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이슈인터뷰] ‘60일, 지정생존자’ 최윤영 “연기의 매력? 다양한 직업 경험할 수 있어”

기사 등록 2019-08-26 18:22

Copyright ⓒ Issuedaily. 즐겁고 신나고 유익한 뉴스, 이슈데일리(www.issuedaily.com) 무단 전재 배포금지

▲ 배우 최윤영이 최근 서울 용산역앞 푸르지오서밋 지하1층 맛집 '뉴욕즉석떡볶이'에서 종영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최윤영은 '뉴욕즉석떡볶이' 캐릭터인형 뉴요기의 모습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황원준 기자
[이슈데일리 황고은기자]“여러 가지 직업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본지는 최근 서울 용산구 용산역앞 푸르지오써밋 지하 1층에 위치한 맛집 '뉴욕즉석떡볶이'에서 최윤영과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종영인터뷰를 가졌다.

‘60일, 지정생존자'에서 최윤영은 현직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정수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근황을 묻자 최윤영은 지난 11일 마지막 촬영 이후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촬영이 끝나고 최근엔 가족들, 친구들과 주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이번에 먼 해외로 갈 생각이에요. 또,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 떠는 걸 좋아해요. 맛집 가서 밥 먹고 술 한잔 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해서 집에서 영화도 많이 보고 있어요. 걷는 것도 좋고요. 어째 촬영이 끝난 지금이 더 바쁜 것 같아요.”

최윤영에게 ‘60일, 지정생존자'는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을 해소시켜 준 작품이었다. 그래서 더욱 아쉬움을 느꼈다고.

“너무 아쉬워요. 이번 작품은 특히 더 아쉬운 것 같아요.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예전에 했던 역할과 달라서 너무 하고 싶었거든요. 지금껏 밝고 가난하고 씩씩한 역할을 많이 해왔어요. 그래서 다른 역할에 대한 갈증도 있었죠. 공중파 외의 다른 채널에서 연기하는 것에 대한 바람도 있었고요. 다른 장르를 해보고 싶었어요. 오디션을 봤는데 감독님이 함께 해보자고 해서 흔쾌히 하게 됐어요. 시즌 2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최윤영은 비서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철저한 준비를 기울였다.

"시작하기 전에 원작 미드 시즌 1은 다 봤어요. 아무래도 미국 정서랑 우리나라 정서랑 조금 다른 것도 있죠. 젊은 여자가 정치판에서 할 수 일이라든지 위치가 조금 다르기도 하고, 애티튜드도 다르더라고요. 미국은 자유롭게 할 말을 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 부분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끔 대본을 써주셨더라고요. 원래 정치에 대해서 잘 아는 편이 아니었어요. 시사 뉴스를 인터넷으로 많이 찾아보고 더 알기 위해 노력했어요. 정치용어가 많아서 대사도 어려웠어요. 서치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어요.”

그가 맡은 야무진 성격의 정수정 캐릭터는 실제 최윤영의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정수정 캐릭터는 제 실제성격이랑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싫은 소리 바른소리 잘 못 하는 성격이라서 웃으면서 좋게좋게 하는 걸 좋아하는데, 정수정은 분위기가 싸해질 정도로 아닌 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스타일이에요. 바른소리 할 줄 아는 역할이죠. 주변에 그런 도도한 친구들이 하는 행동들을 지켜보며 참고했어요.”

촬영장 분위기를 묻자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좋았다’고 답했다. 촬영날이 오는 게 기다려질 정도였다고.

“제가 KBS 21기 공채 탤런트 출신인데, 감독님도 KBS 출신이더라고요. 전에 몇 번 뵌 적은 있지만 같이 일 하는 건 처음이에요. 감독님이 너무 좋으셔서 촬영장 분위기도 좋았던 것 같아요. 항상 웃으시면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해 주세요. 어떤 상황에서도 화를 안 내세요. 열린 마인드로 아이디어나 의견을 내면 수용해주세요. 같이 일하기 더 없이 좋은 감독님이에요. 완벽한 호흡이었죠. 배우들이랑도 사이가 많이 좋아요. 나이대는 다양하지만 20대가 별로 없고 30대 이상이 많아요. 다들 친하고 성격이 모난 사람이 없어서 분위기가 좋았어요. 선배님들도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먼저 다가와주시고 좋은 말씀 해주셨어요. 촬영날이 오는 게 기다려지는 건 처음이에요.”

