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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리얼’ 김수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응축한 작품”

기사 등록 2017-07-0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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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코브픽처스 제공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군 입대를 앞둔 배우 김수현의 마음이 무겁다. 아직 정확한 날짜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번 영화 ‘리얼’(감독 이사랑)이 입대 전 마지막작품일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의 데뷔 후 첫 1인 다역, 원톱 주연으로 야심차게 막을 올렸지만 대중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바가 많았다고 밝힌 김수현을 최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제가 소화할 캐릭터의 색깔이에요. ‘리얼’에선 많은 캐릭터가 나오고 색깔이 다양하죠. 저한텐 색이 다양할수록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지거든요. 또 제가 읽어본 대본 중에서는 ‘도전’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려서 출연하게 됐어요. 특별히 변신을 욕심낸 것은 아니지만 저에게 작품들은 도전의 연속이에요. ‘리얼’의 캐릭터를 어디까지 소화해서 어디까지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

김수현은 이번 작품에 큰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영화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한 부분일지라도 그는 “20대의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현에게 ‘리얼’은 흥행을 떠나 많은 것을 응축한 작품이었다.

“많은 작품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리얼’은 이제까지 공부했던 것들, 느꼈던 것들을 녹여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풀어낸 작품이에요. 거기다가 20대 막바지에 촬영을 끝냈으니 더욱 20대의 대표작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 사진=코브픽처스 제공

‘리얼’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카지노 보스 장태영이 이름과 얼굴까지 똑같은 투자자 장태영과 같이 카지노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벌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에도 캐릭터 설명이 부족해 영화를 접한 뒤 극장을 떠날 땐 의구심을 자아낸다. 이에 김수현은 ‘함정에 빠지기 쉬운 영화’라고 설명했다.

“제목은 리얼이지만 사실은 가짜들의 이야기에요. 제가 연기한 장태영은 1인 2역으로 전혀 다른 두 사람이에요. 두 사람인데 네 개의 인격이 등장해 많은 함정에 빠지는 것 같아요. ‘주인공이 누구냐‘는 것은 영화를 보는 관객 개인의 취향이에요. 보는 사람 마음대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그야말로 ’리얼‘은 극중 인물들이 보고 싶은 것을 보듯이 보고 싶은 것을 보는 영화에요. 저 또한 대본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검사받고 틀리는 과정을 반복했었어요. 이런 과정들이 새로웠고 재미도 있고 공부도 많이 됐거든요. 저로썬 고민을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내용이 어려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건 자연스러운 것들이고 작품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극중 인물들의 전사가 나오는 웹툰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김수현은 ‘리얼’의 시나리오를 처음 접하곤 “무서웠다”고 밝혔으며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현은 어떤 부분에서 ‘리얼’의 발목을 잡혔을까.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요. 캐릭터들의 색깔이 워낙 다양했고 개수도 많아서 ‘얼마나 잘 소화해 낼 수 있을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하는 많은 부담이 있었어요. 동시에 욕심도 있었죠. 또 이제까지 해보지 않은 노출, 소재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고요. 이것을 건드렸을 때 어디까지 내 것으로 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겁이 날 수밖에 없었어요.”

▲ 사진=코브픽처스 제공

영화가 정식 개봉하기 전 지인들을 초대하는 자리인 VIP시사회에서 김수현은 눈물을 보였다. 많은 이들은 그가 흘린 눈물의 의미를 추측하곤 했다. 작품의 제작 단계부터 삐걱거린 ‘리얼’의 개봉을 앞두고 만감이 교체한 것은 아니었을까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정말 다 괜찮았는데 맨 앞줄에 영화 스태프들이 앉아 있었어요. 연출팀, 제작팀 막내들이 앉아있었는데 그 친구들이 ‘형!’하면서 응원을 해줬거든요. 현장에서 같이 고생도 했었고 이제까지 제가 항상 막내였는데 ‘형’하면서 저를 응원을 해주는 것이 처음이었거든요. 그러다보니 울컥해서 고맙고 좋아서 눈물이 났어요.”

배우 김수현이 아닌 사람 김수현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김수현은 이전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과 평범한 사람의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지만 30대에 접어든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해져 있었다. 여유를 찾은 것이다.

“연예인 김수현과 인간 김수현의 거리감 때문에 정신적으로 많이 고민을 하기도 했었고 스트레스를 받았었어요. 그래서 괴롭기도 했고요.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 그 거리감이 줄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좀 더 여유 있는 사람이 됐다고나 할까요.(웃음) 이전에는 사람 눈을 쳐다보면서 나에 대해 내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지금은 30대도 됐고 하니까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중이에요. 20대의 목표는 최대한 많은 것들을 습득해보고 싶었던 것이 목표였어요. 이건 도전을 통한 습득이죠. 30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군대를 다녀온 뒤에 여유라던가 그런 계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