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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 오마이걸,한여름밤의 '꿈과 사랑'

기사 등록 2016-08-2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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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36도. 2016년 여름 들어 가장 극성을 부렸던 폭염은 오마이걸이 그려낸 아름다운 판타지 세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1년만에 훌쩍 성장한 여덟명의 소녀들은 그간의 모든 노력을 집결시키며 왜 자신들이 '대세 걸그룹'으로 불리고 있는지를 증명했다.

21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는 오마이걸의 데뷔 첫 단독콘서트 '여름동화'가 열렸다.

다양한 콘셉트와 음악 스타일로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오마이걸은 이번 공연에서 아기자기한 연출과 구성으로 모든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켰다.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이 빛나는 오프닝 VCR이 비춰지자 팬들은 열광적인 환호를 통해 무대를 즐길 준비를 마쳤다. 푸른 나무와 꽃,싱그러운 여름의 기운을 담은 한 폭의 그림 같은 영상은 마치 동화 속에 온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몽환적이고 세련된 팝댄스곡 'CLOSER'가 열광적인 시작을 알렸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멤버들은 위,아래,좌우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등장했다. 꽃으로 장식된 그네에서 내려온 나머지 멤버들이 무대에 올라서자 팬들은 객석이 떠나갈듯한 환호성으로 화답했다.

이어진 '한발짝 두 발짝'에서도 특유의 상큼하고 순수한 감성을 뽐내는 등, 초반부터 공연장을 뜨겁게 달궜다.

오마이걸의 개성 넘치는 소개 영상이 끝난 후에는 아름다운 여름을 표현한 'HOT SUMMER NIGHTS',사랑에 빠진 소녀의 수줍은 마음을 담아낸 미디움 템포 발라드 '궁금한걸요'가 펼쳐졌다.

이날 현장에는 걸그룹의 공연 답게 여성팬들 못지 않은 남성팬들의 '사자후'가 곳곳에서 울려퍼졌다.

오마이걸은 "지난 공연보다 환호성이 더 큰 것 같다. 오늘 저희한테 퐁당 빠질 준비 되셨나요?"라며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다.

팀의 막내 아린은 "오늘 여러분들에게 잘 보이려고 이렇게 예쁜 옷을 입고 왔다.귀엽게 봐주세요,아자"라고 환한 미소와 함께 애교를 발산했다. 그는 이어서 "항상 꿈꿔오던 단독 콘서트를 개최해서 너무 기쁘다. 이런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는데,모두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멘트가 끝난 후에는 숨가빴던 열기를 잠시 식히는 순서가 마련됐다.

잔잔한 피아노와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는 한층 차분해진 초록색 야광봉의 움직임과 함께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했다.

이들은 두번째로 선보인 어쿠스틱 버전 'SAY NO MORE'에서도 안정적인 가창력과 여유로운 표정으로 색다른 매력을 뽐냈다.

미미는 "사실 이 무대는 여러분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자리다. 오늘의 주인공은 저희가 아니라 '미라클' 여러분들인 것 같다"라며 팬들을 향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콘서트만의 매력은 평소 방송에서는 볼 수 없던 이색적인 무대를 보는 것에 있다.

오마이걸 역시 다양한 곡들의 메들리가 이어진 멤버들의 솔로 공연을 선보였다. 아린은 장나라의 '나도 여자랍니다'에서 사랑스러운 그만의 엔돌핀으로 남성 팬들을 사로잡았다.

비니는 태연의 '들리나요'를 통해 숨겨진 노래 실력을 마음껏 나타냈으며,지니는 주얼리의 '니가 참 좋아'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효정의 무대를 마친 후 네명은 다시 한자리에 모여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를 꾸몄다.

JTBC '걸스피릿'에 출연하며 검증된 가창력을 인정 받은 메인 보컬 승희는 2NE1의 'Ugly'를 강렬한 록 버전으로 편곡했다. 귀에 착착 감기는 그의 매력적인 음색과 폭발적인 고음은 중반을 향해 가는 콘서트의 온도를 한껏 높였다.

