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데일리 양지연기자] 명실상부 대세인 조정석과 도경수이지만 각자의 스크린 성적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런 두 사람이 ‘스크린 대세’로 발돋움하기 위해 제대로 뭉쳤다. 전혀 다른 듯 닮은 두 사람은 영화 ‘형’(감독 권수경)에서 충분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관객들을 울리고 웃길 예정이다.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는 ‘형’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상영이 끝난 직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권수경 감독, 주연배우 조정석, 도경수, 박신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본 소감은?

이날 자리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세 주연배우들이 완성된 영화를 처음 접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미워할 수 없는 사기꾼 형 역할을 맡은 조정석은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의 느낌을 영화를 보며 다시 받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가족’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의미를 잘 되새길 수 있게끔 만들어진 것 같다. 재밌고 슬펐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시합 중 불의의 사고를 당한 유도선수 동생 역의 도경수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 감정이 그대로 표현된 것 같아서 재밌게 봤다”고 공감했다. 두 형제의 든든한 서포트, 유도 코치로 분한 박신혜는 “시나리오 처음 읽었을 때 받았던 느낌을 전달해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전달하기 보다는 옆에 계신 두 형제분들께서 더 잘 전달해주신 것 같다”며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배우들, 연기에 대한 평은?

세 배우 중 가장 연기 경력이 짧은 도경수는 “가장 많이 배운 것은 후배에 대한 배려심이었다. 현장에서 두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됐다”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어 “정석이 형과 연기를 할 때 눈을 보면 몰입이 너무 잘된다. 편하게 이끌어주셔서 잘 촬영했다. 신혜 누나의 눈을 통해서도 감성을 읽을 수 있었다. 소통할 수 있는 감성을 가지고 신다. 두 선배들에게 배우며 재밌게 촬영했다”고 존경심을 내비쳤다.

권수경 감독 역시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정석씨는 작품 분석력이 탁월하다. 저보다 더 깊이 있게 고민하고 많은 캐릭터를 연기한 분이다. 경수씨는 정석씨의 저 현란한 연기에 재치있게 센스 있게 대응해서 ‘확실히 다르구나’하고 감탄했다. 신혜씨는 대한민국 20대 배우 중에 이렇게 몰입하는 배우가 있나 싶을 정도로 순간몰입도가 대단히 뛰어난 배우다. 세 배우와 함께 한 것이 영광이었다”며 배우들의 연기를 구체적으로 평가했다.

#애드리브의 제왕 조정석,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도경수는 조정석 특유의 애드리브에 대해 “정석이 형의 연기를 보며 현장에서도 많이 웃었다. 제가 옷을 입고 나가는 장면이 있는데 분명 웃기지 않은 장면인데 너무 웃겨서 NG를 몇 번씩이나 냈다”고 회상했다.

박신혜도 조정석과의 첫 촬영을 떠올리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응급실에서 첫 촬영을 했는데 ‘갖고 싶다, 카드’라는 애드리브에 당황해서 NG를 많이 냈다. 대사를 하실 때도 굉장히 현실감 넘치고 재밌게 하셔서 현장에서도 웃음 참느라 혼났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정석은 “신혜씨가 말씀하신 그 장면에서 ‘카드란 게 없는 사람이야, 알어?’가 애드리브고 ‘카드 갖고 싶다’는 원래 있는 대사다”라고 정정하며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기 보단 이미 있는 대사에 저만의 색깔을 많이 입히려고 했다”고 나름의 노하우를 털어놨다.


#‘팬서비스급’ 목욕탕 장면

두 형제의 ‘케미’가 뿜어져 나온 부분에 목욕탕 장면을 빼놓을 수 없다. 팬서비스의 의미가 있냐는 질문에 조정석은 “팬서비스 느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장면이 되게 중요했다. 왜 제가 동생 두영이를 미워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잘 전달되는 장면인데, 노출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그 장면이 가지고 있는 롤이 잘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모든 장면을 다 집중해서 찍지만 특히 그 장면을 예민하고 민감하게 파고들면서 많이 집중했다”고 배우로서의 진중한 태도를 드러냈다.

도경수도 역시 “형과 동생이 얘기를 하면서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장면이어서 어떤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기 보단 정말 집중해서 촬영한 거 같다”고 해당 장면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강조했다. 도경수의 말이 끝나자 조정석은 “실제로 도경수에게서 그렇게 때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말해 분위기를 더욱 유쾌하게 만들었다.

#역할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점은?

동생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삼아 대출까지 받으려고 하는 사기꾼 형인만큼 조정석은 이 역할이 너무 밉지만은 않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너무 나쁘지 않은 두식이를 만들려고 했다. 영화 속에서 욕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하면 맛깔나게, 밉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로 동생이 없음에도 형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에 대해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조카가 있어서 형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공감한다. 조카와 지내며 형성된 경험과 감정이 영화 촬영 때 복합적으로 도움 됐다고 생각 한다”고 이야기했다.

유도선수에다 시각장애인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까다로운 역할을 맡은 도경수는 “국가대표였기 때문에 어색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다른 스케줄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시간이 되면 무조건 유도 연습을 하고 운동을 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몸이 그렇게 크게 보이지는 않은 것 같다. 유도선수 분들은 몸이 크신데”라며 말끝을 흐리다 급하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또한 시각장애인 연기에 대해 “부담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됐다”며 솔직한 감정을 내비쳤다. 도경수는 이어 “제가 시각장애인분들에게 공감을 할 수는 없겠지만, 시각장애인 체험하는 곳에 가서 후각, 미각, 청각, 촉각 등을 살리는 경험을 해봤다. 그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 한다”고 숨은 노력이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가장 즐거운 장면, 가장 슬픈 장면

배우들이 볼 때 가장 ‘빵 터지게’ 만드는 장면, 가장 울컥하게 만드는 장면은 어느 부분일까. 세 배우가 입을 모아 이야기한 가장 슬픈 장면은 경기를 앞두고 두 형제가 통화를 나누는 부분이다. 박신혜는 “경기 전 두 배우가 통화하던 부분”, 조정석은 “병원에서 통화하는 장면”, 도경수는 “경기장에서 형과 통화하는 장면”이라며 저마다 자기가 맡은 역할의 입장에서 이야기하면서도 동일한 부분을 꼽았다.

그런가 하면 가장 즐거운 장면에서는 형제의 마음이 통했다. 박신혜가 “동생에게 메치기 당하고 형이 복수한답시고 발 잡았던 장면이 재밌었다”고 한 것과 다르게 조정석과 도경수는 두 형제가 합심해서 ‘귀여운 사기’를 모의한 장면을 선택했다. 조정석은 이 장면에 대해 “서로 미리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육감적으로 모의하는 게 웃겼다”고, 도경수는 “정석이 형과 생각이 같다. 아직 친해지지 않았는데 어떤 터치로 인해 같이 사기를 치는 게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친형제가 아님에도 피를 나눈 형제처럼 완벽한 ‘케미’를 보여주는 두 남자와 그들을 더욱 끈끈하게 이어주는 코치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로 다가갈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최근 성공적으로 드라마를 마무리한 조정석과 가수 엑소로서 이미 정상에 우뚝 선 도경수가 스크린에서도 동일한 대세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오는 24일 개봉하는 ‘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양지연기자 jy4429@ 사진 조은정 기자 j_e_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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