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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돌아와요 부산항애(愛)' 조한선 "보여줄것이 많은 배우 되고싶어"

기사 등록 2018-01-0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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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은비 기자
[이슈데일리 김은유기자] 모델활동으로 시작해 그의 배우 경력은 어느덧 15년차를 훌쩍 넘었다.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중인 배우 조한선이 휴먼 감성 액션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愛)'(감독 박희준)의 거친 누아르로 돌아왔다. 비판도 평가로 받아들이고 작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려 늘 노력한다는 조한선과 성수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6일 일본 히로시마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던 '돌아와요 부산항애(愛)'(이하 돌아와요 부산항애)가 개봉을 앞두고 며칠전 언론배급시사회를 개최해 영화를 공개했다. 홍콩 누아르 색이 짙은 '돌아와요 부산항애'. 완성된 영화를 보며 조한선은 지난 촬영 기간을 회상했다.

"사실 영화를 처음 본건 히로시마에요. 어떤 영화든지 항상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이번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예산이 큰 영화가 아니다 보니, 시간에 쫓겨 촬영했어요. 시간적인 여유라도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주어진 여건이나 환경속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한 만큼 나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어떤 촬영 현장이든 힘들지 않은 현장은 없을 것. 하지만 조한선은 부산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되었던 '돌아와요 부산항애' 촬영 현장은 유독 시간에 쫓겨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그도 그럴것이 액션이 주로 나오는 누아르 장르이기에 좀 더 열중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더 클 법하다. 그가 '돌아와요 부산항애'를 선택한건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전작 '마차타고 고래고래'에서는 밝고 코믹한 캐릭터였는데, 정말 반쯤 내려놓은 연기를 했어요. 작품이 끝나고 마차타고 고래고래 속 장난스러운 캐릭터랑 상반되는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마침 '돌아와요 부산항애' 시나리오를 보게 됐죠. 절제가 묻어있고 깊이있는 캐릭터가 끌렸고 무엇보다 쌍둥이 형제가 보여주는 형제애가 마음에 들어서 출연하게 됐어요."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범죄조직의 2인자, 그리고 정의에 불타오르는 경찰이라는 극과 극의 인물로 만나 대립하는 이란성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조한선은 극 중 경찰인 태주 역을 맡아 성훈과 불꽃튀는 애증관계를 보여줬다. 그는 영화 속 부산 토박이인 태주의 모습을 위해 부산 사투리 공부까지 했다고.

"예전에 부산 사투리로 악역을 해봐서 쉬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어요. 악역이 가지고 가는 거친 사투리와 일상 생활에서 쓰는 사투리는 느낌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완벽하게 사투리를 쓰고 싶어서 정말 집요하게 공부했어요. 같이 연기하는 배우 중 한 분이 부산 출신이라 그분 촬영이 끝나면 찾아가서 같이 대본 좀 맞춰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고향이 부산인 감독님께도 묻고 또 물으면서 사투리를 익혔어요."

여러사람을 귀찮게 한 것 같아 미안한 기색을 비추는 조한선에게는 맡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했다. 이렇듯 연기에 대한 욕심이 많은 그가 극 중 태주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해냈을까.

"태주 역할을 위해서 감독님과 정말 얘기를 많이 했어요. 형사 역이다 보니 멋을 부리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냥 머리감고 툭툭 털고 나온 상태로 촬영에 들어갔죠. 태주라는 인물은 내적갈등이 많아요. 겉으로 표현을 잘 안하는 절제가 몸에 밴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영화 속 갈등의 순간에서 조절을 하는 캐릭터이기에 감독님과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액션신도 리허설을 반복했어요."

▲ 사진=박은비 기자

출연한 영화의 장르가 장르다 보니 액션신은 현장에서 늘 빠지지 않았다. 몸을 쓰는 장면이 유독 많았던 촬영에 고생했던 시간을 회상하며 그는 정말 힘들었다고 말한다. 맡은 배역의 직업이 형사인지라 쫓고 쫓기는 추격전까지 소화해냈기 때문.

"여태까지 액션신 촬영 많이 했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힘들긴 하더라고요.(웃음) 건물들 옥상을 이리저리 타고, 범인을 쫓는 추격신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촬영할때엔 너무 힘들었는데, 막상 영화로 보니까 생동감있고 긴장감도 있어서 재밌었어요. 여유로운 상황이었다면 더 잘했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아요. 같이 출연한 성훈이는 몸을 다쳐가면서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에너지가 정말 부러웠습니다."

기자간담회 당시 조한선과 함께 참석한 성훈, 공정환 세 사람의 사이는 스크린 속 팽팽하게 펼쳐지던 대립관계와는 달리 유독 각별해 보였다. 특히나 이란성 쌍둥이 형제로 연기를 펼친 성훈과 조한선은 실제 형제같은 끈끈함을 보이며 애정을 과시하기도. 그는 어떻게 성훈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게 되었을까.

