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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언니' 이시영 "앞으로 계속 새로운 도전하고파"

기사 등록 2019-01-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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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이슈데일리 장영준기자] 배우 이시영이 아니면 누가 이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영화 ‘언니’가 개봉하고 ‘여자 마동석’이라는 특이한 타이틀로 불리고 있는 이시영.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이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배우 이시영을 만났다. 그는 ‘언니’에서의 모습과는 다르게 편한 캐쥬얼 복장에 환한 미소로 인터뷰 시작을 알렸다.

‘언니’는 사라진 동생 은혜(박세완)의 흔적을 찾아갈수록 점점 폭발하는 전직 경호원 인애(이시영)의 복수극을 담은 작품.

‘언니’의 가제는 ‘오뉴월’이었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이시영은 현재 작품의 제목인 ‘언니’가 ‘오뉴월’보다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것 같아 만족한다고.

“원래 가제가 ‘오뉴월’이었어요. 촬영하면서 제목에 익숙해졌죠. 그런데 ‘언니’라는 제목으로 영화가 상영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들었어요. 오히려 더 좋았어요. 여러 가지 의미로 관객들에게 크게 다가갈 수 있길 바랐거든요.”

‘오뉴월’과 ‘언니’. 두 단어 모두 작품이 전하고자 했던 강한 여성상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이는 이시영이 보여줄 액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동시에 영화 ‘마녀’ ‘악녀’ ‘테이큰’을 떠오르게 한다. 이에 이시영이 딱잘라 ‘결이 다른 영화’라고 말했다.

“세 영화 다 캐릭터 출발점이 다르죠. ‘마녀’는 초인적인 힘을 가져서 어떤 액션을 해도 설득력이 있고 파워풀합니다. ‘악녀’라는 작품은 워낙 철저하게 훈련되고 키워진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매력과 스타일리시한 액션이 있습니다. 배우로서 대단하고 부럽기도 하죠.”

“우리 영화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한 인간이 동생을 구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세 영화와 확연하게 결이 다릅니다. 카메라 기법과 액션에서 활용하는 성질들도 다르죠. 우리 영화에서 액션이 힘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내가 동생을 구하고 그 동생이 얼마나 불편하게 사회에서 핍박받고 피해 받았는지에 대한 감정을 관객들과 함께 가지고 가기 때문에 다른 영화와 다르다고 생각해요.”

▲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이시영의 등장은 시작부터 강렬하다. 눈을 홀리는 빨간 원피스를 입고 헤머를 끌며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전형적인 여성의 탈을 썼지만 속은 그렇지 않았다. 마치 기존의 여성성을 깨부수듯 해머를 내리치는 이시영의 모습은 깊게 울리는 파괴음 만큼이나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시영 역시 이 장면에 마음이 사로잡혔다고 전했다.

“시나리오 오프닝이 강렬하죠.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아무 정보 없는 상황에서 읽어서 그 초반 몇 장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어요.”

“개인적으로도 고민했었습니다. 제작자들과 한 달 정도 애기했죠. 왜 굳이 빨간 원피스에 하이힐을 해야 하는 이유가 영화상에 있나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많이 했어요. 어떤 배우건 액션을 한다고 하면 편한 신발에 무채색 계열에 옷을 입고하는데 상반적인 의상이 파격적이어서 좋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액션을 하기에 위태로워 보이는 높은 하이힐과 짧은 원피스. 피튀기는 액션을 보이는 이시영의 극중 모습이다. ‘언니’를 연출한 임경택 감독은 기존의 여성상에 대한 대표적인 아이템을 걸친 박인애가 의상과는 대조적인 액션을 선보여 여성의 틀을 깨부수길 원했다고.

“빨간색 치마와 하이힐이 액션을 하면서도 힘들었습니다. 매체를 통해서 보는 작품인데 시나리오가 좋아도 보는 그림이 어색하면 공감이 안 될 거란 걱정이 있었죠. 하지만 여성성을 대표하거나 상징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치마와 하이힐을 입은 존재인데 오히려 이게 동생을 구하는 인애의 부분으로서 어떻게 인애의 분노를 폭발시키는지에 대한 상징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불편할 수 있고 어울리지 않는 외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액션을 함에 있어서는 잃는 게 있고 얻는 게 있겠지만 최대한 멋지게 보이려 노력했습니다.”

▲ 사진=제이엔씨미디어그룹
배우 이시영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전 국가대표 복싱선수’다. 대중들에게 강한 에너지를 내뿜는 배우로 인식된 만큼 이시영은 영화 ‘언니’ 이전에도 종종 액션을 선보였다. 그는 액션이 자신이 가진 장점이자 강점이라고.

“내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액션을 좋아합니다. 내가 가진 장점에 한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한한 능력을 가졌다기보다는 열심히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찾아주시는 것을 마다하지 않고 진짜 열심히 하다보면 좀 더 나은 기회가 생기고 다른 액션을 선보일 수 있는 작품이 찾아올 거라 생각합니다. ‘언니’를 하며 이런 자신감이 생겼어요. 처음에 무서웠지만 마무리를 지었죠. 어떤 퀄리티로 했던 간에 대역 없이 이런 작품을 찍었다는 게 욕심을 더 많이 갖게 된 이유 같아요.”

활발한 행보를 걸어왔고 앞으로도 걸어 나갈 것을 예고한 이시영은 열일행보에 대한 이유를 조급함이라고 설명했다. 늦은 나이에 데뷔한 이후 여러 경험을 하며 더 열심히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고 싶어요. 28살, 늦은 나이로 데뷔해서 항상 조급함이 있었어요. 이걸 내려놓으려고 하지만 쉽게 조율이 되진 않더라고요. 어떠한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도 중요하지만 작품이 왔을 때 할 수 있고 하고 싶다면 최대한 많이 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이 있거든요. 복싱처럼 말이에요. 복싱을 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요. 서른이 넘어 꿈이 생기는 것 자체가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합니다. 항상 뭔가 새로운 게 있을 때 안 좋은 면을 보기보단 무조건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또 그런 것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고요.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단 해보고 나서 후회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요.”

끊임없는 도전과 열정으로 쉴 새 없이 달리고 있는 배우 이시영이 혼을 담아 액션을 그려낸 영화 ‘언니’는 현재 극장서 절찬 상영 중이다.

장영준기자 joon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