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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이슈결산-영화②] 한국 영화계, 끝내 천만의 벽 넘지 못했다 ‘기대만큼 아쉬운 성적표’

기사 등록 2017-07-0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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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허재성기자]2017년의 상반기가 지났다. 유난히 나라 안팎으로 시끄러웠던 정유년 (丁酉年), 혼란스럽던 국정을 지나 영화계에도 스산한 바람이 불고 있다. 한 해의 반이 지나도록 흥행작이 몇 되지 않는다. 게다가 흥행작들마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는 못한 것. 이에 2017년 중간에 서서 그간의 영화들을 되짚어 보며 ‘2017 영화 상반기 결산’을 하고자 한다.

▶2017 상반기 ‘흥행작 국내 TOP3’

▲ 사진=CJ 엔터테인먼트,NEW,(주)쇼박스 제공
상반기 국내·외 작품을 통틀어 가장 두각을 나타낸 작품은 다름 아닌 ‘공조’(감독 김성훈). 개봉 전 특별히 화제를 모은 것도 아닐 뿐더러 작품의 소재가 유별난 것도 아니었음에도 불구 당당하게 상반기 NO.1을 차지한 것은 눈여겨 볼 만 하다. 그러나 배우 현빈과 유해진의 만남부터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의 출연까지, 라인업으로는 얼핏 천만을 예상할 수 있을 법도 한 작품. 아쉽게도 약 팔 백만 정도의 관객 수를 동원(7월 1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통합전산망 기준)하며 상반기를 마무리 했다.

배우 정우성과 조인성, 두 미남 배우의 출연이 약 오 백만에서 그칠 줄 누가 알았을까. ‘더킹’(감독 한재림)은 정치적인 풍자가 들어가 주목을 받았으나 정작 성적은 소외됐다. 그러나 국내·외 작품 중 두 번째 흥행성적을 기록한 것은 굉장한 수확이다.

세 번째는 영화 ‘프린즌’(감독 나현)이다. 현실성 부분에서 다소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지만 영화계의 대부 한석규와 연기파 배우 김래원의 호연으로 입소문이 적지 않게 퍼졌다. 평가에 비해 의외의 관객 수를 동원한 작품이다.

▶2017 상반기 ‘해외 시리즈물의 한숨’

▲ 사진=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정유년에도 해외 시리즈물은 계속 된다. 시리즈물은 기본적인 팬층과 화제성이 있다는 것이 강점. 그러나 유리한 조건 속에서도 ‘공조’, ‘더킹’ 등 국내작을 뛰어넘지 못하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2017년 시리즈물 중 두터운 팬층을 확보 하고 있는 영화 중 하나인 ‘분노의 질주:더 익스트림’(감독 F.게리 그레이)은 사뭇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전 시리즈의 거듭된 성공과 두터운 매니아 층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관객 수 삼백만 명을 동원하는 것에 그쳤다. 다만 액션 장르 시리즈물로서의 탄탄한 구성은 팬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는 후문.

한 때 전 세계를 강타했던 ‘미이라’(감독 알렉스 커츠만)와 세계적인 탑 스타 톰 크루즈가 만났다. 시리즈물이지만 전작과는 별개로 2017년에 맞춰 새롭게 리메이크된 작품. 비슷한 구성과 개연성이 부족한 스토리로 인해 혹평이 이어졌지만, 명성 자자한 ‘미이라’의 네임드와 추억을 되살리며 관람 할 수 있다는 는 등의 장점으로 예상 밖에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또 화제작 ‘원더우먼’과 대결을 펼쳤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선방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름하면 바다, 바다하면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이 떠오른다. 세계를 강타한 영화계의 쓰나미 ‘캐리비안의 해적’이 2017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감독 요아킴 뢰닝, 에스펜 잔드베르크) 로 올 여름을 찾아왔다. 그러나 전편의 영향 때문인지 ‘미이라’보다도 순위가 밀려 2017년 상반기 영화 흥행 순위 7위에 머물렀다. 관객들은 세대를 교차하는 분위기가 다소 아쉽지만 전체적 시리즈에는 호감을 주었다는 평.

▶2017 상반기 ‘뜨거운 감자는 언젠가 식기 마련’

▲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월트 디즈니 조차 저조한 한국영화계의 흐름을 깨지 못했다. ‘캐리비안의 해적:죽은 자는 말이 없다’와는 달리 영화 ‘미녀와 야수’(감독 빌 콘돈)는 월트 디즈니 전통 장르이자 추억이며 로망인 애니메이션 원작의 작품이다. 게다가 엠마 왓슨이라는 카드를 들고 돌아왔음에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며 ‘월트 디즈니’라는 간판을 달고 호기롭게 등판했지만 흥행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특히 범국민적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라는 타이틀을 고려했을 때 오백만 명의 성적은 썩 달갑지 만은 않다.

일본을 넘어 국내로,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으로, 2017년 가장 많은 화제성을 이끌어낸 작품이다. ‘너의 이름은’(감독 신카이 마코토)에 대한 얘기가 어디서나 들려올 만큼 화제성의 측면에선 가히 최고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빠르고 광범위한 입소문과는 달리 흥행성적은 생각보다 저조했으며 열기 또한 빠르게 사그라졌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삼백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순위 6위를 차지한 의의만큼은 뜻 깊은 결과라 볼 수도 있겠다.

▲ 사진=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외에도 작품성면에서 찬사를 받았던 ‘로건’(감독 제임스 맨골드)이나 시리즈물의 또 다른 강자인 ‘트랜스포머:최후의 기사’(감독 마이클 베이) 등은 순위권에 조차 오르지 못하는 아쉬운 결과를 나타냈다.

▶2017 상반기 ‘The 비현실적 세계’

▲ 사진=(주)쇼박스,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사진= 메가박스(주)플러스엠, CJ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 때문일까. 사람들의 관심은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으로 향했고 문화·여가 생활을 즐기는 것 대신 촛불을 켜고 태극기를 휘날리는 일을 택했다.

그런데 대선과 맞물려 많은 기대를 모았던 ‘특별시민’(감독 박인제)이나 진정한 리더와 수호자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대립군’(감독 정윤철), ‘보안관’(감독 김형주)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반대로 국민들의 심신을 달래줄 가족영화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이나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 역시 마찬가지로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점을 미뤄 보았을 때, 2017년 상반기 영화계 흥행 부진의 이유가 반드시 혼란스러운 국정에 있다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가 될 수도 있다. 또 흥행의 기준을 반드시 천만 명이라는 관객의 숫자만을 놓고 판가름 할 수는 없는 일. 그러나 출중한 라인업과 연일 계속되는 화제성에 비하면 기대 이하의 수준인 것 또한 사실이다. 더불어 대중들의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것만은 기록이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현상을 결코 부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국민들의 관심이 나라와 민족에 있다면 이는 긍정적인 현상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제 남은 하반기는 나라와 민족에 대한 걱정보다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해서 영화계에도 향긋한 바람이 불어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허재성기자 wwsw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