"성훈이가 수영 선수 출신이잖아요. 운동을 해 본 사람만이 통하는 뭔가가 있는데, 그 부분이 소통이 제일 잘 됐어요. 성훈이는 정말 솔직하고, 순진하고, 귀여운 친구라고 생각해요. 그 친구는 항상 저희 집으로 과일을 보내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간담회 끝내고 보냈어요. 아무래도 결혼을 하고 가정이 생기다보니 가족한테 잘하는게 더 기분이 좋은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남다르고 정이 가요. 딸이 '나 혼자 산다'를 재밌게 보는데, 성훈이가 오면 '혼자사는 삼촌왔다!'라고 해요. 가족 모임에도 와서 식사를 하는데 정말 불편한 기색없이 잘 먹더라고요. 이젠 가족같아요. 또 다른 친동생이 생긴 것 같습니다."

부산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된 영화 촬영은 항상 시간에 쫓기는 타이트한 현장이었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장 속에서 끝까지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함께 의지하며 호흡을 맞춘 배우들일터. 전작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윤소이를 비롯해 박철민, 공정환 등의 배우들을 언급하며 조한선은 그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태주 캐릭터상 바라보기만 했던지라 직접적인 멜로는 아니었지만 소이랑은 드라마에서 작업했던 사이라 호흡이 정말 좋았어요. 정환이 형은 모델 활동 때 부터 알고 지냈는데, 이번에 영화 보면서 '정말 악역 연기 잘했다'라고 느꼈어요. 영화 끝나고도 형이 기억에 많이 남을 정도로. 형이 더 많은 빛을 봤으면 하고 진심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같은 형사 역할로 출연한 박철민 선배님과 범죄조직 보스로 출연한 손병호 선배님. 사람 자체로도 너무 좋으시지만, 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선배님들이 현장에서 주는 기운이 있어요. 그래서 긴장을 놓지 않을 수 있었고, 나태해지지 않았던 것 같아서 정말 감사드리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작품을 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한 그는 많은 도움을 준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박희준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드러냈다. 연기에 대한 충고와 아낌없는 소통은 물론, 자연스러운 부산 사투리까지 지도하며 조한선에게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

"같이 작업을 하면서 느낀건, 감독님이 옛날에 어떠셨을지 모르겠는데 많이 내려놓은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열정을 내려놓으신건 아니고요. 연출 욕심이 있으신데, 그걸 상의하고 회의하면서 풀어나가는 모습에 '아, 이번에 초심으로 돌아가신 것 같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했습니다."

언론배급시사회가 끝나고 난 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영화의 평가 기사와 리뷰를 찾아봤다는 조한선. 예전에는 꼼꼼히 봤지만 결혼한 뒤로 댓글창은 보지 않는다고. 그도 사람인지라 씁쓸한 이야기를 마주할때면 어쩔수 없이 마음이 가라앉는다.

"가장 현실적이고 사실적이라 리뷰기사나 평가기사는 받아들이면서 봐요. 받아들여야지 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마음이 아프긴 하죠. 가라앉는 느낌도 받고.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비판은 받을수록 성장 하는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 받아들이자 하면서 매번 다짐해요."

현실을 인정하면서 비판도 평가로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에서 활동 10년을 훌쩍 넘긴 배우의 단단함을 느꼈다. 다가오는 1월 3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출연작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제 인생에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 해의 첫 스타트를 끊어본 영화가 아직 없는데, 2018년도 첫 시자을 알리는 의미있는 영화로 남을 것 같습니다. 흥행이나 평가와는 상관없이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첫 스타트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성훈이에게는 특히 첫 스크린 데뷔 주연작이니까 좋은 발판이 됐으면 해요."

▲ 사진=박은비 기자

조한선은 항상 전작과 다른 캐릭터로 돌아온다. 스스로가 말하기를 본인은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도 아니고, 인지도 있는 배우가 아닌지라 좀 더 다양한 것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려고 노력한다며 겸손을 잃지 않기도. 앞으로도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것이 많은 배우로 다가가고 싶다는 그는 차기작에 대해 살짝 언급했다.

"다음 작품은 '돌아와요 부산항애'와는 또 완전히 다른 모습일거에요. 감사하게도 제가 너무나도 해보고 싶던 역할을 맡게 됐어요. 매 순간 참여하는 작품마다 올인하는데 이번에도 올인해야죠. 아, 그리고 2017년도 무난하게 할일 해냈으니, 2018년도에도 무난하게 잘 해내면서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동료 배우들이 '아줌마 스타일'이라고 언급할 만큼 그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또 이야기를 굉장히 잘 하는 사람이었다.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며 주위 사람들을 기분좋게 만드는 에너지를 나누어주던 조한선.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가 1월 3일 개봉을 앞둔 지금 그는 영화가 개봉되는 이 순간에 감사할 줄 아는 배우였다. 앞으로도 대중들에게 보여줄것이 많은 배우가 되고싶다던 그가 훗날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예고할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대해본다.

김은유기자 eunvely5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