최윤영은 지진희와 2009년 방송된 KBS2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이후 다시 만나게 됐다. 10년 만에 만난 지진희는 여전히 배려심이 넘치는 선배였다.

“지진희 선배님이랑은 ‘결혼 못하는 남자’에서 잠깐 뵌 적이 있어요. 같이 붙는 씬은 적었지만, 그때 배려도 잘 해주시고 인상도 좋았던 기억이 나요. 이번에도 배우들 많이 배려해주시고, 하고 싶은 연기 다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지진희 선배님과 이야기할 때는 믿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최윤영과 같이 붙는 씬이 많았던 배우 중 한 사람은 손석구다. 그는 손석구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털어놨다.

“석구 오빠는 워낙 친해져서 같이 연기하는 게 재밌었어요. 호흡도 잘 맞았어요. 석구 오빠한테 제가 연기적으로 배우고 싶은 면들을 알아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석구 오빠는 연기할 때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화술을 사용해요. 저한테는 부족한 면이라고 생각해서 같이 연기하면서 배워서 써먹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 배우 최윤영이 최근 서울 용산역앞 푸르지오서밋 지하1층 맛집 '뉴욕즉석떡볶이'에서 종영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황원준 기자
가장 기억에 남는 씬으로는 손석구에게 치맥하자고 제안받는 씬을 꼽았다. 시청자 반응도, 현장 분위기도 좋았던 씬이다.

“아이디어가 많이 나와서 웃으면서 촬영했어요. 씬들이 진지했지만 딱딱한 분위기에서 촬영하기보다 밝은 분위기에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특히 석구오빠가 치맥하자고 말한 씬을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셨어요. 그 씬을 찍을 때 원래는 그 날의 스케쥴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즉흥으로 연결해서 찍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준비가 안 돼있어 좀 별로지 않을까 싶었는데 시청자들이 좋아해줘서 기억에 남아요. NG를 내도 다들 웃으면서 촬영하는 분위기라 너무 좋았어요.”

박무진 같은 대통령 나오면 어떨지 극중 박무진을 지키는 역할을 맡은 최윤영에게 물어봤다.

“신선하고 좋을 것 같아요. 보통사람들의 대표 같은 느낌이에요. 우리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할 때 ‘정치는 이렇게 해야지. 그러면 안된다’ 이런 말을 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그 사람들의 입장으로 정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로 대통령이 되면 변할 수도 있겠지만, 아예 욕심 없고 그쪽이랑 관계 없던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길 것 같아요.”

연기의 매력에 대해 묻자 최윤영은 타인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꼽았다.

"진부한 이야기일수 있겠지만 여러 가지 직업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제 성격, 직업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잖아요.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젊은 사람들이랑 다 같이 현장에 모여서 한 마음으로 촬영하는 직업이 많지는 않아요. 회사도 승진해서 따로 가는데 말이에요. 70대에서 20대 초반까지 모두 한 공간에서 일을 하는 게 매력이죠.”

최윤영에게 '60일 지정생존자'는 자신을 한층 성장시켜준 드라마이기도 하다.

"대사중에 ‘좋은 사람 박무진이 대통령이 되는 걸 보고싶다’ 라는 말을 해요. 이 드라마의 모토같아요. ‘60일, 지정생존자’도 끝나면 좋은 드라마였다고 시청자들이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또 개인적으로는 안 해봤던 연기라서 아쉬운 면들도 많았어요. 많이 배우고 느낀 것도 많아서 다음 작품에선 좀 더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만난 최윤영은 30대의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이었다. 그에게 비결을 물어봤다.

