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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희의 팔도 유람기] 상암동 성당-마카오편 "내 모든 역사에 소중한 한 페이지"-20

기사 등록 2016-09-0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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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별난 트로트가수를 만났다. 172cm의 큰 키와 서구적인 외모, 우월한 몸매를 갖춘 장태희다. 그는 지난 2010년 EP 앨범 'Modern Trot' 으로 데뷔해 어느덧 6년차 트로트가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장태희는 전국팔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전국팔도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이 넘쳐난다는 장태희. 재치있게 풀어낸 그녀의 팔도유람기들을 혼자 듣기엔 아쉬워 시리즈로 이슈데일리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한다.<편집자주>

'트로트계의 이하늬' 장태희의 스무번째 이야기.

이번편은 서울상암동 성당에서의 시니어 효잔치 단독공연의 이야기와 전국을 무대로 다니는바쁜 스케쥴 속에서 찾아 떠난 마카오여행에서의 느낌표의이야기이다.

어르신들의 초대를 받은 장태희 효 콘서트였다. 몇달전부터 들어온 섭외로 잡힌 스케줄.

모두들 한마음 한뜻으로 기다려주시고 크게 프랜카드로 환영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저 또한 행복했습니다. 절에서 팬싸인회도 했고 산사공연이 많았던 터라 성당공연은 더 기대가 됐다.

하느님의 은총이었을까? 가슴이 푸근하고 편안했다.

소년처럼 해맑으신 신부님과 만담에 쑥스럽지만 다정한 포옹도 나누고 어르신들을 위해 '비내리는고모령','눈물젖은 두만강','꿈에 본 내고향'도 들려드렸다. "남는 손주없으시냐"고 "참으로 탐나는 손주매느리감" 이라고 떠는 너스레로 귀염도 받았다. 여러분 세례를 받으신 저희 선생님께서는요 힘든일이 있을때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탓이오.. 하라고 하셨어요 공감의 박수가 뜨거웠다.

고맙다고 신부님께서 수고했다고 따로 용돈을주셨는데 신부님의 월급을 알고있던터라 차마 어찌받으랴,헌금하고 돌아서는 마음이 뿌듯했다

가수가 좋네요. 이렇게 마음담아 드릴수있는것이 있으니까요. 왜 나는 드리러 왔는데 더 받아가는 기분이 들까요...나의 목청이 큰일을 한 것 같은기분에 그리도 행복했다. 신발이 닳도록,발바닥이 두꺼워지도록 타이어가 열불나도록 다니는 팔도유람의 적절한 휴식은 에너지충전으로 더 멋진무대로 효율적인 컨디션이 된다.

사랑하는 언니와의 여행.공연 관람 후 마구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샘솟는 아이디어에 새로운 명함을 즉석에서 디자인중. 뭔가 열중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며 찍어준 사진 ^^

메들리 40곡 녹음에,다이어트에,짬짬히 방송 행사 공연에,집안 환자간병에,소속사 선배님 36장 새앨범 디자인 아트디렉에, 메들리앨범 포스터 디자인까지 인쇄골목 뛰어다니고 머리며 가슴이며 온갖에너지를 쥐어짜낸 시간의 결실을 손에쥐고 홀가분하게 떠난여행.

화려한 네온싸인과 맛있는요리,고풍스런 인테리어소품들,동서양이 뒤섞인 오리엔탈적인 예술품들 내가 좋아하는 모든것들이 총 망라된 부띠크호텔을 하는것이 한때꿈이었던 내게 호텔투어와 쇼핑,게임까지 멋진 여행일정이었다.

밤은 그리도 화려하더니 아침은 열기를 식혀주는듯 빌딩숲은 비에 촉촉히 젖어있었다...
모두가 잠든밤 혼자 바라보는 야경 모두가 깨지않은 이른아침 혼자 바라보는 파란새벽 나는 생각한다.

인간의 쾌락과 혼을 빼앗기에 충분한 자본주의의 상징들, 쓰러질 것 같은 낡은 건물들과 하늘을 찌를듯 화려하고 높은 빌딩들이 혼재되어 과거와 현재 미래가 뒤엉킨듯 오묘한 매력의도시 홍콩 마카오. 마카오에서의 시간들은 내게 커다란 활력이 됐다.

여행의 감흥은 돈으로 환산이 안되는 마음의 살찌움 맞드라. 말라진 감성에도 촉촉한 단비가 됐다. 그간 지방방송,방송국,트로트에만 매달려 살았는데 본조비의 락도 듣고 다양한 인종,새로운 음식,자본주의의 꽃인 상품들을 보며 문화충전도 했다.

예전 꽃예술을 하시는 선생님 댁에 강아지 3마리가 있었는데 그중 한마리는 개구멍을 통해 집밖을 탈출해 여기저기 이집 저집 다니며 재롱피워 밥도 얻어먹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아주 웃긴 녀석이 있었다. 강아지 3마리가 나란히 있을때면 유난히 그 눈빛이 마치 사람같이 총명했던 기억이 난다.
뭘 아는듯한 까미의 눈빛,많이 보고 많이 겪고 하는것이 아는 만큼 보이고 겪은만큼 생기는 지혜가 아닌가? 여행에서 보고 듣고 맛본것이 내겐 휴식이자 공부이기도 한 이유이다.

