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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희, 30주년 콘서트 통해 “타인의 외로움 채워주고 싶어”

기사 등록 2014-01-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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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속보팀 유지윤기자] 사랑의 미로’, ‘꼬마인형’ 등으로 사랑받았던 ‘국민 트로트’ 가수 최진희가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가진다.

최근 의왕시 학의동에 위치한 음식점 ‘사랑의 미로’에서 만난 그는 이번 콘서트를 계기로 “다시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번 콘서트를 시작으로 더욱 열정적으로, 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시작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친상 후 큰 슬럼프…. 노래할 수 없었던 시간들

“2008년 이후 활동을 중단한 이유는 어머니 때문이었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 충격으로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노래를 접고 편안하게 보내려 했죠.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더라고요. 선배인 조항조 씨의 권유와 함께 역시 가수는 무대에 서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8년 이후 오랫동안 그녀를 만나기 힘들었다. 평소에도 각별한 효녀로 알려져 있던 최진희는 모친상 이후 큰 충격으로 슬럼프를 맞은 것. 아무리 노래를 하려고 해도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음정이 맞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옆 사람과 대화도 하기 힘들었다.

“어머니와의 관계가 남달랐어요. 우리 어머니 세대는 다들 고생도 많이 하셨고, 희생도 많이 하셨잖아요. 그런 고단함도 삼키고 오로지 자식들에게만 최선을 다 하셨던 게 저희 어머니였어요. 없는 살림에 자식 여섯을 키우느라 항상 배불리 먹지도 못한 어머니의 그 마음을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번 콘서트의 주제인 ‘천상’ 역시 어머니를 생각하며 정했다. 어머니를 사랑했던 그 마음이 누구에게서나 보편적일 것이라는 마음 때문이다. 콘서트를 통해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채우고, 또 팬들과 이런 마음을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 최진희의 바람이다.

#북한과 인연이 깊었던 최진희, 이제는 그들의 외로움도 채워주고파

그녀는 또 유난히 북한과 인연이 깊은 가수로도 유명하다. 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랑의 미로”를 좋아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 3번이나 방북을 했던 그녀에게 특별한 에피소드를 물으니 웃음부터 짓는다.

“너무 재미있는 일이 많았죠. 특히 예술인을 대우해주는 분위기라는 걸 느꼈어요. 공연 하러 갈 때마다 따로 벤츠 차량을 배정 받기도 했고, 지하 40층까지 뚫려 있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일반인 통제 후 혼자 탄 적도 있었어요.”

이러한 좋은 기억 때문인지, 그녀는 이번 콘서트 때 새터민 뿐만 아니라 이주 여성들까지 무료로 초청하기로 했다. 북한에서 사랑 받은 만큼, 그 사랑을 돌려주겠다는 마음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외로움과 그녀가 가진 외로움 사이의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더 그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고, 그녀는 말한다.

#벌써 30주년…. 이번 콘서트 통해 활동 재개 계획

사실 슬럼프 이후 활동을 중단 했던 그녀가 이렇게 콘서트를 하게 된 것은 동료 가수 조항조 씨의 역할이 크다. 매일 같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재능을 썩히지 말고 활동을 할 것을 종용했던 것. 처음에는 30년 넘게 노래를 했으니, 이제 그만 쉬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녀도 계속 되는 설득에 서서히 마음을 돌리게 되었다.

“예전에는 노래할 수 있는 방송이 많았잖아요. 지금은 그런 곳이 많지 않아 아쉬워요. 그래서 콘서트를 하게 되었어요. 팬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싶어서요.”

이번 콘서트에서 신곡 발표 역시 계획하고 있다. 그 동안의 솔로 활동 곡보다는 좀 더 록 사운드의, 그룹 “한울타리” 활동을 할 때와 비슷한 스타일의 음악이라고 한다. 이 곡을 통해 국내 음악 시장의 장르가 좀 더 다양해졌으면 하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사실 예전 선배들이 열심히 해주는 것이 고마워요. 그 분들이 없으면 트로트는 점점 사라져가는 분야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아이돌 친구들이 해외에서 한국을 알리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전통적인 것 역시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죠. 나이 드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콘서트에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히트곡의 새로운 편곡뿐만이 아니라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은 수록곡 역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가수로써 가장 행복한 시간이 콘서트를 하는 시간이라는 그녀는, “앞으로도 자주 콘서트를 할 계획”이라며 밝게 웃었다.

한편 최진희의 데뷔 30주년 기념 전국투어 콘서트는 2014년 2월 9일 부산 KBS홀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3월 8일 울산 KBS홀, 4월 12일 대구 오디토리움 등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8월에는 서울 공연도 있을 예정이다.

새로운 희망으로 2014년 청마의 해를 시작한 최진희가 또 한 번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이슈속보팀 유지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