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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음저협' 새 수장에 이시하… ‘명성’보다 ‘개혁 실행력’을 택한 회원들..그 의미는?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협회 운영 방향에 대한 회원들의 명확한 선택으로 해석

기사 등록 2025-12-1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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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5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에 더크로스 멤버 이시하가 당선됐다. 앞으로 이회장이 산적한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새로운 '함음저협'의 나아갈 바가 정해진다. 사진 한음저협 제공
[이슈데일리 황용희기자] 한국음악저작권협회(한음저협) 제25대 회장에 록그룹 더크로스 멤버이자 세종대 유통물류경영학과 겸임교수인 이시하 후보가 당선됐다. 협회는 16일 회장 선거 개표 결과, 총투표수 787표 가운데 이 당선인이 472표를 얻어 309표에 그친 작곡가 김형석 후보를 제쳤다고 밝혔다. 무효표는 6표.

이번 선거 결과는 단순한 인물 교체를 넘어, 협회 운영 방향에 대한 회원들의 명확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히트 작곡가 김형석 후보가 출마했음에도, 회원 다수는 ‘명성’보다는 구조 개혁과 실행력을 내세운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이시하 당선인은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연단에 올라 “제가 한 약속들은 반드시 지키겠다”며 “치열한 경쟁을 함께한 김형석 선배께 감사드린다. 이제 우리는 한 지붕 아래에서 협회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4년은 회원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콤카(한음저협)로 바꾸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료 2배’·투명성 강화 공약, 표심 자극

이 당선인의 승리 배경으로는 직접적이고 체감 가능한 공약이 꼽힌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방만 경영 논란 해소, 운영 투명성 강화, 미징수, 미분배 구조 개선과 함께 ‘저작권료 2배 시대’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중국 저작권료 중간착취 의혹과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저작권료 징수 실태가 사실상 ‘0원’에 가깝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점은 회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이다. 협회 내부 문제를 외부 공론장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라는 점에서, 개혁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

반면 김형석 후보는 글로벌 저작권 징수 체계 강화, 전문 경영 시스템 도입 등 중장기적 혁신 방안을 제시했지만, 선거 국면에서는 당장 소득 개선을 기대하는 회원들의 요구에 비해 메시지가 다소 원론적으로 받아들여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원들은 '관리자형 리더를 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두고 “협회 회원들이 상징적 리더보다 현실을 바꿀 '관리자형 리더'를 선택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OTT 확산과 글로벌 플랫폼 중심 유통 구조 속에서 저작권료 수익이 기대만큼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중소 작가와 실연자들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한 음악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인기투표가 아니라 생활의 문제였다”며 “누가 더 유명 한가가 아니라, 누가 지금의 저작권 구조와 실제로 싸울 수 있는가를 놓고 판단한 결과 인 것”같다고 말했다.

▲향후 4년, ‘개혁의 성과’가 시험대

이시하 당선인의 임기는 내년 2월부터 4년이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OTT 저작권료의 실질적 징수 성과 △해외 징수 구조 개선 △협회 재정 및 운영 투명성 강화 △공약한 저작권료 확대가 실제 수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회원들의 선택이 분명했던 만큼, 기대치 또한 높다. 이시하 체제가 성과를 낸다면 협회 운영의 전환점이 될 수 있지만,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이번 승리는 오히려 가장 엄격한 평가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한음저협 회장 선거는 한국 음악계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제는 음악적 명성보다, 저작권의 현실을 바꾸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라는 점이다.

황용희기자 zoneheeya@