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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 복잡한 일상에서의 탈출구, 편안함을 선사할 ‘어느날’

기사 등록 2017-04-0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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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이윤기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확인해 보면 그 만이 그려내고 있는 감성을 확인할 수 있다. 매 작품마다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관객들의 감정 선을 자극해왔기 때문. 이윤기 감독은 이번 ‘어느날’에서도 이를 그대로 이어갈 전망이다.

‘어느날’은 아내가 죽고 희망을 잃은 채 살아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윤기 감독은 이번 작품이 ‘멜로’가 아닌 ‘판타지 감성 드라마’라고 단언했다. ‘어느날’은 그의 전작 ‘멋진 하루’, ‘남과 여’등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님을 확신케 한 것. 더불어 이윤기 감독은 ‘어느 날’에 대해 “일종의 휴식 같은,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며 “다른 종류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만났을 때의 상황을 그리려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듯 감독의 말로 짐작해 본다면 ‘어느날’은 기존의 한국 영화들과는 다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동안 타 작품에서 수없이 다뤄오고 있는 사랑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이와 함께 아내를 잃고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강수, 시각장애로 가족을 잃은 미소의 사연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안타까운 스토리로 극의 감성을 이끌어 내고 결핍된 자들의 만남이지만 멜로가 아닌 상처의 치유로 새롭게 관객에게 다가간다.

▲ 사진=영화 '어느날' 스틸 컷

더불어 김남길과 천우희는 이윤기 감독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연기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김남길은 그동안 선보였던 강인한 이미지는 버린 채 내면의 갈등을 표정연기와 대사 톤으로 녹였다. 천우희 역시 최근 작 ‘곡성’(2016)에서 보였던 것과는 달리 실제 천우희 본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그는 ‘어느 날’에서 내면의 상처를 자연스러우면서도 잔잔한 슬픔을 그려냈다.

이윤기 감독의 정서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 그리고 음악감독 푸디토리움(김정범)의 만남은 웰메이드 감성 드라마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영화 ‘멋진 하루’ ‘러브 토크’ ‘롤러코스터’ 등에서 음악을 담당한 영화 작곡가로, 이번 작품 역시 스토리가 전개됨에 따라 서서히 변화하는 강수와 미소의 감정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은 물론 극의 몰입도를 고조시켜 관객에게 진한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 사진=영화 '어느날' 스틸 컷

항상 자극적인 것에 열광하는 대중들은 가끔 이에 지쳐 편안한 것에 목말라한다. 지난해부터 조용할 날 없었던 시국과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자극적인 것들에 탈피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어느날’은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가 되지 않을까. 편안한 마음으로 러닝 타임 114분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영화 ‘어느 날’은 오는 5일 개봉 예정이다.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