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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기획]‘재심’이 가진 양심, 관객 앞에 펼쳐지다

기사 등록 2017-02-1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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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서지원기자] 다시 심판을 받다,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의 뜻이다. 사전적 의미는 확정된 판결에 대해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는 경우 판결의 당부를 다시 심리하는 비상수단적인 구제방법. ‘재심’을 통해 우리는 진실과 양심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 속 공권력의 폐단은 진실이 있음에도 제 발 저린 경찰의 행동에 관객들을 분노하게 만든다. 양심을 저버리는 권력욕이 마치 어지러운 현 시국과 같다.

‘재심’의 모티브가 된 실제사건은 이렇다.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살해 된 것을 한 소년이 목격했다. 그는 신고를 했고 며칠 뒤 용의자로 몰린다. 처음엔 혐의를 부인하던 소년은 결국 자백하는데 그의 나이 불과 15세다. 이후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면서 진실이 밝혀졌지만 검찰과 경찰로서는 부실 수사를 인정한다는 뜻의 재수사를 마땅치 않아했고 재수사는 결국 흐지부지 된다.

소년 현우(강하늘)는 변호사 준영(정우)을 만나며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심한다. 준영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사건 기록을 보며 괘씸함을 느끼고 ‘재심’을 준비한다. 준영은 진범이 있지만 권력이 아니라고 하는 현실에 '양심'을 언급했고 영화는 이를 토대로 전개된다.

실제로 지난해 약촌오거리 사건 재심 중, 이를 담당했던 형사가 증인으로 출석 후 양심의 가책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다. 진실을 이야기 할 수 없었던 긴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었을까.

다행히 약촌오거리 사건은 재심으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안도했고 권력의 모순에 다시 한 번 공분했다. 소년이 청년이 될 만큼 긴 시간이었고, 경찰과 권력으로부터 보호 받아 마땅한 이가 피해자였음이 가장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례는 적지 않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비슷한 사건으로 조명된 ‘부산 엄궁동 살인사건’도 경찰의 추측 수사와 확정 수사에 범행을 자백했다는 사실이 이와 같다. 피해자가 된 가짜 진범. 방송으로 인해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가해자에 양심을 묻는다.

믿을 수 있는 공권력인 경찰의 모순은 아직 남아있다. 약촌오거리 사건이 재조명 된 것처럼 다른 사건들의 또 다른 진실은 없을까. 영화 ‘재심’을 통해 진실은 존재하며 양심은 권력보다 강한 힘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더 주목해야 한다. 오는 15일 ‘재심’의 개봉은 이를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양심을 묻는다.

(사진=오퍼스픽쳐스)

서지원기자 wonni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