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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스케치] '끝에서 두번째 사랑',아직 끝나지 않은 중년의 '힐링 로맨스'

기사 등록 2016-07-2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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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김상록기자] 끝이라고 생각했던 순간에 사랑이 다시 찾아왔다. 인생의 후반전을 향해 달려가는 중년들의 두근거리는 로맨스 '끝에서 두번째 사랑'이 10대보다 더 유쾌한 40대의 일과 사랑을 표현하며 SBS 드라마의 히든카드로 떠오를 수 있을까?

27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는 SBS 주말특별기획 '끝에서 두번째 사랑'(연출 최영훈,극본 최윤정)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지진희,김희애,곽시양,스테파니 리,이수민,김슬기,최윤정 작가,최영훈 PD가 참석했다.

가정을 건사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는 어른의 고달픔. 드라마는 현실 속 중년들이 살아가고 있는 빡빡한 일상에 달콤하고 짜릿한 로맨스를 선사한다.

언제나 삶의 조연을 자처했던 이 시대의 엄마,아빠. 하지만 '다 자란 어른'과 '덜 자란 아이'가 공존하는 이들에게도 청춘의 싱그러움을 다시 한번 누릴 기회는 남아있다.

연출을 맡은 최영훈 PD는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신 덕분에 촬영은 잘 진행되고 있다.작은 사고가 있었는데 오히려 액땜으로 작용해서 더욱 잘 될 것 같다"라고 얼마전 촬영 도중 발생했던 배우 지진희의 사고를 언급했다.

그는 "드라마의 출발점은 아메리칸 인디언에 관한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인디언들이 넓은 벌판을 한참 달리다가 뒤돌아서서 자기 영혼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뒤돌아본다고 한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 드라마를 통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중년들이 잠시 뒤를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끔 하고 싶었다"라며 작품의 기획 의도를 전했다.

지진희는 20대때 느끼는 사랑에 대한 감정과 중년이 되서 생각하는 사랑의 차이점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20대때는 사랑만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만 바라보면 됐지만,중년의 사랑은 다른 요소들까지도 신경쓰고 배려해야한다."라고 답했다.

그는 "어렸을때 했던 사랑이 정말 철이 없었다. 이제 내가 나타낼 수 있는 연륜과 여유로운 부분들을 드라마를 통해서 펼쳐내고 있다. 그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보시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김희애는 "굉장히 열심히 살아온 중년을 나타내고 있는데,어떻게 보면 더 순수한 모습으로 사람을 만나는게 아닌가 싶다."라며 "로맨스나 사랑에만 맞춰져 있다면 드라마에 이렇게까지 큰 매력을 못느꼈을 것 같다. 그런 점 외에도 인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우리가 살아가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표현하고 있다"라고 중년만이 느낄 수 있는 사랑에 대한 가치와 작품의 특별한 점을 말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무사안일주의'를 추구하는 고상식(지진희 분). 부디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를 바라는 뜨거운 영혼 강민주(김희애 분),연하남의 매력을 발산하며 강민주에게 다가가는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박준우(곽시양 분). 오래된 친구인 준우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고미례(김슬기 분),준우의 옛 연인 민지선(스테파니 리 분)까지. '끝에서 두번째 사랑'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살아가는 개성 강한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인물간의 시너지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진희는 고상식의 특징에 대해 "이름 그대로 상식선에서 행동하는 캐릭터다. 고상식이라는 사람이 실제로 공무원이라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책임감이 있고 자기의 일에 충실한 인물이다. 모든 분들이 생각하는 상식 선안에서만 행동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정말 많이 하고있다"라고 말했다.

김슬기는 비슷한 캐릭터의 이미지가 소비되지 않고 있냐는 우려 섞인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보여드릴 수 있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는 작가가 쓴 캐릭터는 고유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 나타낼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 있을거라고 자신했기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곽시양은 "그동안 묵묵히 지켜보는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역할을 맡아 너무 즐겁고,내가 이렇게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서로 호흡도 잘맞고 아이디어를 공유할 정도로 촬영장 분위기가 좋다" 라고 화기애애한 현장의 분위기를 자랑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꽃중년' 지진희와 우아한 중년의 표본 김희애가 티격태격하면서 그려낼 화학작용은 '중년로코'의 새로운 탄생을 예상하게끔 하는 드라마의 핵심 포인트다.

김희애는 지진희와의 키스신에 대해 "인공 호흡을 했다. 너무 힘든 상황에 해서 아무 느낌은 없었지만 재미있었다. 재미 없었나요?"라고 지진희를 슬쩍 바라보며 현장을 폭소케했다.

지진희는 "촬영 당시 김희애씨 입에 있던 이물질이 제 입으로 쭉 들어와서 시원했다. 낚시터에 있는 떡밥들이 계속해서 내 입으로 들어오는데, 드라마가 얼마나 잘되려고 이런 고생을 하나 싶을 정도였다"라고 농담 섞인 말투를 던졌다.

리메이크의 득과 실. '끝에서 두번째 사랑'은 2014년 방송됐던 일본 드라마 '끝에서 두번째 사랑'을 각색했다. 창작의 고통 속에서 보장된 원작을 전제로 한다는 것은 분명한 플러스 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같은 아시아권이라도 미묘하게 다른 일본과 한국의 정서적 간극을 캐치하지 못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이 될 가능성 또한 적지 않을터. SBS는 이미 지난해 '심야식당'이라는 검증된 작품을 한국판으로 재해석했지만 다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대본을 집필한 최윤정 작가는 "일본 드라마 원작이 있지만,우리나라의 정서와 감성을 건드리고 표현할 수 있는 지점을 잘 살리려고 노력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원작과 구분될 수 있는 점을 설명했다.

최 작가는 "연령층에 상관없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밝혔다.

지진희는 "원작을 다 보지는 못했다. 원작이 잔잔하다면,이와 대비되는 통통튀고 발랄한 분위기를 그려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고 차이점을 전했다.

김희애는 "원작을 나중에 찾아봤는데 굉장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색깔과 스토리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같은 드라마가 아닐까?'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면 그런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인생의 마지막 사랑이 아닌 끝에서 겪는 두번째 사랑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밝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게,진지하면서도 무게의 간극을 조절하는 중년들의 또 다른 청춘 스토리 '끝에서 두번째 사랑'이 10대부터 40대를 아우르며 사랑과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7월 30일 오후 9시 55분 첫방송.

(사진=이슈데일리 박은비 기자)

김상록기자 honjk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