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슈데일리 오서린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읽어보는 고전소설들은 그동안 영화와 드라마로 많이 각색됐다. 흔히 알고있는 ‘홍길동전’, ‘장화홍련전’, ‘전우치전’, ‘흥부전’ 등 과거 백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조선 전역에 퍼졌던 고전소설들은 새로운 해석과 실제 인물이 튀어나온 것 같은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수많은 고전소설 중에서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흥부전’의 탄생 비화를 새롭게 그린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감독 조근현)가 ‘왕의 남자’, ‘관상’에 이어 새로운 팩션 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 사진=시네마서비스, (주)쇼박스
지난 2005년 1,200만 관객을 모아 흥행에 성공한 영화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조선 시대 폭군으로 기록된 연산군과 장녹수 등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인 광대 공길이 만나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팩션 사극이다. 역사 속의 기록을 바탕으로 공길이라는 광대가 중심인 스토리는 새로운 상상력이 더해져 진행된다. 특히 주인공이 광대인만큼 장면마다 흔히 보지 못하는 영상미와 그에 맞는 음악으로 몰입도를 높여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은 작품이다.

2013년 개봉작인 영화 ‘관상’은 조선 단종 때 일어난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했다. 수양대군뿐만 아니라 역사의 실존 인물인 김종서, 한명회 등 실제 인물들과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본 천재 관상가 내경이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한다는 스토리를 더했다. 139분이라는 시간 속에 역사, 부성애, 인간들의 욕망까지 빈틈없이 담아내 당시 무서운 흥행력을 보여줬다.

앞서 개봉했던 팩션 사극 작품 ‘왕의 남자’, ‘관상’에 이어 오는 14일 개봉을 앞둔 ‘흥부’의 배경은 과도한 세도정치와 양반들간의 권력 다툼에 백성들의 삶이 피폐해졌던 조선 헌종 14년이다. 세도정치에 시달리던 농민들이 일으킨 ‘홍경래의 난’으로 헤어진 형 놀부(진구)를 찾기 위해 흥부(정우)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훗날 저잣거리를 뜨겁게 달구는 천재 작가가 된다.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흥부는 형의 소식을 알고 있다는 조혁(김주혁)을 만나게 되고 그에게 놀부가 있는 곳을 알고 싶다면 그저 저잣거리를 달굴 글이 아닌 진심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로할 수 있는 글을 쓰라는 제안을 받는다. 이에 어떤 글을 써야할지 고민하던 흥부는 조혁과 남보다 못한 사이인 형 조항리(정진영)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먼저 “우리 형제 얘기를 써보는게 어떻겠나?”라는 조혁의 말에 본격적으로 두 형제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글을 쓰고자 한다.

이후 완성된 ‘흥부전’은 탄생과 동시에 조선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온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다. 이 사실에 분노한 조항리는 ‘흥부전’을 빌미로 민란군을 처단하고 당파 간 싸움에 힘을 잃은 왕 헌종(정해인)을 시해해 조선을 집어삼키려 한다. 더불어 흥부는 조혁의 뜻을 이어 새로운 세상을 일으킬 또 다른 ‘흥부전’을 쓰게 된다.

‘흥부전’을 집필한 흥부뿐만 아니라 양반이라는 신분에도 빈민가에 머물며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고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받는 조혁의 모습을 통해 당시 시대상을 보여준다. 특히 ‘흥부전’의 실제 주인공이 극 중 흥부가 아닌 조혁이라는 점이 작품에 흥미를 더한다. 또 ‘흥부전’의 놀부는 실제로 희망을 가진 민란군의 수장으로 활동했고 소설 속 인물의 모티브가 된 조항리는 무시무시한 조선의 야심가였다는 사실도 신선한 충격을 준다.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고전소설에 역사적 배경, 새로운 상상력이 더해진 팩션 사극 ‘흥부’는 극 중 인물들을 완벽하게 소화한 배우들의 열연도 큰 역할을 했다. 칼이 아닌 붓으로 백성을 위한 새로운 세상을 일으킬 흥부를 소화한 정우와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 조혁의 故 김주혁, 조선을 가지려는 야심가 조항리를 연기한 정진영, 세도정치 싸움에 힘을 잃은 왕 헌종으로 분한 정해인 등 주연 배우뿐만 아니라 정상훈, 김원해, 진구, 천우희 등 조연 배우들의 활약도 빛났다.

“형제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말하고 싶었다”는 조근현 감독의 말처럼 ‘흥부’는 우리가 알고 있던 흥부와 놀부에 대한 이야기만 담은게 아니다. 과거 백성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탄생한 고전소설 ‘흥부전’은 오늘날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할 것이다.

한편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팔도를 들썩이게 만들던 대중소설의 대가 연흥부가 민심을 위로하는 ‘흥부전’을 집필하게 된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 러닝타임 105분.

 

오서린기자 dgill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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