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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희의 팔도유람기] 요지경(瑤池鏡) 세상사 편 "가련하고 고단한 삶의 살풀이 '노래방'" 31

기사 등록 2016-11-2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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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조은정기자]이번 편은 쉴 새 없이 달려온, 서서히 저무는 한 해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청주의 한 기업 행사 이야기다. 그리고 음악과 노래, 대중예술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유쾌한 그녀가 바라본 瑤池鏡(요지경) 세상사를 담았다.

좋은 사람들과 호프 한 잔! 신나는 이야기는 맥주와!

오늘을 열심히, 한 해를 씩씩하게 산 여러분들의 파티에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남은 한 달 멋지게 마무리하시고 희망 가득 새로운 한해 가슴 가득 안으세요.

싱거운 농담도 건네고 이유 있는 자신감으로 배짱 넘치는 발언도 하고. 깨끗이 씻고 정성껏 차려입고 곱게 화장하고 좋은 향기를 풍겨, 만나면 헤어지기 싫은 사람 장태희가 되길 소망하는 시간입니다.

내가 하는 노래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길. 그것이 사는 자체의 예술이길. 삶에 지친 그들에게 용기와 위로 그리고 희망을 주는 임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힘내세요!

돈을 벌어야 하는 집안 가장들의 눈빛은 맹수처럼 강하고 온몸은 그리도 단단한가 보다. 아버지들은 유일하게 쉬는 순간, 사랑하는 가족의 웃음을 눈에 담을 때 알 수 없는 힘이 충전되고 용감해집니다. 눈은 깊어지고 가슴에 가족을 품는 그 순간 그 체온으로 온 몸은 그때 비로소 노골노골 녹작지근 보드랍게 풀어져 쉬나 봅니다.

이리와 늑대들로 가득한 광야에서 오늘도 어슬렁어슬렁 먹잇감을 물어다 주려는 가장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보호받는 아기사자 입니다.

내가 잘나 잘난 게 아님을. 나를 위한 누군가의 희생을 소중한 인생의 여정을 아름답게 가꿔나갈 이유입니다.

바람도 불고 비도 내리고 자동차는 달리고 사람들은 어디론가 걷고 있고 쓴 커피는 향을 풍기고 음악은 여기저기 발자국도 없이 다니는 이 순간.

모든 생활이 음악 속에 선율 속에 녹아들어 허탈하고 상실감마저 드는 지금의 세상을 방송을 통해 더 가깝게 느낀다.

부산 MBC 장태희 퀵서비스 멜로디를 통해 청취자들의 신청 음악을 틀어드리는 시간이다. 제목만 들어도 어찌 그리 딱 맞아 떨어지는지. 마치 내가 처방을 해드리고 화병을 낫게 하는 음악 치료사가 된 기분이었다.

알쏭달쏭하고 묘한 세상 요지경(瑤池鏡)

현철의 '싫다 싫어',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이재성의 '촛불잔치', 이정현의 '바꿔' 등이다.

이 중 최고의 명곡은 바로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

나는 재미난 생각을 해봤다. 수많은 소설, 시, 수필 등 모든 글 중에 최고의 베스트셀러는 바로 노래방 책이 아닌가 하는 지극히 나만의 엉뚱한 생각이다. 그 수많은 노래 제목 속에 담긴 가사들을 따라 읊조리다 보면 설움, 한탄, 기쁨, 희망, 원망, 미움, 사랑도 해소가 되니 말이다.

그럼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어디서 굿도 하고 살풀이도 하느냐 말이다. 쇼크 혹은 근육이 놀라 담이 오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방법이다. 친구와 말다툼으로 토라진 마음도 풀어줘야 한다. 엉킨 실타래는 풀어야 하듯 연신 터지는 실망스러운 마음의 상처는 풀어내야 살 수가 있다. 바로 우리들만의 굿판이자 살풀이 장소는 '노래방'이 아닌가?

한을 쏟아 울고 신나게 흥을 실어 불러재끼고나면 살 것 같다고, 그날의 회식을 그렇게 마무리된다. 쌓인 건 풀고 꼬인 것도 풀어야 하는 가련하고 고단한 삶의 살풀이 장소 노래방.

대중가요는 이렇게 대중들의 이야기 그대로가 담겨있다. 우연히 들려오는 노랫말이 마치 내 이야기 같아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수는 자신의 영을 흔들어 상대의 영혼을 흔든다. 저기 저 멀리서 듣고 '누구 목소리야?' 하고 찾아온다. 귀로 먼저 듣고 머리가 흔들리면 가슴이 뛴다. 혼을 건드린 것이다. '장태희씨 목소리가 참 좋아요'는 내게 제일 기분 좋은 칭찬의 이유기도 하다.

