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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이이경 "'괴물들' 학교폭력에 좋은 방향 제시할 수 있었으면"

기사 등록 2018-03-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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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유지윤기자]배우 이이경이 '괴물들'로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학교폭력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괴물들'이 경각심이나, 작은 방향성만 제시를 한다면 그걸로 그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괴물들’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해야 하는 소년과 원하는 건 어떻게든 가져야 하는 소년, 그리고 그 두 소년 사이에 있는 천진난만한 소녀.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의 비극을 그린 청춘 느와르다. 이이경이 연기한 양훈은 학교폭력 가해자이지만, 또 피해자다.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자에게는 약하다' 이 한마디가 양훈을 설명할 수 있겠다.

2011년 제초제 살인 미수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작성된 이 이야기는, 사건 자체보다는 인물에 초점을 맞췄다.

이이경을 최근 삼청동에서 만나 '괴물들'에 대해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Q '괴물들'은 어떻게 봤나.

- 아무래도 저는 관객의 입장에서 보기 힘들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보게된다. 그래서 영화 보신 분들에게 오히려 묻고 싶다.

Q 이이경의 '양훈'을 어떻게 그리고 싶었나.

- 악역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목표설정 후 달성하기 위해 설계를 하는 악역이 대부분이다. 그런 악역은 싫었고 그렇게 보여주기도 싫었다. 대본은 문어체고 활자기 때문에 제가 보여주고 싶은 양훈인데,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고민이 됐다. 10대의 단순함, 순수함, 깊은 악의가 아닌 쾌락적인 면을 보여주고 싶었다. 감독님과 상의하고 원근이와 함께 맞춰보면서 양훈을 완성할 수 있었다.

Q '괴물들'은 이이경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 제 나이에 교복을 입을 수 있게 해주셔서 일단 놀랍고 감사합니다.(웃음) 시나리오 읽었을 때는 학교 폭력, 사회적인 문제로서 해결이라는 단어가 나올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학교 폭력을 짚고 넘거야 하는 문제인데 알면서도 어른들의 관점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것 같아요. 영화적으로 작게나마 보여지고, 좋은쪽으로 방향성만 제시가 된다면 흥행을 떠나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Q 양훈이 다른 악역들과 다르다는 건 마지막 재영이 '나한테 왜그랬어'라고 묻는 장면에서 알게 됐다.

- 이 대사와 신이 전체를 포괄하는 신이 아닐까.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는 걸 떠나서 영화적으로 보면서 불편한 사람이 있을 거다.

Q 가장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장면은?

- PC방 뒷골목에서 재영이를 협박하는 장면이 제일 힘들었다. 하루 꼬박 찍었다. 원근이도 힘들어했다. 그 장면은 원근이의 감정 위주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폭력적인 장면이라 촬영하는 내내 힘들었다. 난 그걸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 서로 배려하면서 찍었다.

Q 욕을 고등학생들이 하는 것처럼 억양을 잘 살렸던데.

- 욕 그만하고 싶었다.(웃음) 유튜브에 영상 쳐보니까 어떤 한 분이 욕을 전라도 억양으로 묘사해 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학생 때는 욕 할 때 뜻도 모르고 하지않나. 현장에 준비를 여러개 해갔는데 다 웃으며 좋아하셨다.

Q 김백준 감독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걸 가장 많이 주문는지.

- 따뜻학 학자 같다. 디렉션을 잘 주신다. 서로가 서로를 느낄 수 있게 상황을 만들어준다. 배우에게 답을 유도해주신다. 또 주문은 양훈보다는 저에게 많이 하셨다. 배우들과 의기투합해서 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춘물하면 듣는 이야기가 '너네들끼리 잘 어울렸으면 좋겠다'인 것 같다. 아무래도 이상한 감정 생기면 촬영하기가 힘드니까.

Q 평소에 학교폭력에 관심이 있었나?

- 원래 신문을 구독해서 읽고 있고 있다. 정치나 사회는 따로 보진 않는데 눈에 띄는 헤드라인이 있으면 읽었다. 포털 기사도 자주 읽고 '나쁘네. 어떻게 이러지' 이 영화를 하기 전까지는 딱 그 정도였다. 그런데 이젠 학교폭력을 화두로 한 영화를 찍었으니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Q 시나리오를 보는 기준은?

- 점점 모르겠다. 시나리오를 제가 받는 것만 읽는게 아니라 사무실 가서 있으면 다 읽는다. 그런데 제가 보는 안목이 없나보다. 아니면 대중의 눈이 달라졌거나. 재미있게 본 영화가 잘 안되기도 하고, 재미없게 본 영화가 대박이 나더라. 조금 더 영화 보는 눈을 키워야 할 것 같다

Q '괴물들'을 본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보면서 나의 10대는 어땠는가를 가장 많이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 안에서 난 어디에 속해있었는지도 함께 되짚지 않을까. 이 영화를 보고 마음 속에 얻어가는게 있다면 제가 연기를 하고 있는 이유가 더 확실해질 것 같아요.

유지윤기자 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