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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환의 영화 초이스]‘특별시민’, 민주주의에 대하여

기사 등록 2017-04-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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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쇼박스
[이슈데일리 소준환기자]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이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걸 대표하는 것은 ‘선거’다. 권력의 세습과 대조되는 측면으로 민주주의는 존립하고 이를 확인하는 시간이 ‘선거’인 까닭에서다. 이 때문일까. 선거를 소재로 한 영화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이 26일 개봉과 함께 화제다.

‘특별시민’은 변종구(최민식)가 서울 시장 3선에 도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장미대선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충무로에서 이토록 자세하게 선거의 세계를 전면으로 다룬 것도 최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대한민국의 헌법 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것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특별시민’을 통해 익숙하지만 생소한, 당연하지만 다소 낯선 민주주의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지 않을까.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정의롭다. 하지만 ‘특별시민’의 등장인물 중 완벽하게 정의로운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각 인물은 자신의 권력욕에 충실한 결정을 내릴 뿐이다. 따라서 ‘선거’ 속의 정치인들이 정의롭지 않다는 데 강렬한 역설이 발생한다.

▲ 사진=쇼박스

바로 이 역설이 ‘특별시민’의 힘이다. 이 작품은 정치인들이 스스로의 권력을 위해 얼마만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선거’의 실상이 더 이상 민주주의의 상징이 아니고, 일종의 ‘이미지 쇼’라는 것을 은유하고 있는 것.

극중 심혁수(곽도원)의 “색깔 섞으면 다 검은색이야”라는 대사가 정치판의 어두운 멍울을 단 한마디로 피력하고 있다. 이는 정책·공약 등의 구별로 정치 기제가 작동되는 것이 아닌 권력욕으로 움직이는 단면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처럼 ‘특별시민’은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했기 때문에 극중 이들의 권력욕은 민주주의에 기본정신과 상반되게 맞물리고 있다. 특히 정치 수준의 집약인 선거를 중심소재로 삼는 ‘정면승부’는 참신한 시도로써 흥행 포인트로 평가되는 대목이다.

▲ 사진=쇼박스

‘특별시민’은 권력욕에 관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기 위해 ‘선거’와 ‘정치인’이란 소재를 필연적으로 선택했다. 따라서 모든 장면과 전개에 크고 작은 민주주의에 대한 은유가 포함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에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라는 점이 분명하게 적혀있다. 국민은 정치인을 선거로 결정함으로써 그 주권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특별시민’은 정치인이 민주주의보다 권력욕에 더 관심이 많다는 걸 속속들이 보여준다. 웃음이 나올 만큼 명분과 실상은 다르다는 것도 녹여낸다.

▲ 사진=쇼박스

‘특별시민’이 자아내는 쓴 웃음 뒤에 민주주의를 생각해볼 수 있다. ‘왜 국민에게서 권력이 나와야 하는지’와 ‘민주주의 정신이 왜 지켜져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특별시민’은 5월 9일 장미대선을 앞두고 개봉했다. 이로써 민주주의 꽃인 ‘선거’를 영화와 실제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특별시민’이 올 상반기 극장가에 보여줄 반향이 기대되는 이유다. 현재 전국 스크린에서 상영 중.

소준환기자 akasoz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