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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예쁜 남자’ 여성 시청자가 불편한 이유는-P

기사 등록 2013-11-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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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데일리 황인성 기자] KBS2 ‘예쁜 남자’가 억지스러운 극전개와 여성을 일차원적으로 묘사해 시청자를 불쾌감하게 만들었다.

11월20일 방송된 ‘예쁜 남자’는 꽃미남 독고마테(장근석)가 모든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내용이다. 독고마테는 극중 대사에도 나오듯 남자 꽃뱀이다. 오산에서 살던 독고마테는 서울로 올라와 강남으로 향한다. 이후 그는 여자들을 자신의 외모를 이용해 유혹하는 꽃뱀이 됐다.

만화적인 설정을 차용했다지만, 독고마테의 행동은 그 정도를 넘어선 듯 보인다. 그중 잭키(소유진)을 유혹해 강남에 번듯한 아파트와 스포츠카를 장만한 그는 “돈이 많은 게 예쁜 겁니다”라고 말한다. 여자를 로또로 보는 독고마테의 생각은 올바른 사람이라면 마냥 웃고 넘길 수만은 없다.

독고마테가 재벌가의 숨겨진 아들이란 설정도 그리 곱게 보이지만 않다. 여자를 이용해 평생 놀던 독고마테가 어느 날 갑자기 재벌의 후계자가 되어 회사를 이끈다면 밑에 사람들이 따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실에선 과연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지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놀던 사람이 인생역전을 이룬다는 설정은 소시민이 볼때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여성을 일차원적인 인물로 그린 것도 시청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독고마테를 무조건 찬양하는 김보통(아이유)과 잭키(소유진)는 자신만 바라보길 원한다. 이들은 무조건 독고마테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인물이다. 극중 재미를 위한 설정이지만, 여성 시청자가 보기에 불편할 수도 있다. 등장하는 여자들이 예쁜 남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정신을 못 차리는 걸로 보이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남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복종하는 태도는 아무리 드라마지만 지나친 듯 보인다.

특히, 여성들이 사랑을 남자의 외모로 결정하는 태도도 마음에 썩 내키지 않는다. 남녀가 사랑하는데 외모가 가장 중요하다는 설정은 어린 시청자에게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도 있다. 드라마가 공영방송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것도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드라마가 순정만화를 드라마로 탄생시켰지만, 작품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는 극단적으로 비현실적이다. 유전자 분석이면 친자확인이 되는데 굳이 남편과 암호를 만든 아내. 미모를 이용해 돈을 버는 아들. 꽃미남에 반해 선물공세를 안기는 여자 등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캐릭터가 줄줄이 등장한다.

‘예쁜 남자’는 순정만화를 브라운관에 옮겼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지만 그런 장점은 작품의 실체화에 역효과를 안겨준 셈이다. 만화로 아름답고 코믹하게 그려졌던 장면이 현실화되는 순간 바로 시청자의 기대와 어긋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장근석은 주인공 캐릭터와 너무 다르다. 연기력으로 원작 팬들의 각인된 이미지를 지워야 하지만, 장근석의 연기는 시청자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첫 방송을 한 작품을 가지고 성공과 실패를 따질 수 없지만, 극단적인 캐릭터 설정과 빈틈이 많은 내용 때문에 ‘예쁜 남자’는 초반부터 시청률에게 외면받고 있다.

황인성 기자 enter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