호흡이 정말 편했다고 털어놓았다. 촬영장에서 그 덕분에 고마웠고 캐릭터에 녹아드는 연기력에 감탄했다고.

“예전에 같이해서 그런지 너무 편하다. 그리고 태수의 권위적인 것 그런 걸 너무 잘 받아줘서 그런 걸 탁탁 튕기는 인물이 아니라 자기화 해버린다. 늘 그렇게 살았던 사람처럼 연기를 한다. 살다보면 노하우가 생기는데 그런 걸 너무 잘 표현해줬다. 늘 그렇게 살았던 사람처럼 편안함이 있어서 놀랐다. 현장에서 실제로 먹는 영양제가 있으면 챙겨주고 고맙기도 했다. 정아씨야말로 예쁘게 나이 먹고 있는 느낌이다.”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 말미, 유해진은 ‘완벽한 타인’을 통한 이재규 감독과의 특별한 일화를 밝혔다. 감독과 배우의 관계를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많은 것을 느꼈다며 능력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인간적인 감동을 말했다.

“(이재규 감독은) 되게 노력하는 분 같다. 인간적으로 참 좋다. 물론 찍을 때도 느꼈지만 나중에도 느꼈는데 일하는데 영화분량이 다 끝나고 나서 서울에서 감독님은 밑에서 촬영을 하고 있고 못 찍은 부분을 겨울인데 찍고 있었다. 모니터 뒤에서 감독님 봤을 때 외로워보 이고 그랬는데 고생하셨다 그랬는데 문자가 되게 상투적으로 왔다. ‘선배님도 고생했다’이런 식으로 그다음에 문자가 또 왔다. ‘왜 그런 말을 하셔가지고 그 자리에서 울고 있다’고 하더라. 그 문자를 보고 되게 짠하고 이재규 라는 사람이 되게 그런 사람이구나 느꼈다. 그 다음부터 마음이 많이 갔다. 앞으로 같이 오랫동안 알고 지내고 싶다.”

“어느 작품이든 부딪치는 부분이 있다. 작품에 대해서 피터지게 얘기하고 고민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다보면 의견이 갈릴 수 있는 것도 당연히 있고 그럴 땐 예민해서 몰랐던 부분들이 나중에는 되게 좋은 분이구나 되게 좀 똑똑한 분이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그냥 똑똑하기만 해도 별론데 이재규는 그렇지 않다.”

마지막으로 영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했다. 유해진은 평소 영화 인터뷰에서 잘하지 않던 말을 뱉었다. 어쩌면 흔한 한 마디 일 수 있지만, 그의 입에서 쉽게 나오지 않던 말이기에 영화에 대한 깊은 자신감이 느껴졌다.

“그냥 괜찮은 영화라고 소개하겠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나는 이렇게 얘기한 적이 사실 얼마 없다. 아마 이게 N분의 1이라 쉽게 얘기하는 걸 수도 있다. 영화도 나는 재밌게 본 게 있고 세븐 탑이니까(웃음). 다 그만큼 내가 생각하기에 역할들을 잘 소화하고 하나하나의 사연과 주인공들이라고 본다.”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담은 ‘완벽한 타인’은 현재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다.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