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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임을 위한 행진곡’,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의 아픔’

기사 등록 2018-05-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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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스틸 컷
[이슈데일리 한동규기자] 아직까지 끝나지 않은 이야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1989년 ‘이철규 변사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결합해 치유되지 않은 아픔을 전한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되짚어보자는 것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져 온 그들의 실상을 그려내며 피해자들이 위로의 메시지를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 최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 아이파크몰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연 배우 및 감독과 만났다.

“젊은 층들이 많이 봐줬으면 하는 느낌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한 두명이라도 역사나 시대의 아픔에 대해서 한번쯤은 돌아봤으면 했어요. 국가 폭력의 역사 이런 것들이 정리가 안되면 대처하는 능력도 없을 거고, 그런 거에 대한 소중함을 깨우치진 않더라도 다시 한 번 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박기복 감독)”

이미 ‘택시 운전사’ ‘1987’ 등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영화가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던 상황.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에 대해 점점 망각하는, 혹은 아직까지도 당시의 실태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박기복 감독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통해서 이 같은 부분을 꼭 짚어주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임을 위한 행진곡’ 대사 또한 박기복 감독의 깊은 의도가 숨어 있었다.
“젊은 층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대사를 ‘임팩트’ 있게 가고 싶었죠. 적재적소 필요에 의한 사람들이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뜻이었죠.(박기복 감독)”

▲ 사진=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공
‘임을 위한 행진곡’ 배우들의 생각 또한 진중했다. 특히 ‘임을 위한 행진곡’ 전수현과 김채희는 역사적 소재를 다룬 영화로 첫 스크린에 데뷔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제 감정을 더욱더 드러내서 그 시대의 아픔을 표현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저를 통해서 그 시대 그분들의 슬프고 아팠던 감정을 관객들이 느꼈을지 라는 생각이요.(전수현)”

“부끄럽지만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교과서 적으로만 알고 있었고 공감을 느낄만한 것이 적었어요. 제가 극중 맡았던 명희도 당시 상황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점차 신념을 갖고 하게 되는 인물인데 저도 영화에 들어가게 되면서 많이 찾아보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명희 캐릭터가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김채희)”

김꽃비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개그우먼이지만 슬픈 감정을 지녔던 희수 역을 연기하는 것이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여서 좋았다고 전했다.

“감독님이 우리가 흔하게 생각하는 이미지들을 탈피하고 싶으셨어요. 희수의 스타일링이 엄청 화려하거나 직업이 코미디언 이라는 설정도 일부러 넣으신 거고요. 더 무겁게 가기 보다는 반대로 느낌을 주셨던 거죠. 저도 그게 어떤 의도인지 공감이 가고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또 희수가 코미디언이라고 해서 항상 웃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심각한 표정으로도 나오잖아요. 그런 것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김꽃비)”

박기복 감독은 관객들이 예상하는 뻔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었다. 극중 회색으로 톤이 다운 되는 장면, 계엄군들의 특이한 의상 등 박기복 감독이 중간마다 심어놓은 복선은 다양했다.

“계엄군이 흡혈 박귀 ‘콘셉트’인데 모든 영화에서 계엄군이 다 비슷하게 나오더라고요. 군화를 신고 철모 쓰고. 그런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총, 칼 대신 몽둥이를 썼던 것도 이런 부분이고요. 계엄군 장면에서 ‘락버전’의 음악을 넣은 것도 듣는 사람들은 조금은 다르게 느꼈을 꺼에요.(박기복 감독)”

▲ 사진=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제공
배우, 연출, 소재 등 모든 부분이 완벽한 시너지를 이룬 영화. 이와 함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임을 위한 행진곡’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철규 변사사건’ 등을 다뤘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진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의미는 아픔을 극복하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희망이다. 그날의 쓰라린 기억보다는 앞으로 해결하고 나아가야할 미래를 그린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의 진정한 메시지를 느껴보길 바란다. 또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것을.

“‘임을 위한 행진곡’이 진행형인 역사에 대한 가족이라는 화합과 갈등을 봉합하는 부분에서 감동 코드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혼 결혼식도 나오는데 다양한 해석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화해의 부분도 있고 어떻게 보면 당시 억울하게 죽은 자들이 저렇게 아름답게 결혼식으로 갔으면 좋겠다라는 판타지적 요소이기도 하고요. 희망을 조금 이야기 하고 싶었어요. 그런 것들 때문에 복선을 몇 개 깔아 놓았던 거고요.(박기복 감독)”

“그 시대에서만 머무른 상황이 아니라 현재에서도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한 사람이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전수현)”

“그냥 묻고 지나가면 편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조금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악의적으로 이 사건을 보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사람들의 생명이나 인권 등이 이런 식으로 무시되고 넘겨져 버리고 가볍게 지나가 버리면 앞으로의 미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지나간 일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가는게 아니라 명명백백히 조사를 해서 확실하게 이것들을 해결해야 이런 문제들이 되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김꽃비)”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참사나 아픔들이 우리나라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해요.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의 의미를 알았던 것처럼 영화를 통해서 5.18에 대해서 한번 더 검색해 주시고 그런 관심 하나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게 많아 질수록 그게 기억이 되고 되풀이 되지 않는 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김채희)”

한동규기자 eoru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