“제 얼굴이 화면에서 실제 모습보다 동그랗게 나오더라고요. 예전보다는 실물과의 갭이 줄었다고 생각하지만요. 예전엔 볼살도 빼보려고 했는데, 지금은 볼살이 없어지는 게 아깝기도 해요. 다른 연예인 분들보다 게으르게 관리하는 것 같아요. 먹고싶은 것 다 먹어요. 술도 마시고요. 좀 많이 먹은 날은 걷는다든지 해요. 따로 운동을 많이 한다거나 하진 않아요.”

오래 전부터 연예인을 꿈꿔왔다는 최윤영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춤을 좋아했어요. 예고를 다녔는데 연극을 고등학교때부터 했어요. 하고 싶은 꿈을 꾸는 순간부터 계속 한 가지만 바라봤죠. 장래희망이 똑같았어요. 7살 때부터 이 꿈을 꾸고 있다가 이루게 됐어요. 제 학창시절은 제가 이 직업을 갖게 된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재밌게 잘 지냈던 시간이에요.”

최윤영은 어느 덧 연기 경력도 10년이 넘었지만,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 하나만은 신인 못지 않았다.

"2009년부터 활동해서 10년이 넘었어요. 믿기지 않아요. 소름 돋아요. (웃음)그 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아요. 연기력은 조금 성장했을 수 있겠지만요. 마음가짐은 그대로에요. 현장에서 신인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려고 노력해요. 가끔 인터넷에 제 이름 검색하면 나오는 필모그래피를 보면 많은 작품을 했구나 싶어요. 낯설다가도 뿌듯하기도 해요.”

댓글창을 보냐는 질문에 최윤영은 솔직하게 그렇다고 답했다. 따끔한 댓글은 그를 발전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안본다고 하는 사람들도 다 보는 것 같아요. 자기 이야기 하는 데 안 볼 수가 없어요. 좋은 댓글이 많아도 악플이 하나 있으면 그것만 생각나요. 자기 전에도 생각날 정도로요. 학창시절에 누가 제 욕을 한다고 하면 신경이 쓰이는 것처럼요. 막무가내로 싫은 게 아니라 연기에 대한 댓글을 보면, 고치려고 노력하기도 해요. 그런걸 보고 반성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60일, 지정생존자’을 통해 최윤영은 인생작 중 하나로 자신있게 꼽을 수 있는 작품이 하나 더 늘었다.

“‘60일, 지정생존자’는 제 인생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 중 하나에요. 안 해봤던 연기도 해봤고, 워낙 좋은 작품이기도 하고요. 제 역할이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많이 좋아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인생작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제가 연기해온 모든 캐릭터가 다 좋았지만, 아무래도 시청자들이 많이 사랑해준 캐릭터니까요. 또, ‘내 딸 서영이’에서 했던 연기도 너무 좋아해 주셨어요. 드라마 시청률도 50%가 넘었으니까요. 그 작품은 좀 길게 기억될 거 같아요.”

올해 나이 34세인 최윤영은 어느 덧 11년차 배우가 됐다. 40대가 되기 전까지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는 목표를 말하며 환하게 웃는 그의 미소가 8월 푸른 하늘을 수놓고 있다.

“‘제가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좋아해요. 40대가 되기 전까진 ‘최윤영이 나오니까 재밌을 거야’ 라고 생각할만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많은 인지도와 부를 누리기보다는 ‘연기만큼은 의심을 안 해도 되겠다’ 하는 말을 듣고 싶어요. 계속 연기하며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연기는 어렵다는 거에요. 정답도 없고, 보는 사람마다 평이 달라요. 모든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서 잘 하는 배우가 되긴 힘들겠죠. 많은 분들이 최윤영을 보고 안정적인 연기를 한다고 평가를 해주신다면 11년이 값지게 느껴질 것 같아요. 모든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고 칭찬을 해주는 게 목표에요.”

황고은기자 sukidayo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