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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뷰]사회적 문제, 공감으로 풀어낸 ‘비정규직 특수요원’

기사 등록 2017-03-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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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 포스터
[이슈데일리 김지영기자] 비정규직 650만 시대. 고학력자는 늘어가지만 사회에서는 이들을 부르지 않는다. 자신의 스펙이 모자라서일까 구직자들은 더 많은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청년 실업자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를 코믹과 액션으로 풀어낸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이 관객들의 공감대를 공략했다.

장영실(강예원)은 만년 아르바이트 인생을 살고 있다, 삼십대 중반의 나이에 처음으로 입사하게 된 회사는 국가정보원 댓글요원 계약직. 하지만 2년의 계약기간도 채우지 못한 채 해고를 당할 위기에 놓인다. 이때 국가안보국 박차장(조재윤)은 보이스 피싱으로 5억 원을 잃고, 장영실에게 자신을 속인 보이스 피싱 회사에서 그 돈을 되찾아 오면 정규직으로 계약하겠다고 약속한다. 장영실은 꿈에도 그리던 정규직을 얻어낼 수 있을까.

비정규직문제를 다룬 만큼 사회의 고질병들을 사실적으로 풀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이력서를 제출하고 끊임없이 불합격 통보를 받는 장영실을 보며 어딘가 모를 짠함이 밀려들어온다. 수많은 고배를 마신 장영실은 그럼에도 다음 면접을 위해 또 다른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한다. 이는 스펙은 다양하지만 취업이 되지 않는 취업준비생들의 아픔을 떠올리게끔 했다.

또한 장영실의 보이스 피싱회사 동료는 “우리 일이 떳떳하지 못한 일인데요. 그래도 돈 많이 주잖아요”라는 대사를 통해 물질만능주의의 문제점을 던진다. 더불어 입에 담지도 못할 심한 말들을 들으면서도 주어진 일을 해야 하는 텔레마케터들의 애환도 함께 녹였다.

김덕수 감독은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단순히 코미디보다는 영화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 그는 최근 열렸던 ‘비정규직 특수요원’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비정규직이라도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우리의 옆에서 공감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는 러닝타임 117분 동안 밸런스를 맞추며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그 지점이 느슨해질 때쯤 조재윤과 김민교의 익살스러운 연기로 극을 환기시킨다.

강예원은 전작 영화 ‘날 보러와요’(2015)에서 증오와 배신, 복수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합한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어쩌면 이 모습이 평소 강예원과 비슷할지도 모를 터.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강예원만의 말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바 있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 그가 써왔던 말투로 대사를 이어나가 사실감을 더했다. 또한 강예원은 다소 독특한 장영실 캐릭터를 위해 의상부터 소품까지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구하러 다니는 열의를 보였고 이는 조화롭게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한채아는 그동안 틀에 박힌 연기를 선보였다. 이는 한채아에게 벗어나고자 하는 울타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언론 배급시사회에서 “주로 누군가를 짝사랑하거나 절세미녀처럼 틀에 갇힌 캐릭터를 연기했다”며 “이번 작품에서 나정안 캐릭터는 직설적인 면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한바 있다. 그의 연기 욕심처럼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한채아는 온 몸을 날리는 액션을 말끔하게 소화하고 이는 관객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며 이는 배우들도 한몫을 한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감독과 배우들은 이번 작품으로 인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했으며 그들의 바람이기도 했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에서 다루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을 당장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으로 사회에 미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영향력이 어디 있을까. 사회의 멍든 부분을 유쾌하고 통쾌하게 풀어낸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오는 16일 개봉예정.

김지영기자 b33151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