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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그것만이 내 세상' 윤여정, 연기인생 50년..변화에 마침표는 없다

기사 등록 2018-02-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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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김나연기자] 연기 인생 50년을 맞은 배우 윤여정. 그가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으로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연기 인생이 길어질수록 캐릭터 선택이 한정될 수밖에 없음에도 윤여정은 그 속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관객들 앞에 섰다.

윤여정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아들 바보 엄마 인숙 역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슈데일리는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윤여정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평생 주먹 하나만 믿고 살아오다 뜻밖의 동생을 만난 조하(이병헌)와 엄마만 믿고 살아오다 무서운 형을 만난 진태(박정민),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형제가 한 집에서 살게 되며 일어나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시나리오를 30페이지쯤 읽었을 때 이병헌과 박정민이 하겠다고 해서 덕을 보겠다고 시작했죠(웃음) 근데 막상 하고 보니까 나는 잘 못 한 것 같고 이병헌, 박정민이 너무 연기를 잘했어요”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윤여정은 연기 인생만 자그만치 50년의 ‘대배우’다. 그러나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연기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저는 한 번도 제가 대배우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 그냥 나이가 많으니까 붙여주는 호칭같아요. 대배우가 아닌 노(老)배우죠. 대배우는 저에게 맞지 않는 호칭이라고 생각해요. 연기는 적당한 감성과 여러가지가 합쳐져야 돼요. 오래하면 기술은 늘어도 그 기술이 매너리즘이 될 수 있죠. 연기는 하면 할 수록 어려워요.”

윤여정은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연기 인생 처음으로 사투리에 도전했다. 매번 똑같게 느껴질 수 있는 ‘엄마’ 역할에 자신만의 변화를 주기 위해 자신이 먼저 사투리를 제안한 것.

“똑같은 얼굴에 똑같은 목소리로 비슷한 역할을 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밖에 없어요. 그걸 탈피하고자 사투리에 도전했는데, 사투리가 그렇게 힘든 건지 몰랐어요 정말. 석 달을 선생님과 합숙했는데 끝나고 나서 보니까 ‘저 사투리가 틀렸네’ 알게 되더라고요. 이미 끝났는데 이제 와서 알면 뭐해(웃음)”

윤여정은 배우 이병헌, 박정민이 영화를 선택했다는 소식에 출연을 결정했을 정도로 두 배우에 대한 신뢰감이 가득했다. 실제 호흡을 맞춰 본 소감은 어떨까.

“이름값이 괜히 생긴 거 아니에요. 연기는 같이 해야하기 때문에 내가 70점을 연기해도 상대방이 90점을 하면 보여지는 건 80점이 되는거니까 상대를 많이 볼 수 밖에 없어요. 이번에도 덕을 많이 봤죠.”

▲ 사진=CJ엔터테인먼트
또한 윤여정은 스크린 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윤여정이 출연하고 있는 tvN 예능 ‘윤식당’은 큰 화제를 불러모으며 tvN 예능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영석PD와 정말 몇 달을 만났어요. 예능이라는 게 역할이 아니라 나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라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죠. 제가 나 자체를 감추지 못하는 성격이라 망설였어요. 근데 10번 찍혀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찍혀서 나영석PD랑 인연을 맺었죠.”

윤여정은 환갑을 넘어서부터는 ‘사치’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가 말하는 ‘사치’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과 일하는 것. 그리고 윤여정은 그 ‘사치’로 나영석 PD를 언급했다.

“(나PD는) 열심히 하는 걸 생색내지 않고 뒤에서 하는 게 참 예쁜 사람이에요. 그런 젊은 사람들 보면 참 기분이 좋아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보면 대견스럽고 장하죠. 나영석이 ‘윤식당’이 말도 안되는 시청률 나왔다고, 선생님의 살신성인 덕분이라고 연락이 왔는데 그건 아니에요(웃음)”

50년이라는 세월은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긴 시간이다. 그리고 윤여정은 그 긴 시간을 배우로서 살아왔고, 대중들과 만났다.

“저는 즐기면서 일을 못해요. 처음에는 왜 즐기면서 일하지 못할까 고민도 많이 했죠. 이 일은 나에게 생존이었어요. 일이 주어지면 그것만 보이는 바보같은 면이 있죠. 그러니까 ‘윤식당’의 이우정 작가가 ‘경주마’라는 별명을 붙여주더라고요.”

윤여정은 노력을 멈추지 않는 배우였다. “저는 타고난 배우가 아니에요. 연습밖에는 길이 없죠.” 이 말이 윤여정의 ‘롱런’의 비결을 모두 설명하는 듯 했다.

“저는 ‘안녕하세요’도 500가지 정도로 할 수 있을거예요. 수없이 연습하다가 터득했어요. 저는 재주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자기 감성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아니라 연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에요. 대사가 많을 때는 녹화 전 날 한 숨도 못 잘 정도죠. 저는. 현장에서의 감정보다 연습을 믿어요.”

김나연기자 nadus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