국민들은 스트레스를 이렇게 노래를 하며 풀어냈다. 마치 그 옛날 논일 밭일 뱃일을 하며 불렀던 노동요처럼 말이다.

아플 때 '아야 아야'하고 입으로 소리를 내면 실제로 고통이 줄어든다고 하듯이, 힘이 드는 일을 할 때도 음악을 듣고 노래를 따라 부르면 고통이 줄고 일의 능률은 배가 되는 역사가 있는 것이다.

음악이 없는 세상은 산소가 없는 무미건조한 세상일 것이다.

세상이라는 거, 마음으로 살아오신 분들 마음 약한 당신들께서 마음 강해지는 원동력은 사랑과 꿈과 목표일 겁니다.

돈은 노력의 열매고 머리가 아닌 발로 뛰어 버는 것인데, 권력 남용과 탐욕으로 더럽혀진 세상 이야기들이 한탄스럽다. 땀 흘리지 않았다면 눈물 흘리게 만들 인과응보가 있을 것. 우주까지도 갈 것 없이 손바닥보다 큰 하늘을 알게 되겠지.

누군가의 눈물에 속아 얇디 얇은 혀에 놀아났다면, 이제는 거짓의 눈물이 아닌 진실의 눈시울을 바라보는 투시로 가져야 할 것이다.

눈앞에 보이자 하는 눈물은 거짓 가면인가. 돌아서 보이지 않게 붉히는 눈시울은 목이 메이는 진정한 사랑일 것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욕심이 과하면 화를 입는다고 했다. 세상의 바람결에 들려온 풍문이 허망한 것은 왜일까?

국가는 국민을 통해 국가를 증명해 보여야 하는데, 국민은 국민을 통해 국가를 증명하고자 스스로 진심을 다해 살아왔습니다.

용서하고 속아도 다시 용서하고, 돈도 명예도 가지지 못했지만 사람을 믿어보는 이시대의 부모님들. 가난한 집 자식이 효자가 많다고 했던가.

돈도 능력이니 부모를 원망하라고 했던 20세 남짓한 소녀의 발언이 씁쓸하지만, 우린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너희 집안은 너 하나로 끝이 나도 우리 집안은 나로부터 시작이 된다'는 글귀처럼 살아가는 방법이 중요하기 때문.

계속된 실망은 상처가 됐지만, 그 마음속 지옥의 사슬은 스스로가 끊어야 한다.

돈으로 살지 않았는데 돈으로 조롱당하는 현실, 그리고 그보다 더 하찮고 천박한 행실이 개탄스럽지만 우린 다시 용서할 것이다.

돈의 맛을 제대로 본 그들이야말로 '재물의 노예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텔레비전 뉴스 속 명품신발 한 켤레를 보고 깊은 감흥에 젖었다. 진정한 럭셔리는 뭔지에 대해 말이다.

돈 없어 사지 못한 갖고 싶던 물건을 각고의 노력 끝에 갖게 돼 그것을 잘 가꿔 대대손손 물려주게 된다면 고무신이건 짚신이건 그것이 명품이고 진짜 가보가 된다.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의 사연이 깃든 보물 말이다.

돈을 쉽게 생각하는 환경에서는 느끼지 못하고 경험 못 할 소중한 인생 공부다.

나라는 국민과 민생을 걱정하는데 국민은 나라의 국가 안위를 걱정한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위했다면 무슨 문제가 됐었겠냐 말이다.

남녀관계도 쌍방이 아닌 한 사람만 위한 일방이었다면 소리가 났었을 것.

우리는 나라 사랑이 있어 죽고 살고 하는 이 시간에도 악마의 속삭임을 철저히 무시하는 마음의 훈련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바른 인간으로 그 말 한마디 글 한자락 강력한 힘을 가질 보석의 마음을 세공한다.

그림자는 속일 수 없다. 저 그림자를 보고 알 수 있는 건 저 나무는 겨울나무란 것. 잎새가 없이 앙상한 '시스루'. 가느다란 가지들이 품은 생명력이 인간의 혈관 같아, 봄 햇살과 함께 풍성한 그림자를 국민들은 기대한다. 그림자가 예쁜 사람이 되자. 뒷 모습이 당당한 사람이 되자. 그렇게 새봄을 맞이하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희망하자. 겨울아 안녕. 한층 성숙하게 변모한 나를 마주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