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배우 이병헌과 박정민이 형제로 만나 스크린을 웃음과 감동으로 물들이기 위해 나섰다. 처음 만나 낯설고 모든 것이 다르기만 하다. 이러한 두 형제가 서로 마음을 열고 손을 잡아가는 과정 속 이들의 케미스트리의 향연은 관객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 형제의 ‘세상’은 무엇일까.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감독 최성현)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 살아온 곳도, 잘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모두 다른 두 형제가 난생 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조하의 쉽지 않은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조하는 주먹 하나 믿고 평생을 살아왔지만 지금은 자존심만 남은 한물 간 전직 복서다. 한때는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까지 거머쥔 잘 나가는 복서였지만 지금은 전단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가기에 급급하다.

만화방에서 잠을 자는 등의 생활을 이어나가던 중 17년 동안 떨어져 살았던, 자신을 버렸던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게 된다. 그리고 당분간 인숙의 집에 머물기로 결심한 그의 앞에 난생 처음 보는 동생 진태가 나타나며 조하의 인생은 변화하기 시작한다.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처음에는 그저 잠시 머무를 공간으로 생각했던 엄마의 집이였다. 만화방과 친구 집을 전전하던 그에게 숙식을 제공해주는 집은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 불편한 한집 살이지만 그는 캐나다로 이민 가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기 전까지만 참기로 결심한다.

특히나 조하에게 어린 시절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가족도 없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그러나 자꾸만 한 집에서 마주치는 엄마와 동생, 이 가족들이 조하를 흔들어놓기 시작하고, 이들은 서서히 교감하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형성한다.

영화는 두 형제를 중심으로 흘러가며 결론적으로는 가족 간의 사랑을 강조한다. 중간 중간 섞인 유쾌한 에피소드는 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하고 영화가 끝으로 향할수록 관객들의 마음에는 파도가 치기 시작한다.

영화의 전개는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고 그 속에서 눈물을 주는 공식의 전개가 반복된다. 이렇듯 뻔한 공식을 따르고 있는 영화지만 우리 삶과 가까이 맞닿아 있는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은 이마저도 뻔하지 않게 만들어낸다.

최근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에서 강렬하고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던 이병헌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하다. 거친 겉모습 속 따듯한 정을 지닌 조하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평범할 수도 있는 인물을 매력적인 인물로 탈바꿈시켰다.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신예 박정민은 ‘서번트증후군’ 동생으로 조금은 특별한 연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그는 이병헌과의 연기호흡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 충무로가 가장 주목하는 배우답게 말투와 표정, 손동작 하나하나에도 섬세함을 기해 서번트 증후군의 특징을 담으면서도 캐릭터를 향한 끝없는 노력의 결과물을 훌륭하게 완성시켰다.

또한 이 영화는 관객들의 귀도 사로잡는다. 마지막 엄마에게 바치는 듯한 진태의 피아노 선율은 한 번 터진 눈물샘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영화 속 곳곳에 배치된 다양한 피아노 연주곡은 관객들의 감성을 건들이며 영화를 한층 더 풍성하게 한다. 박정민은 피아노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이 캐릭터를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해 연기를 완성시켰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흔한 공식의 전개 속 긴 여운을 남긴다. “따뜻하고 유쾌한,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자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반응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는 최성현 감독의 말처럼 ‘그것만이 내 세상’은 극장에서 관객들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기에 충분한 영화다. 오는 17일 개봉.

 

김나연기자 nadus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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