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 ‘범죄도시’ 윤계상, 필름에 고스란히 기록될 첫 악역 연기

기사 등록 2017-09-28 18:17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사진제공=머리꽃
[이슈데일리 김윤기자] 매 작품마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 윤계상이 영화 ‘범죄도시’에서 첫 악역에 도전했다. 윤계상은 장발의 머리를 하고 도끼를 들고 다니는 장첸으로 변신해, 끝없이 잔인하고 극악무도한 모습으로 공포심을 불러일으킨다.

무심함 속에서 살기를 풍기는 눈빛의 장첸으로 완벽하게 분한 윤계상과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전 작품들에서는 정서를 가지고 움직이는 역할을 연기했어요. 주위에 찾아보면 있는 인물이었죠. 그래서 연구하고 상식선에서 연기하면 됐어요. 하지만 캐릭터 연기는 본질이 없이 상상력을 바탕으로 연기해야 돼요. 사소한 것 하나하나 창조해야 해서 연기 인생 10년의 노하우를 다 쏟아 부었어요.”

윤계상은 영화 속에서 집요한 액션을 보여준다. 그는 상대를 죽이겠다는 집념 하나로 상대를 끝까지 뒤쫓는다. 복잡한 이유는 필요 없다. 돈, 아니면 동료를 위해서다.

“절대 악이라는 걸 뿜어낼 수 있는 수위를 확인해보고 싶었고 최대치를 끌어냈어요. 악인의 얼굴을 만들어야 되는 게 숙제였어요. 머리를 장발로 바꾸고 체중을 5kg 찌우고 얼굴도 많이 태웠어요. 제가 제 역할을 의심하는 순간 관객들도 의심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절대 의심하지 않아요.”

▲ 사진제공=머리꽃
윤계상은 장첸을 연기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연변사투리를 연습했다고 한다. 강윤성 감독과 윤계상, 연변 사투리 선생님까지 대본을 펴놓고 수정을 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처음에는 사투리를 정확히 쓰려고 했다가 장첸의 캐릭터와 안 맞아서 표준말을 섞어 부드럽게 순화시켰어요. 일부러. 적은 분량으로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사투리를 유창하게 말하니까 너무 연기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수위를 조절하면서 대사를 수정하는 작업을 두 달 동안 했어요.”

윤계상은 작품 속에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괴롭힌다. 아무리 연기라고는 하지만 한동안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해하며 절대 악으로 살았던 후유증은 없었을까.

“후유증은 매일매일 찾아왔어요. 비명을 지르는 길수, 고통 받는 안혜경... 촬영하면서 가깝게 본 얼굴들이 순간순간 생각났어요. 연기자들이 온 힘을 다해서 괴로움을 표현하니까 진짜 칼로 지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어요. 현장에서는 괜찮았는데 집에 가면 잔상이 남아서 찜찜했어요.”

영화는 살인을 하고 범죄를 저지르며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보여준다. 윤계상은 영화 속에서 서로에게 칼을 휘두르고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던 배우들이 현장에서는 장난을 치며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배우들과 호흡이 좋았어요. 배우들과 같이 지내는 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어요. 배우 모두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서 즐거웠어요. 그렇게 장난스럽다가도 촬영에 들어가면 집중하고 몰입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어요.”

▲ 사진제공=머리꽃
모든 배우들이 좋은 환경에서 열연을 펼쳤던 ‘범죄도시’는 추석 연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 추석 극장가에는 이미 쟁쟁한 영화들이 포진해있다. 윤계상은 다른 영화들과 대적할 ‘범죄도시’의 관람포인트를 ‘통쾌함과 시원함’이라고 말한다.

“제가 처음으로 명절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영화기도 하고, 처음 악역에 도전한 작품이라 흥행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흥행했으면 좋겠어요. 흥행하면 뭔가 달라진다고 하는데 아직 모르겠어요. 느껴보고 싶어요.”

윤계상은 인터뷰 내내 장난스러운 모습으로 ‘범죄도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흥행에 대한 갈증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사실 흥행과는 상관없이 자신이 출연한 모든 작품을 사랑하고,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된 것에 감사하다고 말하며 진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좋은 향기가 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향기가 나는 좋은 배우 분들이 많은데, 그렇게 되고 싶어요. 저를 보면 뭔가 생각나고, 어떤 영화가 생각나는 그런 배우.”

윤계상은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큰 복이 당시의 얼굴이 고스란히 필름에 기록되는 것이라고 한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그 때 그 때 다른 얼굴로 기록되고 있는 윤계상이 ‘범죄도시’에서는 어떤 얼굴로 기록될지 직접 확인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오는 10월 3일 개봉.

김윤기자 kyun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