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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세월이 빚어낸 목소리, 민해경이 전하는 크리스마스의 기적"

45년 음악 인생의 정수(精髓)...크리스마스이브, 그녀가 돌아온다

기사 등록 2025-11-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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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공연포스터 쇼당ent제공
[이슈데일리 황가람기자]1979년 그 소녀, 2024년 디바로 돌아오다.

"누구의 노래일까요~ 바람에 실려 오는 노래는~"
1979년 겨울, 열아홉 살 소녀의 맑은 목소리가 라디오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다. 이화여대 성악과 재학 중이던 민해경은 '누구의 노래일까'로 가요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클래식을 전공하던 그녀가 대중가요를 부르기로 결심한 것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노래로 위안을 주고 싶다"는 소박한 꿈 때문이었다.
이듬해 TBS 방송국 주관 '서울가요제' 신인상 수상은 그 꿈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이야기는 그 이후에 펼쳐졌다.

▲"장미보다 아름다운 목소리" - 1980년대를 지배한 디바의 탄생.

1981년 발표한 '그대 모습은 장미'는 민해경을 단순한 신인가수에서 '시대의 목소리'로 격상시켰다. 성악을 전공한 탄탄한 발성과 대중적 감성이 만나 탄생한 이 곡은, 당시로서는 드물게 여성 솔로 가수가 음반 판매 차트 정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이어진 '어느 소녀의 사랑이야기'(1982), '사랑은 이제 그만'(1983), 그리고 '보고싶은 얼굴'(1985)은 단순한 히트곡을 넘어 한 시대의 정서를 대변하는 문화 현상이 되었다.
특히 '보고싶은 얼굴'은 민해경 음악 인생의 대표작으로, 이산가족과 멀리 떨어진 연인,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담아냈다. 이 노래는 지금도 각종 추모식과 이별의 자리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국민가요로 남아있다.

▲시련과 침묵, 그리고 부활.

하지만 1980년대 후반, 민해경은 갑작스럽게 무대에서 사라졌다. 건강 문제와 개인적인 시련이 겹치면서 그녀는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어요. 노래를 부를 수 없다는 게 숨을 쉴 수 없는 것 만큼 고통스러웠죠."
그녀가 훗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고백이다. 목 상태가 악화되어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없었고, 다시는 무대에 서지 못할 거라는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민해경은 포기하지 않았다. 꾸준한 치료와 재활,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기다리는 팬들이 있다"는 책임감이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1990년대 중반, 그녀는 조금씩 무대에 복귀하기 시작했다. 예전만큼 활발한 활동은 아니었지만, 한 번 한 번의 무대를 정성껏 준비하며 '진정한 가수'로서의 품격을 지켜냔았다.

▲2000년대, 재발견된 명곡들 - "시간이 증명한 가치".

2000년대 들어 민해경의 노래들은 새로운 세대에게 재발견되기 시작했다.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후배 가수들이 그녀의 곡을 리메이크했고, 드라마와 영화 OST로 사용되며 20~30대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2010년 JTBC '히든싱어'에 출연한 민해경은 모창 능력자들과 겨루며, 45년이 지난 목소리가 여전히 건재함을 증명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세월이 목소리를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었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2015년에는 데뷔 35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하며 본격적으로 재기에 나섰다. 이 앨범에는 자신의 대표곡들을 재해석한 버전과 함께, 새로운 곡들도 수록되어 '여전히 진화하는 가수'임을 보여줬다.

▲2024 크리스마스, 특별한 선물 - '보고싶은 얼굴'.

그리고 2024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 민해경이 단독 디너콘서트 '민해경 크리스마스 디너콘서트 – 보고싶은 얼굴'로 팬들을 찾아온다.
이번 공연의 부제 '보고싶은 얼굴'은 단순히 대표곡 제목이 아니다.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 침묵의 시간 동안에도 응원을 보내준 사람들, 그리고 새롭게 자신의 음악을 발견한 젊은 세대 모두에게 전하는 그리움과 감사의 메시지다.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제게 무대는 여전히 '꿈의 공간'입니다. 특히 이번 크리스마스 무대는 저에게도, 관객 여러분에게도 특별한 선물이 될 거예요. 한번 기대해주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민해경의 소회다.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 새로운 도전.

이번 공연에서 민해경은 단순히 과거의 히트곡만을 부르지 않는다.
대표곡들은 물론이지만, 최근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발라드곡들을 민해경만의 해석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또한 처음 공개되는 신곡도 준비되어 있다. "여전한 현역"임을 증명할 예정이다.

공연 프로듀서인 서현덕대표(쇼당 ent)는 "민해경 선생님의 도전과 열정은 구누도 따라갈수 없다"며 "기존 팬들에게는 추억을, 새로운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든든한 동행 - 박상민·이동현 게스트 출연.

이번 무대에는 특별한 게스트들이 함께한다. 1980년대 민해경과 함께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록 발라드의 황제' 박상민이 첫 번째 게스트다. 두 사람은 1988년 한 음악 프로그램에서 듀엣 무대를 선보인 이후 36년 만의 재회로, 당시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더없는 추억을 준다.

두 번째 게스트는 JTBC '싱어게인3'에서 호소력 짙은 보컬로 주목받은 이동현이다. 민해경의 음악을 어린 시절부터 들으며 자랐다는 이동현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과 한 무대에 선다는 것 자체가 꿈만 같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세대를 아우르는 세 명의 보컬리스트가 빚어낼 하모니는, 이번 공연의 또 다른 백미가 될 전망.

▲"목소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민해경의 음악이 45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음악평론가 강헌은 "민해경의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지켰고, 기교보다는 감정을 중시했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는 거죠. 목소리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45년간 쌓인 삶의 무게와 깊이가 그대로 음색에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민해경은 화려한 고음 기교나 트렌디한 편곡보다는, 노래 속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무대는 언제나 '듣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결국 '사랑'이었어요. 가족의 사랑, 팬들의 사랑, 그리고 음악에 대한 사랑. 이번 크리스마스 무대는 그 모든 사랑에 대한 제 답가(答歌)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 45년간 오로지 한길만을 걸어온 '음악여신' 민해경의 따뜻한 목소리가 감성 충만한 겨울밤을 만들것으로 기대된다.

▲공연 정보
일시: 2024년 12월 24일(화) 크리스마스이브
제목: 민해경 크리스마스 디너콘서트 '보고싶은 얼굴'
장소; 워커힐호텔 비스타홀.

황가람기자 kd6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