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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뷰티풀 데이즈'이나영 "이제까지와는 다른 가족영화"

기사 등록 2018-11-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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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이든나인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영화 ‘하울링’ 이후 6년 만에 배우 이나영이 스크린에 돌아왔다. 노개런티로 이목을 모았던 이나영의 이유있는 선택에 귀를 기울여봤다.

기자는 최근 서울시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 출연한 배우 이나영을 만나 작품과 그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이나영)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장동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나영은 이터뷰 시작과 함께 ‘하울링’이후 6년 만에 스크린 복귀작인 ‘뷰티풀 데이즈’에 대한 감상평을 전했다. 그는 “다행히 다들 좋게 봐주셨다.”라며 “10만이 손익분기점이다. 열심히 달려야겠다. 얼마 전까지 감기 몸살이었는데 지금은 괜찮다.”라며 감사인사와 함께 근황을 전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배우의 복귀는 기간도 기간이지만, 노개런티라는 사실로 더욱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이나영은 “노개런티가 많이 기사화되는 게 민망하다. 예산도 적고 보탬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고민없이 선택했다.”며 이유를 알렸다. 이어 그는 작품 선택과정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으며 거의 확신을 했다.”라면서 “구성은 너무 좋은데 감독님이 어떤 생각으로 썼는지가 너무 궁금했다. 여태 봐왔던 엄마의 모성애와는 다른 관점이었다. 왜 이걸 영화로 하고 싶은지 알고 싶어 감독님의 다큐를 전부 챙겨봤다. 그리고 확신이 들었다. 본인의 메시지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난 후 서로 만나 작품 안에서의 삶과 캐릭터의 생각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답변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탈북여성을 연기한 이나영은 영화 제작 단계에서부터 촬영 내내 자신의 감정선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했다고 전했다. 이 배우는 “가편집으로 나를 볼 때, 시선처리나 손에 대한 걸 체크했다. 그리고 감정들이 저 정도까지가 맞나, 관객들이 따라올 수 있을까를 많이 걱정했다”면서 “감독님께서 편집을 잘 해주신 것 같다. 과잉된 부분은 다 편집해주셨다.”라며 윤재호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 사진=이든나인

이어 그는 영화 초반부 서사에 대해 “초반 40분 정도를 봤을 때 관객들이 갸우뚱 할 것 같다.”라고 말하며 “몇 년 만에 만난 모자가 왜 저래야하지 하다가 점점 뒤에 스토리가 나오고 현재모습에서 그들을 보고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관객분들이 엔딩을 또 한 번 생각하실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설명하며 작품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뷰티풀 데이즈’가 탈북여성의 삶을 정면으로 다루며 찍어낸 작품인 만큼 그를 연기한 이나영에게 영화 속 한 장면 한 장면은 모두 남달랐다. 그 중에서도 이 배우는 “영화를 보면서 가장 울컥한 장면이 있다”라며 “황사장(이유준)을 죽이고 버스정류장에서 화장실을 갔을 때다. 그곳에서 가족사진을 본다. 그 안에서 이 여자가 또 이겨내야 하고 어쩔 수 없이 닥친 상황 속 자기 삶에 대해 감정 없이 올라오는 눈물들에 애환이 느껴져 울컥했다.”며 자신이 꼽은 명장면을 소개했다.

작품 속에서 탈북 여성을 연기한 이나영은 극속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더불어 10대부터 30대의 삶을 극 속에 녹여내며 관객들의 몰입과 감정을 배가시키는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 배우는 이러한 캐릭터 특성을 이해하는 과정에 대해 “현재의 역할이 연기나 콘셉트를 잡는 게 가장 어려워서 신경을 많이 썼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10대, 20대는 닥쳐진 상황에 따른 감정을 표현했다. 10대는 소녀다. 하지만 그 소녀조차 탈북을 하며 감당할 수 없는 과정을 겪은 소녀다. 그리고 클럽이나 마약 등이 있는 20대의 기간을 우리는 동물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캐릭터 소개에 대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현재는 이걸 다 겪어낸 엄마다.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아들과 얘기를 할 때 욕하고 어깨도 밀치는 장면이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감정이 안 나올 것 같았다. 그런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굳이 감정표현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많이 거둬냈다. 그리고 현재를 얘기할 때는 대본을 계속 보며 과거 내용을 되새겼다. 이 사람이 해왔을 법한 태도나 몸짓들을 공부하며 촬영에 임했다.”라며 캐릭터 소화과정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 사진=이든나인

캐릭터 소화과정에 이은 의상 설정 부분에 대해 이나영은 “내가 하는 방식들이 있다.”라면서 “내가 하는 방식들이 있다. 항상 콘셉트나 연기 톤, 감정, 헤어, 의상들을 다 적어가면서 준비한다. 이 작품은 보이는 게 많아서 더 신경 썼다. 이 캐릭터를 생각했을 때 일반적으로 막연히 떠오르는 모습이 있는데 그대로 가고 싶지 않았다. 의상도 현재가 어렵더라. 술집을 운영해도 너무 화려하거나 수수하지 않은 중간을 찾고 싶었다. 현재에서는 머리와 가죽재킷으로 색깔만 주고 나는 화장도 어느 정도 거둬냈다. 나는 작품을 결정하면 그 안에 내 룩이 항상 궁금하다. 캐릭터 안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일상생활보다는 영화 속 캐릭터들을 들여다보며 관찰하고 공부한다.”라며 작품 속 캐릭터의 의상에 관한 남다른 노력을 공개했다.

작품 촬영이 끝난 후 근황에 대해서 그는 “영화를 정말 좋아한다.”라면서 “따로 관심있거나 취미가 있지 않다. 항상 남는 건 영화인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느끼고 자극도 되고 공부도 된다. 얻어가는 것들이 있다. 그러면서 좋은 작품을 보면 여러 생각도 들고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 막바지 극장가를 향해 그는 “관객분들에게 왠지 어려운 영화로 비춰질 것 같은 우려가 있다.”라고 말하며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에 가족얘기를 계속하지만 이제까지의 가족영화와는 다른 면에서 가족에 대한 희망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어렵지 않은 영화, 오히려 쉽게 봐질 수 있는 영화다.”라고 작품을 추천했다.

마지막으로 이나영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둡고 어려울 수 있는 얘기다. 이런 시나리오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런 류의 영화가 좋다. ‘뷰티풀 데이즈’같은 영화가 대중들에게 익숙해져서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희망과 함께 끝인사를 맺었다.

6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하리만큼 절정의 연기력과 큰 눈망울로 모든 감정을 전하는 이나영을 만날 수 있는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현재 극장서 관객들에게 깊은 가족애를 전하고 있다.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