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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창용의 사극돋보기]'옥중화', 여인천하 시대 조선에서는?

기사 등록 2016-05-0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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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여창용기자]지난 4월 30일 MBC 창사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가 시작을 알렸다. '옥중화'는 단 2회만에 세대를 초월한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화제가 되고 있다.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 최정규)'는 옥에서 태어난 천재소녀 옥녀(진세연 분, 아역 정다빈)와 조선상당의 미스터리한 리더 윤태원(고수 분)의 이야기를 그린 어드벤쳐 사극이다.

기존의 사극에서 다루지 않았던 전옥서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또한 오늘날의 변호사와 같은 '외지부'라는 직업군을 조명하는 것이 '옥중화'가 가진 매력이다.

'옥중화'의 시대적 배경은 인종이 세상을 떠난 이후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던 명종 시대다. '옥중화'는 전옥서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외지부라는 제도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이 되는 명종 시대는 왕실 외척들의 전횡이 극에 달했던 시기다.

명종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바로 문정왕후(김미숙 분)다. 문정왕후는 조선 11대 왕 중종의 계비이자 13대 왕 명종의 모후다. 인종의 뒤를 이어 보위에 오른 명종의 나이가 어렸던 탓에 문정왕후가 명종을 대신해 조정을 이끌었다.

문정왕후는 역사를 기록한 사관들에게 혹독한 비판을 받는다. 그 이유는 여성으로서 남성 관료들을 호령했고 조선의 국시이던 억불정책을 보란 듯이 무시하고 호불했으며,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추구하는 성리학의 기본이념을 외면하고 강력한 독재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이다.

문정왕후는 중종의 후궁들과 반정공신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자(훗날 인종)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그러나 경원대군(훗날 명종)을 출산하면서 세자를 보위하는 윤임 세력과 정치적 갈등 관계가 된다.

경원대군을 보위에 올리지 못한 문정왕후는 인종이 즉위한지 8개월만에 세상을 떠나면서 명종이 보위에 오르게 됐고, 왕실 큰 어른으로 조정을 장악했다. 8년 동안 명종의 곁에서 수렴청정을 한 문정왕후는 수렴청정을 거둔 후에도 권력을 행사했다.

권력을 쥐자 문정왕후는 동생인 윤원형으로 하여금 윤임과 김안로 등 인종의 외척들을 숙청했다. 당시 많은 사림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이 사건이 바로 을사사화다. 명종 사후 선조 시대에 정권을 잡은 사림은 문정왕후와 윤원형(정준호 분)을 거세가 비판했다.

문정왕후는 조선의 어떤 왕도 해내지 못한 불교 부흥책을 내놓았다. 강원 감사 정만종의 추천으로 승려 보우를 데려와 봉은사 주지로 임명하고 본격적으로 불교를 육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의 유학자들이 거세게 반대했지만 문정왕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문정왕후의 동생인 윤원형은 누이의 권세를 믿고 권력을 휘둘렀다. 부정축재로 심했다. 실록은 "뇌물이 문에 가득해 재산이 국고보다 더 많았다"고 적고 있다. 명종은 윤원형의 전횡에 불만을 갖고 있어도 문정왕후의 때문에 그를 징계하지 못했다.

여기에 윤원형의 첩실에서 훗날 정경부인에 오르는 정난정(박주미 분)도 윤원형 못지 않는 탐욕적인 인간이었다. 그는 남편 윤원형의 권세를 배경으로 상권을 장악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윤원형과 정난정은 부정부패에 있어서도 천생연분이었다.

그러나 권불십년. 문정왕후가 세상을 떠나자 윤원형은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됐다. 조정의 탄핵을 받은 윤원형은 황해도 강음으로 유배됐다. 정난정은 윤원형의 전 처인 김 씨를 독살했다는 고발을 받아 사사될 위기를 맞아 스스로 독을 마시고 자살을 택했다.

'옥중화'는 오늘날의 변호사에 해당하는 외지부의 활약을 그린 작품인만큼 주인공들이 윤원형과 정난정의 악행에 맞서게 될 전망이다. 외척들의 전횡이 극에 달했던 시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조선 청춘남녀의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MBC 제공]

여창용기자 hblood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