유명한 워터공연을 보는중 왕자가 우여곡절을거쳐 공주를구하는 내용이었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내게도 그런왕자가 나타날까?

고난과 역경을 감내 하면서도 날 지켜줄 둘이 사랑의결실을 이루는 순간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다 나더라... 그동안 사랑은 사치라며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지냈는지도...

공연장을 날아다니며 열과 성을 다하는 아티스트들을 보니 반성해야겠다 느꼈다. 힘든 시간들속에서도 도피인듯 떠났던 여행이지만 늘상 재도약을하는 전환으로 삼았던거 같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는 긍정의 힘으로 그 파도조차 반면교사 삼아온 내 마음의 근육이 있었기에 수행의 경지가 버틸만은 한듯했다. 시작은 두렵고 공허했지만 내안의 열정을 깨운다면 뭐든 이룰수 있다는 자존감을 키워나가자 싶었다.

사람은 환경에 지배를 받고 보이는만큼 생각하게되는가봐.내가 넘친다고 내가 진하다고 내가 강하다고 날 죽일 필요가 없겠어...

여기는 내가 그토록 좋아하던 레드 황금 용 사자 호랑이가 가득해. 카지노입구에서 실랑이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21살 이하는 입장이 안된다고 나를 잡은거야^^ 믿어져??? 생머리였고 화장기 없는 모습이였다. 절대로 반드시 아줌마소리 듣지 않을 아이템들이 있다. 멜빵바지,땋은머리,야구모자. 굵은 눈썹의 동안화장ㅋㅋㅋ

한때 호텔리어였던 이유에서일까, 라운지투어를 하며 헐리우드 스타 빰치게 화려하게 입고선 비싼 디저트를 내게 선물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비싼거 사먹으니 폭식이 안되는 만족감이 소식으로 이어졌다.

공연에서 입을만한 의상이 있나보던 중 선홍빛 레드의 운명적인 드레스를 만났는데, 스페인브랜드. 역시 글래머는 아무거나 맞는게 아니었다. 그것을 입고선 스냅사진을 찍었는데 관광객들이 "모델이냐"고 함께 촬영을 부탁해서 창피했지만 꽤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게 모델놀이를 하며 내 청춘의 한풀이는 재미있는 추억이 됐다.

선택했던 고생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기에 공부길과 인생길이된 나의 유랑길.예술가의 뜨거운 가슴으로 세상을 살아내기엔... 때론 너무 뜨거워진 가슴을 이런여행으로 차갑게 식힐 필요가 있겠다 싶었다. 여행을 못할땐 원샷 원샷! 뭐든지 원샷으로 열불나는 가슴 식힌다고 후유증도 있었드랬다.

보이는게 다가 아닌 세상에서 멋진 야누스가 되자 다짐한다. 추억이 되고자 올린사진들에 예쁘다고 멋지다고 해주는 SNS 친구들.

때론 가까운듯 멀고 먼듯 가까운 친구들이 소중한 벗이 됨을 실감한다.

잘하려고 하지않고 잘보이려 하지않아. 보여주려 하지않아

내 모든 역사에 소중한 한 페이지를 공감. 내 눈에 담은세상,그 세상속에 담긴 장태희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길...어느 순간 세월이 추억이되는 마법의시간들이 지나면 그들과 나는 같은것을 바라보는 공감의 선물을 나눠갖게 될거야.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거리에서 멋진 가을로 우회전을 하고있는 장태희

차갑고 달콤한것만 마시던 내가 이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뜨겁고 열이 많던 내가 이젠 추위도 탄다.

너무 뜨겁게 태우고 살았나봐... 언니가 전해준 커피 한잔을 손에 감아 쥐는데 차가운 손끝이 녹아내리면서 마음까지 온기가 젖어드는듯. 손 따뜻한 남자가 손잡아준 것처럼 울컥했다 쌉쌀한듯 싱거운 커피 한모금 하는데 예전엔 맛없고 한약 같았던 맛이 지금은 왠지 내 마음하고 같은 맛인거 같아 위로받는 기분까지 들었지뭐야... 어느날은 쓰던 소주가 어느날은 달콤한 이유와 같은건지.

커피 한잔의 여유와 커피 한잔이 주는 고마움은 내가 아메리카노의 맛을 아는 성숙한 여인이 되어가는것 같은 기분까지 안겨다줬다. 그냥 늘 마시던데로 달콤한 라떼 초코만 마실것을... 아직은 단맛만 아는 철부지이고 싶은데 큰일났네,그 맛을 알아버렸다... 쌉쌀하니 고급진맛,씁쓸하니 내마음 같은 맛

커피..그리고 나..그리고 가을 장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