승희는 감격에 겨운듯 눈물을 글썽였지만,이내 노래에 집중하는 프로페셔널함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다음에는 경쾌하고 신나는 록 사운드의 'PLAY GROUND','ROUND ABOUT'이 다시 한번 공연장의 흐름을 바꿨다.

오마이걸은 초반부에 입었던 의상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록시크룩'으로 톡톡튀는 '걸크러쉬'를 나타냈다. 어떤 장르든 자신의 색깔로 풀어내는 오마이걸의 능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오마이걸은 공연장의 협소함을 역이용하는 섬세한 무대 연출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SUGAR BABY'가 시작될때 움직이는 소파에서 나오는 멤버들의 모습은 아티스트와 관객들의 간격이 짧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이들은 리메이크 곡 'Je T'aime'와 '내 얘길 들어봐' 에서는 후렴구를 팬들과 함께 부르고 연신 "사랑해'를 외치며 'MIRACLE'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겼다.

효정은 "여성분들,남성분들이 반반씩 오신 것 같은데 함성 대결을 한번 해볼까요?"라며 피할 수 없는 대결(?)을 부추겼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1300 여명의 인원들은 홀을 날려버릴듯한 엄청난 목소리를 발사했다.

팬들은 점점 마지막을 향해 가는 순서가 아쉬운듯,이들의 데뷔곡 'CUPID','LIAR LIAR'의 모든 부분에 '떼창'을 더했다.

승희는 "한 시간 더해야 할 것 같다. 아직도 여러분들의 배터리가 많이 남아 있는 것 같다"라며 "마지막 순서까지 남아 있는 에너지 다 쏟아내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리더 효정은 "이번 콘서트를 활동 하면서 준비 하느라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멤버들이 잘 따라와줘서 너무 기특하고 고맙다."라며 "많은 분들이 와주신 만큼 이 무대의 소중함을 더욱 크게 느낀다"라고 공연의 준비 과정과 소감을 전했다.

지호는 "감정이 너무 복받쳐 오른다. 여자 아이돌이 콘서트를 하기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3년 정도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더 빨리 할 수 있게되서 너무 행복하다"라며 "오늘을 계기로 더 성장하는 오마이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그간의 감회와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대부분의 멤버들은 눈물을 흘리느라 말을 잇지못했다. 무대 위에서 빛나는 화려한 아이돌이기 이전에 이들 역시 여느 20대들과 다를 바 없는 순수하고 맑은 인간이었다.

비니는 전날 시간을 내서 썼다는 편지를 동료들에게 읽어주며 현장을 감동의 도가니로 물들였다.

아린은 "제가 몸이 약해서 연습 할때 힘들어한 적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언니들이 잘 챙겨줬다.고맙고 사랑한다"라고 끈끈한 팀웍을 자랑했다.

오마이걸은 "너무 울어서 눈이 안 떠진다"고 말하면서도 다시금 자로 잰듯한 안무와 흔들림 없는 목소리를 뿜어냈다.

'여름동화'라는 콘서트의 타이틀에 걸맞게 오마이걸 측은 공연 중간 중간 다채로운 VCR을 통해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멤버들의 셀프카메라와 '포켓몬고'를 패러디한 '옴켓몬GO',네번째 영상에서 선보인 멤버들의 코믹한 연기는 팬들에게 주는 값진 선물이었다.

앵콜 무대 전 나온 여섯번째 VCR의 마지막에는 '고마워요 MIRACLE'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을 향한 변하지 않을 사랑을 표현했다.

편안한 캐주얼룩을 입고 나온 오마이걸은 'B612','I FOUND LOVE'로 대미를 장식했다. 무대 전체를 아우르는 멤버들. 그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삶의 이유인 'MIRACLE'은 화려한 폭죽을 터트리며 150분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오마이걸은 1층,2층에 있는 모든 관객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첫 번째 단독 콘서트의 여운에 푹 빠졌다.

'성장과 발전',이제 데뷔 1년을 갓 넘긴 이들이 이날 보여준 모습은 어떤 가수들의 공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까웠다. 무대 자체를 즐기며 팬들과 호흡하는 오마이걸의 즐거운 동화는 벌써 두번째 책장을 기대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진=WM엔터테인먼트)

김상록기자 honjk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